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南 "그래도 연내에 답방 오길"…김정은 부담주기?


입력 2018.11.11 06:00 수정 2018.11.10 18:05        이배운 기자

핵협상 연착에도 서울방문 ‘재촉’…북미대화 추동력 유지 안간힘

남한에 들고 올 ‘선물’ 주목…북미 핵협상 성의 보일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 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9월 평양공동선언 합의문에 서명 한 후 악수를 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북미대화 및 비핵화 협상 난기류에도 정부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연내 성사시키겠다는 입장을 거듭 피력하고 있다.

어렵게 마련된 남·북·미 대화 추동력을 공백없이 이어나가려는 한편, 비핵화 관련 ‘선물’을 갖고 오라는 무언의 압박을 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북한은 지난 8일 예정돼있던 북미고위급회담을 취소시켰다. 핵협상 일정이 미뤄지면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도 일정도 내년으로 밀릴 것이라는 관측이 잇따르고 있다.

그러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9일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김 위원장의 연내 방안은 남북사회의 약속이기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같은날 "비핵화 등 모든 것을 종합할 때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연내에 이뤄지는 것이 가능하고, 또 필요하다는 생각으로 협의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KT광화문 사옥 앞에서 보수단체회원들이 북한의 독재정권을 규탄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형물에 불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지난 2014년 KT광화문 사옥 앞에서 보수단체회원들이 북한의 독재정권을 규탄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형물에 불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비핵화 협상 진전 없이 서울에 방문하는 것은 김 위원장 본인에게도 부담스러운 사안이다. 평양 능라도 '5월1일경기장'에서 15만 평양시민들의 기립박수를 받았던 문재인 대통령과 달리 우리 국민의 격렬한 반발과 야유의 부딪힐 것이 유력하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분위기를 사전에 인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에 따르면 지난 9월 평양정상회담 당시 김 위원장은 서울 방문을 권유받자 “내가 서울에 가서 환영받을 만큼 일을 많이 못 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보수 진영은 김 위원장이 명확한 비핵화 조치·의지를 보여주지 않은 채 방남 할 경우 모든 자원을 동원해 반대 시위를 벌일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김정은 화형식’ 등 모독적인 퍼포먼스와 더불어 대규모 폭력사태가 발발해 경호 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우려 마저 흘러나온다.

하지만 김 위원장이 먼저 답방 일정을 미루기도 어려운 입장이다. 연내 답방은 평양공동선언에 명시된 내용인데다 어렵게 형성된 남북관계에 다시 냉기류가 흐르는 것도 피하고 싶은 탓이다.

우리 정부의 잇딴 러브콜을 받는 김 위원장은 빈손으로 방남 하기 부담스럽다. 남한에 들고 갈 핵협상 진전 및 양보 등 ‘선물’을 진지하게 검토해 볼 수 있다.

그러나 또다른 한편에서는 비핵화 협상이 지지부진한 상황에서 서울 답방으로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는 것은 한미 공조 균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위원장의 답방은 사실상 북한에 대한 보상조치가 될 수도 있다. 이번 답방을 통해 정상국가 지도자 이미지를 고착화 하고 개성공단·금강산관광 등 남북협력 사업 논의에 무게가 실릴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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