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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이토록 섹시한 사제라니…김재욱이 밝힌 최윤


입력 2018.11.09 08:50 수정 2018.11.09 09:29        부수정 기자

'손 더 게스트' 구마 사제 최윤 역

"흥행보다는 과정이 중요하죠"

배우 김재욱은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the guest)'에서 최윤 역을 맡았다. ⓒ매니지먼트숲 배우 김재욱은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the guest)'에서 최윤 역을 맡았다. ⓒ매니지먼트숲

"이렇게 멋진 사제가 있을까."

최근 종영한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the guest)' 속 구마사제 최윤으로 분한 김재욱(35)을 두고 하는 말이다. 꼭 맞는 사제복을 입고 걷노라면, 그 흔한 길도 런웨이가 된다.

'손 더 게스트'는 한국 사회 곳곳에서 기이한 힘으로 벌어지는 범죄에 맞서는 영매, 사제, 형사 이야기를 그렸다. 드라마는 촘촘한 서사와 예측할 수 없는 전개로 마니아층을 형성했다. 시청자들은 매주 수·목요일 밤 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호평했고, 시즌2를 염원했다.

마지막회는 케이블, IPTV, 위성을 통합한 유료플랫폼 시청률에서 가구 평균 4.1%(전국 기준), 최고 4.5%를 기록해 자체 최고 시청률을 갈아치웠다. 김재욱은 악령을 쫓는 구마사제 최윤을 연기했다.

7일 서울 논현동에서 만난 김재욱은 "'손 더 게스트'는 이런 장르가 성공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 준 작품"이라며 "촬영 전부터 확신이 있었다. 많은 걸 쏟아부은 작품"이라고 밝혔다.

이어 "에너지를 많이 쓴 역할이었지만, 촬영하지 않을 때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지냈다"며 "육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크게 힘들지 않았다"고 전했다.

시청률 때문에 포상휴가를 못 간다는 얘기에는 "함께한 사람들과 못다 한 얘기를 나누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아쉽다"고 털어놨다.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the guest)'에서 최윤 역을 맡은 김재욱은 "다들 하나가 되어 결과물이 잘 나왔다"고 고백했다.ⓒ매니지먼트숲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the guest)'에서 최윤 역을 맡은 김재욱은 "다들 하나가 되어 결과물이 잘 나왔다"고 고백했다.ⓒ매니지먼트숲

이 드라마의 수중신 결말은 압권이었다. 박일도에 빙의된 화평이를 구하려 최윤(김재욱), 강길영(정은채)가 달려들어 화평(김동욱) 구하려 애썼다. 수중신은 빠듯한 스케줄에도 몰입해서 찍었다. "그 장면을 만족하면서 찍을 수 있을까 걱정했는데, 생각보다 잘 나와서 다행이죠. 다들 하나가 되어 결과물도 잘 나왔답니다."

사실 한국에는 몇몇 구마사제가 암암리에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는 없다. 조심스럽게 활동하기 때문이다

김재욱은 사제 역의 캐릭터를 위해 관련 서적도 읽고, 바티칸도 가며 캐릭터를 연구했다. 촬영 전 필리핀에 가서 구마 사제를 하는 신부의 강의를 듣기도 했다. 이를 통해 작품에서 최윤의 모습이 구체화 됐단다.

최윤은 박일도를 쫓으면서 불안해하며 심적, 육체적으로 힘든 역할이다.

너무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배우는 "최윤보다는 화평이와 길영이가 더 힘든 캐릭터라고 판단했다"며 "세 명의 인물이 쉽지 않은 인물인데, 서로 뭉치면서 나오는 시너지가 더 중요했다. 최윤은 존재했을 뿐이고, 세 주인공이 어우러지는 게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최윤이란 인물을 시청자들이 잘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하도록 신경 썼어요. 구마 의식을 하는 장면을 실사보다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줬으면 더 나았을 것 같다고 생각해서 조금은 판타지적인 인물로 표현하려고도 했고요. 최윤이 조금은 만화적인 인물이라면, 다른 인물들이 현실성을 더했습니다."

최윤은 원리원칙이 강했던 사람이지만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 원칙을 깨면서 다른 사람으로 변했다. 배우는 "이 부분을 걱정하며 신경 써서 연기했다"며 "어떤 사건이나 사고보다는 자연스러운 과정을 통해 변하는 모습으로 표현하려고 애썼다"고 강조했다.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the guest)'에서 최윤 역을 맡은 김재욱은 "다른 결의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매니지먼트숲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the guest)'에서 최윤 역을 맡은 김재욱은 "다른 결의 연기를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매니지먼트숲

김재욱에게 딱 들어맞는 사제복 '핏'(fit)으로 화제가 됐다. '이렇게 섹시한 사제가 있을까'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런 평가에 쑥스러워 한 김재욱은 "촬영을 하다 보니 감독님이 핏을 조금 멋지게 만들어보자고 주문했다"며 "처음보다는 내 몸에 맞는 사제복 핏을 선보였다"고 웃었다. "아마 감독님이 미장센을 참고 해서 그랬던 것 같아요. 전 얻어걸렸을 뿐인데 감사합니다."

최윤이라는 캐릭터는 김재욱에게 어떤 인물로 남을까 물었다. "10년 후에 평가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침착하게 얘기했다.

'손 더 게스트'의 재미는 박일도의 정체를 추리하는 것이었다. 김동욱, 정은채, 김재욱 세 배우는 첫 촬영 전 이미 알았다. 할아버지가 박일도라는 걸 미리 알아도 연기하는 데 큰 지장은 없었단다.

김동욱과는 '커피프린스'(2007) 이후 11년 만이다. 그는 "더 빨리 만났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고, 예전에 호흡했던 적이 있어서 즐겁게 연기할 수 있었다"면서 "좋은 배우와 작업했다는 생각이 든다. 정은채 씨의 에너지까지 합쳐져서 현장이 참 즐거웠다"고 설명했다.

김동욱은 김재욱에 대해 11년 동안 체형이 변하지 않았다고 했다. 김재욱은 "동욱이는 남자다워졌다"고 웃었다.

드라마에선 아역 배우 허율이 나와 부마자 역을 맡아 김재욱과 호흡했다. 김재욱은 촬영장에서 허율을 잘 다독이며 좋은 분위기를 이끌었다.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the guest)'에서 최윤 역을 맡은 김재욱은 "이번 드라마는 촬영 전부터 확신이 있던 작품이다"고 했다.ⓒ매니지먼트숲 OCN 수목극 '손 더 게스트(the guest)'에서 최윤 역을 맡은 김재욱은 "이번 드라마는 촬영 전부터 확신이 있던 작품이다"고 했다.ⓒ매니지먼트숲

허율 외에 인상적인 연기를 펼친 부마자들도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가장 기억에 남는 부마자 역할의 배우를 묻자 김재욱은 김영수를 연기한 전배수를 꼽았다. 엄청난 에너지를 신을 소화했고, 이후 구마 의식을 어떻게 연기해야 할지 터득하게 됐다.

영화화 된다는 얘기에 대해선 "이런 얘기가 나온다는 것 자체가 기쁘다"고 했다. 시즌2를 염원하는 시청자들도 많다. 배우들은 시즌2가 나온다면 갖고 싶은 능력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현장에서 별별 얘기를 다 했는데 지금은 기억에 잘 안 나네요. 하하."

김재욱은 고등학생 시절 모델로 데뷔, 이후 2002년 '네멋대로 해라'를 시작으로 본격적으로 배우로서의 길을 걸어왔다. 2007년 MBC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으로 얼굴을 알린 그는 '서양골동양과자점 앤티크'(2008), '나쁜 남자'(2010), '매리는 외박 중'(2010), '감격시대 : 투신의 탄생'(2014), '보이스'(2017), '사랑의 온도'(2017), '나비잠'(2018) 등 다양한 필모그래피를 쌓았다.

최근 작에선 잇따라 좋은 성적과 모습을 선보였다. 배우는 "내게 전성기가 있었나"라며 웃은 뒤 "결과에 상관 없이 과정에 후회 없는 선택을 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특히 배우는 '보이스'에선 절대 악을, '손 더 게스트'에선 절대 선을 연기했다. 김재욱은 "다른 결의 캐릭터를 표현할 기회를 오래 기다렸다"고 담담하게 얘기했다. "비슷하 얼굴만 요구하는 시나리오가 들어왔을 때가 있었습니다.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도 있는데, 똑같은 얼굴만 원하더라고요. '보이스'가 제 연기 인생의 기폭제가 됐어요. 이후 다양한 역할을 하게 됐어요."

강점보다는 약점이 많다는 그는 "약한 부분을 채우려 한다"고 했다. "이 부분을 극복하는 게 인간의 숙명"이라는 '최윤다운' 답변이 이어졌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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