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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서영희 "'고생했다'보다 '잘했다'는 평가 듣고파"


입력 2018.11.06 09:09 수정 2018.11.07 08:17        부수정 기자

영화 '여곡성'서 신씨 부인 역

"고전 공포물 매력 끌려 출연"

배우 서영희는 영화 '여곡성'에서 신씨 부인 역을 맡았다.ⓒ(주)스마일이엔티 배우 서영희는 영화 '여곡성'에서 신씨 부인 역을 맡았다.ⓒ(주)스마일이엔티

영화 '여곡성'서 신씨 부인 역
"고전 공포물 매력 끌려 출연"


배우 서영희(39)는 작품에서 유독 고생하는 역할을 많이 해왔다. '추격자',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등이 대표적이다. 이번에도 고생하는 역할을 맡아 짠내를 유발한다.

영화 '여곡성'(감독 유영선)은 원인 모를 기이한 죽음이 이어지는 한 저택에 우연히 발을 들이게 된 옥분(손나은)과 비밀을 간직한 신씨 부인(서영희)이 집안의 서늘한 진실과 마주한다는 내용을 다룬다. 한국의 대표 고전 공포영화로 꼽히는 이혁수 감독의 동명 영화(1986년 작)를 리메이크했다.

서영희는 극 중 극명한 변화를 겪는 신씨 부인 역을 맡았다. 배우는 어려운 신씨 부인을 매끄럽게 연기했다. 원귀에 쓰이기 전과 후를 전혀 다른 인물로 표현하며 '하드캐리'했다.

5일 서울 팔판동 카페에서 만난 서영희는 "현실에서 불가능한 일을 그린 작품이고, 고전 한국 공포물을 좋아해서 출연하게 됐다"며 "신씨 부인이 첫 등장할 때 관객분들이 위엄 있고, 야망 넘치는 인물로 봐주셨으면 하는데 그게 가장 큰 걱정이었다"고 밝혔다.

사실 이 영화가 요즘 관객에게 통할지는 의문이다. 그는 "누군가에게는 통하지 않을까 생각했다"며 "다양한 관객이 있기 때문에 많은 분이 봐주셨으면 한다"고 전했다.

서영희는 그간 다양한 스릴러 작품에서 당하는 연기를 해왔다. "당하는 역할이 더 편해요. 누군가에게 복수하는 역할은 내가 무언가를 해야 하는 역할이라 어려웠어요. 폭력이 아닌, 무언가의 힘을 이용해 해를 가하는 역할이라 더 어려웠습니다."

영화 '여곡성'에서 신씨 부인 역을 맡은 서영희는 "고전 한국 공포물에 끌려 출연했다"고 했다.ⓒ(주)스마일이엔티 영화 '여곡성'에서 신씨 부인 역을 맡은 서영희는 "고전 한국 공포물에 끌려 출연했다"고 했다.ⓒ(주)스마일이엔티

1999년 연극 '모스키토'로 데뷔한 서영희는 '마파도'(2005), '추격자'(2008),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2010), '천 번의 입맞춤'(2011), '배우는 배우다'(2013), '세 번 결혼하는 여자'(2013), '마돈나'(2014), '탐정: 더 비기닝'(2015), '탐정: 리턴즈'(2018) 등에 출연했다.

그는 위기에 처한 역할을 매끄럽게 소화해왔다. 배우는 "고생하는 게 즐겁고, 피 분장하는 것도 재밌었다"고 미소 지었다.

감독은 '여곡성'을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했다고 밝혔다. 영화에서 신씨 부인은 가장 중요한 역할이다. 서영희는 자기만의 신씨 부인을 만들려고 했다. "감독님은 절 믿으셨어요. 잘 만들어 보자고도 했고요. 감독님의 공포물에 대한 애정과 사랑을 믿고 촬영했습니다. 원작 속 캐릭터를 억지로 바꾸지 않고, 믿음이 가는 신씨 부인을 표현하려고 했어요. 처음에는 미소 하나 짓지 않은 사람이었지만, 나중에 확 변하는 모습도 신경 써서 연기했죠."

영화는 원작 속 대표적인 소재였던 지렁이 국수, 옥분의 만자(卍字), 신씨 부인이 닭 피를 마시는 장면 등 원작에서 회자되는 장면을 살렸다.

가장 걱정했던 장면은 지렁이 국수 장면이었다. 원작에선 실제 지렁이인지라 원작 같은 공포를 자아내려고 했단다. "지렁이 국수만은 잘 나왔으면 했어요. 백태가 낀 눈도 키포인트였고요. 닭피 먹는 신은 가장 추울 때 찍은 장면이었죠. 피가 흘러내리지 않고 바로 굳어버렸죠. 슬러시 피가 됐죠. 더 많은 피를 마시는 장면을 내려고 했는데 잘 안돼서 아쉬웠죠. 하하."

영화 '여곡성'에서 신씨 부인 역을 맡은 서영희는 "고생했다보다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털어놨다.ⓒ(주)스마일이엔티 영화 '여곡성'에서 신씨 부인 역을 맡은 서영희는 "고생했다보다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고 털어놨다.ⓒ(주)스마일이엔티

촬영 전에 가장 무서웠던 장면은 닭 피를 먹는 장면이었다. 닭 피에 적응하기까지 시간이 걸려 '어떡하지'를 연발하며 소리를 질렀단다.

손나은과 호흡을 묻자 "같이 붙는 신이 없어서 아쉬웠다"며 "열심히 했고, 그 노력이 잘 나온 듯하다"고 평가했다.

2011년 결혼한 서영희는 2016년 첫 딸을 품에 안았다. 결혼 후 활동을 쉰 그는 최근 연이어 작품 활동 중이다. 원동력은 일이다. 카페에서 커피 한 잔 마시는 것도 힘이 된단다. "일을 할 수 있다는 거에 감사해요. 작품이 들어온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에요. 결혼해서 부담감이 더 생기긴 했지만,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집 밖으로 많이 나올 기회가 많아졌으면 합니다."

많은 러브콜을 받는 이유를 묻자 서영희는 "평범함이 비결"이라는 겸손한 대답을 내놨다. "20년 가까이 연기했는데 잘 모르겠어요. 많은 게 축적될 줄 알았는데 나이만 먹은 것 같네요. 호호. 가장 보람됐던 때는 '김복남 살인사건' 때였죠. 수상 소감이 화제가 됐는데 마음속에서 파묻혔던 말이 술술 나왔죠."

'여곡성'은 극장가 비수기에 개봉한다. 배우는 "단풍 구경 다하셨으면 실내에 들어와서 영화를 봐주시면 좋겠다"며 "영화를 보면서 오싹한 공포를 미리 느끼셨으면 한다"고 미소 지었다.

주로 '19세 관람가' 영화를 해온 서영희는 "15세 이상 등급 영화는 오랜만"이라며 "젊은 친구들이 어떻게 봐주셨을지 모르겠다"고 웃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듣고 싶은 평가를 묻자 배우는 이렇게 말했다. "'고생했다'는 말을 너무 자주 들어서요.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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