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만에 부활한 우리금융지주…사업 다각화 등 과제 산적
우리은행 이사회, 지주 회장으로 손태승 우리은행장 내정
M&A 등 비은행 부문 강화 절실…완전 민영화도 해결과제
우리은행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다. 지난 2014년 해체됐던 우리금융지주가 국내 5대 금융지주로 재편입되면서 다시 종합금융그룹으로 재도약하게 됐다.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완전 민영화 등의 과제를 안게 된 우리금융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전망이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전날(8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손태승 우리은행장을 1년 한시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행장으로 내정했다.
이에 따라 손 행장은 내년 1월 우리금융이 출범한 이후 2020년 3월 결산 주주총회 때까지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을 맡는다. 손 행장은 다음달 28일로 예정된 임시 주총에서 새롭게 설립되는 우리금융 회장으로 공식 선임될 예정이다.
우리은행 이사회는 “지주 설립 초기에 현 우리은행장이 지주 회장을 겸직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지주가 출범하더라도 우리은행의 비중이 99%로 절대적이어서 당분간 우리은행 중심의 그룹 경영이 불가피하고, 우리카드와 우리종금의 자회사 이전과 내부등급법 승인 등 현안이 마무리될 때까지는 지주-은행 간 협조가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주 이사회는 2016년 민영화시 과점주주 매각의 취지를 유지하기 위해 현 과점주주 추천 사외이사들을 중심으로 구성하기로 했다.
현 우리은행 경영진에는 IMM PE와 동양생명, 한화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과점주주가 추천한 사외이사 5명이 포진해있다.
회장 선임 절차가 모두 마무리된 후 내년 초 우리금융이 공식 출범하면 손 행장은 조직 안정화,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등에 힘쓸 것으로 보인다. 특히 비은행 부문 강화를 위해 우리종금의 증권사 전환과 부동산 신탁사 인수 등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 M&A는 이르면 2020년부터 가능해질 전망이다. 금융지주사로 전환하면 자회사 자산에 현재와 같은 내부등급법이 아닌 표준등급법이 자본비율 계산 시 적용돼 자본비율이 10% 내외로 급락한다. 내부등급법을 적용하려면 금융감독원의 승인 심사를 거쳐 1년여간 시범 운영해야 한다.
예금보험공사의 잔여지분 18%를 털어내는 완전 민영화와 지배구조의 불확실성 등도 해결해야 한다. 손 행장이 임기 1년의 우리금융 회장 겸 행장으로 내정됐긴 하지만 향후 지주 회장과 행장을 분리할 때 잡음이 나올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직 안정화를 위해 손 행장이 지주 회장직을 겸직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면서 “다만 1년 뒤 지배구조를 다시 논의할 때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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