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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인상 '명품백', 하자에는 '짝퉁' 대응…"배짱영업 이정도 일 줄이야"


입력 2018.11.08 09:01 수정 2018.11.08 09:23        손현진 기자

구입한 지 1년도 안 된 명품백이 변형돼…본사선 "소재 특성상 문제 없어" 답변만

환불기간 단축·연이은 가격 인상에 한국 소비자 '부글부글'…"우리가 봉이냐"

명품 브랜드의 고객 서비스는 지속 논란이 되고 있지만, 제품 가격은 하루가 멀다 하고 높아져 '한국 소비자가 봉이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자료사진) ⓒ루이비통 명품 브랜드의 고객 서비스는 지속 논란이 되고 있지만, 제품 가격은 하루가 멀다 하고 높아져 '한국 소비자가 봉이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자료사진) ⓒ루이비통

"캔버스 소재 특성상 수축할 수 있다. 정상적인 현상이다."

지난 2일 한 명품 브랜드 커뮤니티에서는 루이비통의 올해 신제품인 '마리냥' 가방의 덮개 부분 모서리가 구매한 지 6개월 만에 위쪽으로 들리며 틀어지는 문제를 겪었다는 소비자가 등장했다. 그는 판매처를 통해 본사에 하자 심의를 요청했지만 '소재 특성상 문제가 없다'는 답변을 받았다.

이 때문에 환불이나 교환을 받기 어려워진 해당 고객은 재심의를 요청한 상황이다. 해당 글을 본 또 다른 마리냥 가방 구매자도 비슷한 문제가 생겼다며 제품 사진을 올렸다. 올해 신상품인 만큼 가방 사용기간은 모두 길어봐야 수개월에 불과하다. 소비자들은 '가방에 비를 맞힌 적조차 없다'고도 했다.

본사 측 대응에 소비자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무엇보다 루이비통에서 판매하는 캔버스 소재 상품은 마리냥 백 말고도 한 두 가지가 아니기 때문이다. 본사의 설명이 적확한지에 앞서 '무성의하다'는 시선이 따라붙는 이유이기도 하다.

캔버스 소재가 수축하는 특성이 있다면 다른 모든 캔버스 제품들도 소재 수축에 의한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이 없다. 본사가 이같은 '소재의 특성'을 알고 있다면 판매에 앞서 하자가 발생할 가능성을 미리 고지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루이비통 마리냥 제품. ⓒ루이비통 공식 홈페이지 루이비통 마리냥 제품. ⓒ루이비통 공식 홈페이지

명품 브랜드 커뮤니티에 올라온 변형된 마리냥 가방 사진들. ⓒ데일리안 명품 브랜드 커뮤니티에 올라온 변형된 마리냥 가방 사진들. ⓒ데일리안

문제가 된 제품 가격은 루이비통 공식 홈페이지 기준 267만원이다. 제품 가격이 수백만 원에 이르는 만큼 고객 서비스 또한 '명품 수준'일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루이비통의 사후서비스(AS) 정책은 꾸준히 입방아에 오르고 있다.

앞서 일부 핸드백에서는 공통적으로 합성피혁으로 된 내피가 벗겨지는 문제가 나타났지만, 회사 측은 수십만 원에 이르는 유상수리를 해야 한다고 해 논란이 됐다.

루이비통은 지난달 1일부터는 오히려 가방, 구두 등 액세서리 제품 교환 및 환불기간을 단축했다. 기존에는 상품 구매 후 1개월 이내 교환할 수 있었지만, 이 기간이 2주 이내로 변경된 것이다.

본사가 있는 프랑스, 미국, 중국 등 다른나라에서는 그렇지 않다. 이들 나라에서는 모두 30일 이내 교환을 보장하고 있다.

이처럼 명품 브랜드의 국내 고객 서비스는 개선은 커녕 퇴보하고 있지만, 제품 가격은 하루가 멀다 하고 높아져 '한국 소비자가 봉이냐'는 목소리가 거세지고 있다. 지난해 미국의 경제매체 쿼츠가 프랑스 금융그룹 엑산BNP파리바의 보고서를 인용 보도한 데 따르면, 한국 명품 가격은 국제 평균보다 14% 비싸 중국(21%)에 이어 두 번째로 높았다.

올해도 명품 수요가 증가하는 결혼 성수기에 맞춰 5대 명품 브랜드(루이비통·구찌·프라다·샤넬·에르메스)는 최대 세 네차례 가격을 올렸다.

샤넬은 2~3%에서 많게는 11%까지 가격을 인상했고, 루이비통도 최고 10%의 인상률에 따라 올해 초부터 총 세 번 가격을 높였다. 에르메스는 연초마다 가격을 올렸던 전례를 벗어나지 않았고, 구찌는 지난달 12일 여성 신발과 의류 등 품목 가격을 평균 3% 올리며 가격 인상에 동참했다.

명품 브랜드 업계 관계자는 "글로벌 본사가 가격 정책 등을 주도하는 탓에 한국지사의 차원에서 시도할 수 있는 부분은 많지 않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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