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은행 가계대출 시한폭탄…연체율 '경고등'
3분기 연체율 모두 상승세…특히 우리 작년 말 대비 0.07%포인트 증가
미국·한국 연내 금리 인상 가능성↑…“취약차주·한계기업 모니터링 강화”
금융당국의 각종 대출 규제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연체율이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리상승기에 접어든 만큼 시중은행들의 건전성 관리가 더욱 중요해질 전망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올 3분기 가계대출 연체율이 작년 말 대비 모두 상승했다.
실제로 우리은행은 가계대출 연체율이 지난해 말 0.28%에서 올 9월 말 0.35%로 0.07%포인트 뛰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과 KEB하나은행도 0.22%에서 0.25%로, 0.15%에서 0.18%로 각각 0.03%포인트씩 늘었다. KB국민은행(전체 대출 연체율 기준)의 경우 또한 0.24%에서 0.25%로 0.01%포인트 올랐다.
앞서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8월 말 국내 은행 가계대출 연체율 역시 0.29%로 전월 말(0.27%) 대비 0.02%포인트, 지난해 동월 말(0.28%)보다 0.01%포인트 각각 높았다. 주택담보대출 연체율은 0.21%로 전월 말(0.19%)과 전년 동월 말(0.19%)에 비해 0.20%포인트씩 상승했다.
주택담보대출을 제외한 가계대출(신용대출 등)의 연체율은 0.49%로 전월 말(0.44%) 대비 0.05%포인트, 전년 동월 말(0.48%)보다 0.01%포인트 늘었다.
문제는 금리인상 시기와 맞물려 가계대출 연체율이 더욱 가파르게 증가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국은행이 이번달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는데다 미국도 오는 12월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게 되면 취약차주·한계기업의 이자부담이 커지면서 연체율 증가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이에 시중은행들은 상시 모니터링 체제를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집중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다중채무자 등 취약차주 위주로 차주별 맞춤관리를 하면서 한계기업 관리도 강화해야 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앞으로 금리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연체율도 덩달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며 “취약차주 등의 모니터링을 강화하는 등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국내 은행 대출 연체율이 올 들어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으나 크게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라는 지적도 나온다. 가계대출 연체율의 경우 우려에도 불구하고 안정세는 유지하고 있다는 것이다.
박혜진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전체 가계대출의 70%를 차지하는 주택담보대출이 건전성이 높은 차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다만 최근 정부 규제 영향으로 주택가격 매매지수가 하락 전환하고 대출이자율이 지속적으로 상승한다면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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