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의 떡' 건강관리 앱, 韓 보험사들 발만 '동동'

전 세계 출시 건강 관련 모바일 앱 31.8만개…3년 새 이용 3배↑

적극 활용 나선 글로벌 보험사들…우리나라는 제도 미비에 '발목'

전 세계적으로 건강관리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공급과 소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법 등 제반 환경이 미비한 탓에 국내 보험사들에게 건강관리 앱 활용은 여전히 그림의 떡인 실정이다.ⓒ게티이미지뱅크

전 세계적으로 건강관리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의 공급과 소비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이를 통해 소비자들의 건강 상태 체크와 관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관련 앱을 활용하려는 글로벌 보험사들의 발걸음도 바빠지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관련법 등 제반 환경이 미비한 탓에 국내 보험사들에게 건강관리 앱 활용은 여전히 그림의 떡인 실정이다.

11일 시장조사업체 IQVIA에 따르면 현재 전 세계에 출시돼 있는 건강 관련 모바일 앱은 31만8000여개에 이른다. 또 소비자들의 건강관리 모바일 앱 이용은 2014년부터 지난해까지 최근 3년 동안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자의 건강관리 앱 종류별 이용현황을 보면 지난해 기준 운동과 체중감량 앱의 비중이 73%로 가장 높았다. 이어 건강 일반 앱이 21%, 스튜디오와 휘트니스 앱이 5%, 식단관련 앱이 1% 정도였다.

이 같은 건강생활 앱의 급증은 웨어러블 기기의 보급 확대와 관련이 크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이들의 가장 큰 특징은 행동추적 기능을 통해 이용자의 행동을 기록, 분석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러한 행동추적 기능은 전문가의 개입을 통해 소비자 맞춤형 건강생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주고 있다. 건강 앱의 효과성이 좀 더 과학적으로 입증되면 만성질환 예방뿐 아니라 임상치료에도 이용될 수 있어 헬스케어 전반에 혁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이에 주목하고 있는 산업이 보험업계다. 우선 고객 입장에서는 건강관리를 통해 잠재적인 의료비 절감을 기대할 수 있고, 이렇게 되면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금 지출을 줄일 수 있어 모두에게 장점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아울러 보험사는 건강관리 앱을 기반으로 한 헬스케어 서비스가 결합되면 전에 없던 유형의 상품을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선진국 보험사들은 건강관리 앱을 직접 출시해 질병과 건강상태 인지, 처방된 약 복용 및 치료 시간 알람,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건강상태 추적, 의사와의 상담을 위한 건강관련 데이터 공유 등의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실제로 미국 보험사인 스테이트 팜은 독거노인에게 낙상 검지 장치와 의료경보장치, 약 복용 센서 및 알람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앱을 제공해 실제 고객인 노인들을 원격으로 모니터링 하고 있다.

문제는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제도적 기반이 부족해 한계가 크다는 점이다. 앱을 통한 가입자의 실시간 건강 정보 획득이 개인정보보호법과 충돌할 소지가 남아 있다. 이 때문에 민감한 개인 의료와 건강 정보를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는 기술적, 제도적 기반부터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 시장이 사실상 포화 상태라는 측면에서 건강관리 앱을 이용한 헬스케어 확대는 새로운 성장 원동력으로써 관심을 끌고 있다"며 "하지만 법적인 문제가 확실히 해결되지 않은 영역들이 있는 만큼 이런 부분들이 빨리 정리돼야 본격적인 사업 활성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내 보험사들도 전 세계 트렌드에 맞춰 건강관리 서비스에 나설 필요성을 느끼지만 한국은 관련 법 미비로 활성화하지 못하고 있다"며 "건강관리 앱을 실생활과 좀 더 밀접히 결합시킬 수 있는 다양한 방법도 함께 모색돼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