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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한양행 1조원대 기술수출 '잭팟'…몸값 뛰는 벤처 투자


입력 2018.11.07 06:00 수정 2018.11.07 06:07        손현진 기자

90억에 도입한 물질로 1조원대 기술수출…'오픈이노베이션' 성과

R&D 확대하는 제약업계서 '바이오벤처 투자' 가속화 전망

국내 제약사들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벤처와의 협업 열기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국내 제약사들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바이오벤처와의 협업 열기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자료사진) ⓒ게티이미지뱅크

유한양행이 신약개발을 위해 바이오벤처 기업과 손을 잡는 오픈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으로 1조원대 기술수출이라는 '잭팟'을 터뜨렸다. 국내 제약사들이 미래 경쟁력을 좌우할 R&D(연구개발) 투자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이번 성공사례가 더해지면서 앞으로 바이오벤처와의 협업 열기가 더욱 뜨거워질 것으로 전망된다.

유한양행은 지난 5일 다국적 제약사인 얀센 바이오텍(이하 얀센)과 비소세포폐암 치료신약 후보물질인 '레이저티닙(Lazertinib)'의 기술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이 계약으로 유한양행은 반환 의무가 없는 계약금 5000만달러(약 560억원)를 받고, 개발 및 상업화 단계별 마일스톤 기술료로 총 12억500만달러(약 1조3470억원)를 받는다. 상업화에 성공하면 매출 규모에 따라 두 자릿수의 경상기술료도 지급받게 된다. 항암제 기술수출로는 국내 최대 규모의 계약이다.

얀센은 향후 한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레이저티닙 개발, 제조 및 상업화에 대한 독점 권리를 갖게 된다. 국내에서 개발 및 상업화할 권리는 유한양행에 있다.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는 "폐암 및 항암제 연구개발과 관련해 얀센은 최상의 전략적 파트너다"라며 "폐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의 삶을 개선하기 위해 본 치료제 개발을 앞당기겠다"고 말했다.

ⓒ유한양행 ⓒ유한양행

계약 규모뿐 아니라 이번 계약의 배경으로 지목된 유한양행의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에도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레이저티닙은 2015년에 국내 바이오벤처 오스코텍의 미국 자회사인 제노스코에서 10억원에 도입한 물질이다. 이듬해 오스코텍에 700만달러(약 79억원)를 투자하면서 총 금액으로 약 90억원이 들었다.

지난 7월에는 국내 바이오벤처 엔솔바이오사이언스에서 도입한 퇴행성 디스크질환 치료제 'YH14618'을 미국 스파인바이오파마에 2억1815만달러(약 2400억원) 규모로 기술수출했다. 계약금 65만달러(약 7억원)를 먼저 수령하고 나머지 금액은 개발, 허가 등 요건을 달성하면 지급받는다.

이는 유한양행이 2012년 한올바이오파마를 시작으로 바이오벤처와 적극 협력해온 데 따른 성과들이다. 한올바이오파마에 투자한 296억원은 두 배 이상의 수익으로 돌아왔다.

이 대표가 취임한 2015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바이오니아, 제넥신, 파멤신 등 바이오벤처에 투자하면서 신약 기술 확보에 나섰다. 지금껏 유한양행이 바이오벤처에 투자한 금액은 2000억원에 달한다.

이번 호재로 국내 제약사들 사이에서 바이오벤처 투자가 더욱 주목 받을 전망이다. 이미 JW중외제약, 대웅제약, 일동제약 등은 벤처기업과 전략적 제휴를 맺고 신약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지난달 후성유전학 기반의 차세대 항암제를 개발하고 있는 영국 Argonaut Therapeutics(아르고너트 테라퓨틱스)와 전략적 투자 계약을 맺었다. 아르고너트는 교모세포종, 췌장암, 전이성 위암 등을 적응증으로 한 PRMT5 저해제의 비임상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아르고너트사의 PRMT5 저해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개발하고 있는 경쟁약물 대비 높은 타깃 선택성을 가지고 있어 효력과 안전성 측면에서 우월성이 기대되는 물질”이라고 말했다.

대웅제약은 지난 9월 구강건강 관련 제품과 솔루션을 개발 및 판매하는 에스티에이치이솔루션의 지분 3만1909주(60%)를 인수해 자회사로 편입시켰다.

일동제약은 지난 5월 RNA간섭 관련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신약개발회사 올릭스와 황반변성 관련 치료제 개발을 위한 공동개발 협력을 체결했다.

동국제약은 세포치료제 개발을 위해 에스바이오메딕스와 제휴를 맺었고, 녹십자는 바이오리더스·아리고스 등 바이오벤처와, 한독은 제넥신·네오이뮨테크 등과 협력 중이다.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오픈이노베이션은 바이오벤처의 혁신기술로 신약개발 가능성을 높이거나, 후보물질을 도입해 기술수출하는 등 R&D 투자를 효율화할 수 있는 방안으로 각광받고 있다"며 "바이오벤처가 상장하는 경우 지분 투자에 따른 수익까지 기대할 수 있어서 이점이 많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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