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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갭투자 한다고?”…성수기 조용히 지나간 전세시장


입력 2018.11.05 06:00 수정 2018.11.05 06:01        원나래 기자

갭투자 매물·입주물량으로 전세 물량 늘어…전세가격도 안정세 지속

가을 이사철이라는 말이 무색하게 전세시장이 별다른 움직임 없이 조용하게 지나가는 모습이다. 그간 치솟았던 아파트값에 비하면 전세가격은 비교적 안정세를 지속하고 있다.

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10월 한 달간 서울 아파트 전셋값은 0.14% 오르며 역대 10월 상승률로는 2011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기록했다. 이번 주에도 서울 한강이남 지역의 전세가격 하락이 확대되면서 서울은 전반적으로 보합(0.00%)을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성수기인 가을 이사철임에도 전세가격이 이같이 안정세를 보이는 이유에 대해 갭투자에 따른 전세매물이 증가하고, 예년과 비교해 재개발, 재건축 이주 수요도 줄었기 때문으로 풀이했다.

갭투자는 적은 자본으로 전세를 끼고 아파트를 구매하는 것인데, 최근 부동산 시장 상황이 좋지 않자 투자금을 회수하기 위해 구매한 물량을 곧바로 전세로 다시 내놓는 물량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아파트 가격이 급등한 반면, 전세가격은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면서 가격차이가 커진데다 대출 규제가 심화된 것도 하나의 요인이다.

실제로 KB국민은행의 9월 주택가격 월간 통계를 살펴본 결과, 서울 아파트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은 61.7%로 전월(64.3%) 대비 2.6포인트 하락했다. 2년 전 보다는 13포인트 가까이 급락했다. 강남구의 전세가율은 2013년 이후 처음으로 50%대로 떨어졌다.

지난달에도 전세가율은 60.3%까지 떨어져 지난 2013년 10월(60.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봄·가을 이사철에 국지적으로 발생하는 등락도 없이 장기간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는 상황이다.

조성근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전세가율 격차가 벌어지고 대출도 막히면서 전세를 끼고 서울에 집을 산 갭투자 전세 물량도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며 “여기에 서울은 올 하반기 아파트 입주물량이 2만5000여가구가 예정돼 있고 경기권의 입주물량도 많아 전세 물량에 여유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했다.

전세물량이 늘어나면서 인기 단지는 수요가 몰리지만 그 외 지역은 세입자를 구하기 어려운 곳도 있다.

경기 지역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이제는 기본적으로 갭이 너무 커졌고, 시장상황도 여러 가지로 불투명해지면서 갭투자 시기는 지난 것으로 판단된다”며 “다주택자들도 임대사업자 등록으로 전세 물량이 늘어나면서 일부 지역에서는 몇 달 동안 세입자를 찾지 못하는 곳도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원나래 기자 (wiing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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