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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부동산 빈익빈 부익부 …광주·대구 웃고, 경남·울산 울고


입력 2018.11.13 06:00 수정 2018.11.13 16:37        권이상 기자

광주와 대구 등 일부 지방 아파트값 상승률 수도권 앞질러

지방이라도 개발호재·학군수요 꾸준한 곳 활황, 투자자들 지방으로 옮겨가

지방 간 부동산 시장에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은 한 지방 아파트 전경.(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방 간 부동산 시장에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사진은 한 지방 아파트 전경.(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지방 부동산 시장의 분위기가 엇갈리고 있다. 그동안 부동산 양극화는 수도권과 지방 간의 격차로 나타났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방 대도시 간에도 부동산의 분위기가 확연하게 갈라지는 분위기다.

지역별로 보면 광주와 대구의 부동산 시장은 나날이 활황세를 이어가지만, 부산과 울산, 경북 등은 침체기조가 깊어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지방이라도 경기가 위축되지 않은 지역 중 입지가 좋은 곳이라면, 수도권 쏠림현상처럼 지역 내 인기지역과 비인기지역이 구분되고 있다고 평가한다.

반면 기반 산업 침체와 미분양 물량 적체 등으로 일부 지방 부동산 시장은 침체의 늪에 빠졌다는 분석이다.

전문가들은 최근 활황세를 보이는 지방 부동산은 실수요자는 물론 수도권에서 떠내려간 투기세력이 움직이고 있어 전국적인 부동산 위축 속에서 일어나는 이례적인 현상이라고 설명한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지방 간 부동산 시장에 양극화가 뚜렷해지고 있다.

최근 지방에서 부동산 시장이 서울 못지 않게 달아오른 곳은 광주와 대구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지난달까지 수도권과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12개 시·도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이 가장 높은 지역은 광주(3.69%)와 대구(2.75%)다.

특히 광주는 수도권 상승률(3.16%)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지난 5일 현재 광주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대비 0.12% 상승해 지난주(0.08%)에 비해 상승폭이 확대됐다.

광주는 최근 인기지역인 ‘봉선동’과 ‘수완지구’의 상승세가 집값을 견인했다. 봉선동이 위치한 남구의 집값은 지난달 1.02%, 수완지구가 위치한 광산구는 0.81% 올랐다. 특히 광산구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6%가 올랐다.

광주의 대치동이라 불리는 봉선동의 제일풍경채엘리트(2016년 12월 입주) 전용면적 84㎡는 지난 9월 8억2000만원(11층)에 실거래됐다. 올 1월엔 4억3000만원(15층)에 거래됐던 것을 비교하면 4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광주지역의 한 공인중개사는 "광주는 최근 재개발·재건축이 잇따라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1980년대 지어진 주택과 노후 아파트에 거주하던 수요가 움직이기 시작했다“며 ”업계에서는 서울 등 수도권에서 온 투자자들이 비교적 규제가 덜한 광주 등 지방으로 옮겨왔다는 소문도 있다“고 말했다.

대구 역시 광주와 분위기가 비슷하다. 특히 대구의 강남으로 일컫는 ‘수성구’의 집값은 지난 1년간 8.85%나 올라 서울 상승률(7.21%)를 앞질렀다.

수성구에 위치한 범어라온프라이빗(2018년 5월 입주)의 전용면적 84㎡는 분양가격이 3억9889만원이었지만, 지난 9월 8억원에 실거래됐다. 4억원이 넘는 프리미엄이 붙은 셈이다.

대구 수성구 만촌동 ‘만촌화성파크드림3차’ 전용 84.99㎡은 지난 9월 9억2000만원에 매매돼, 대구에서 전용 84㎡ 아파트가 9억원대에 거래된 첫 사례가 됐다. 같은 평형이 지난 1월에 8억3000만원에 거래된 바 있다.

집값이 뛰니 청약 경쟁률로 고공행진 중이다. 지난달 분양한 광주 동구 ‘광주계림3차 두산위브’는 367가구 모집에 3만4554명이 몰리면서 평균 94.15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대구는 최근 1순위 청약경쟁률이 전국 1위인 지역으로 알려졌다. 실제 지난 5월 공급된 대구 범어네거리 서한이다음은 지난 5월 280.06대 1이란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반면 울산과 경남의 부동산 시장은 잿빛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해당 지역의 경기를 이끌던 제조업의 위축으로 부동산 경기도 동반 하락세다.

아파트값 변동률을 보면 울산은 올해 9.59%가 하락했고, 경남은 9.07%, 경북은 5.89%가 떨어졌다.

특히 울산의 경우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고 미분양물량이 누적되니 분양실적도 저조하다. 지난달 기준 울산의 분양실적은 예정물량 대비 1.1%에 불과했다. 아파트투유에 따르면 올해 울산에서 청약을 실시한 단지는 단 한 곳도 없다.

권일 부동산인포 리서치팀장은 “대구와 광주는 상대적으로 공급이 적은 반면, 부동산 개발호재와 학군 등의 수요가 꾸준한 편”이라며 “울산과 경북, 경남 등 최근 조선업, 자동차 등 지역기반산업이 침체되자 인구유출이 지속되면서 집값도 하락세를 달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언 유엔알컨설팅 대표는 “부동산 투자의 끈을 놓지 않은 일부 투자자들이 비조정지역 등으로 눈을 돌려 틈새를 찾으려는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며 “이 가운데 광주와 대구는 상대적으로 비교적 규제의 틀에 갖혀있지 않아 부동산 활성화의 불씨를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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