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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 오르면 뭐하나…보험 소비자 '수혜 사각지대'


입력 2018.11.13 06:00 수정 2018.11.13 05:57        부광우 기자

보험개발원 공시기준이율 9개월 만에 0.1%P 하향 조정

글로벌 금리 회복세에도 보험사 투자 실적 정체에 역풍

글로벌 금리 인상 흐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국내 보험업계의 공시이율이 떨어지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금리 인상 흐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국내 보험업계의 공시이율이 떨어지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금리 인상 흐름에도 불구하고 최근 들어 국내 보험업계의 공시이율이 떨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의 예금 금리에 해당하는 공시이율이 하락한다는 것은 그 만큼 보험 고객들의 기대 수익이 낮아진다는 의미다. 이는 보험업계의 자산운용 수익률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결국 보험사의 투자 실적 부진으로 고객들이 금리 상승 수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13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보험개발원은 올해 2월부터 2.7%로 유지해 오던 공시기준이율을 이번 달 2.6%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보험사들은 매달 보험개발원이 공표하는 이 같은 공시기준이율을 토대로 금리연동형 보험 상품에 적용하는 공시이율을 정한다.

이 때문에 보험개발원의 공시기준이율이 낮아지면 보험사들이 관련 상품 적립금에 매기는 금리도 함께 하락할 공산이 크다. 고객 입장에서 보면 공시이율이 떨어질수록 만기 시 돌려받을 수 있는 환급금이나 중도해약 환급금이 줄어들 수 있다는 얘기다.

보험업계의 공시이율은 이미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하강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다. 삼성생명과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생명보험 빅3는 지난 달 들어 일제히 약속이나 한 듯 공시이율을 같은 수준으로 낮췄다.

삼성생명은 지난 10월 저축보험 상품에 적용하는 공시이율을 2.74%로 전달(2.78%) 대비 0.04%포인트 내렸다. 한화생명도 같은 기간 저축 상품 공시이율을 2.81%에서 2.74%로 0.07%포인트 떨어뜨렸다. 교보생명 역시 지난 9월 2.78%였던 저축보험 공시이율을 10월 들어 이들과 같은 2.74%로 0.04%포인트 낮춰 잡았다.

문제는 국내외 안팎으로 기준금리가 완연한 상승세로 돌아선 시점에서 보험업계의 공시이율은 이 같이 역행하고 있다는 점이다. 장기간 지속되던 글로벌 저금리 기조는 미국을 중심으로 완연히 깨지고 있는 상황이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는 2016년 이후부터 수차례 상향을 거쳐 올해 9월에는 기준금리를 2.00~2.25%까지 상향 조정했다. 이에 미국의 기준금리가 한국(1.50%)을 추월하면서 지난해 11월 인상 이후 11개월 연속으로 금리를 동결해 온 한국은행도 이번 달 말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커지고 있다.

보험 소비자들로서는 이처럼 금리가 회복세로 돌아섰음에도 자신들이 가입한 상품의 공시이율은 낮아지는데 의구심을 가질 수밖에 없는 입장이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낮은 금리를 감내해 왔다는 점에서 불만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사들의 공시이율이 떨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투자 수익률이 부진해서다. 공시이율은 시장 금리와 함께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수익률 등을 가중해 산출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금리 상승 기조에도 불구하고 올해 상반기 국내 생명·손해보험사들의 운용자산이익률은 평균 3.32%로 오히려 전년 동기(3.42%)보다 0.10%포인트 떨어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글로벌 금리 상승 전환에도 보험사들의 자산운용 수익률은 여전히 3%대에 머물고 있다"며 "보험 고객들로서는 보험사의 저조한 투자 실적에 금리 인상 혜택을 보지 못하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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