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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브영 외엔 지지부진…잘 나가는 H&B도 '빈익빈 부익부'


입력 2018.11.05 06:00 수정 2018.11.05 06:00        손현진 기자

굳어지는 올리브영 독주 체제…후발 브랜드 매장 수 모두 합해도 '4배 격차'

올해 초 목표치 달성도 먹구름…유통 노하우 활용한 타개책 등장

국내 헬스앤뷰티(H&B) 브랜드 중에서 올리브영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렇다 할 성장을 이루지 못하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올리브영에서 상품을 고르는 고객들 모습. ⓒCJ올리브네트웍스 국내 헬스앤뷰티(H&B) 브랜드 중에서 올리브영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렇다 할 성장을 이루지 못하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올리브영에서 상품을 고르는 고객들 모습. ⓒCJ올리브네트웍스

국내 헬스앤뷰티(H&B) 브랜드 중에서 올리브영을 제외한 나머지는 이렇다 할 성장을 거두지 못하는 양극화가 심해지고 있다. H&B스토어를 포함한 뷰티 멀티숍이 주목받는 동안 '스킨푸드' 등 1세대 로드숍은 침체했지만, H&B스토어 또한 전반적으로는 성장 둔화의 위기를 겪고 있는 것이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CJ올리브네트웍스가 운영하는 올리브영 매장 수는 현재 약 1200개지만 GS리테일의 랄라블라와 롯데쇼핑의 롭스, 이마트의 부츠 매장은 각각 174개, 118개, 27개로 총 319개에 그쳤다.

올리브영은 올 들어 매장별 내실을 높이기 위해 출점 속도를 대폭 늦췄다. 그럼에도 나머지 업체들과의 매장 수 격차가 4배 가까이 벌어진 것이다.

화장품 시장에서 H&B 부문의 성장세는 독보적이다. 2010년 H&B 시장은 2000억원대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는 1조7000억원으로 7년새 8.5배 성장했다. 올해는 2조원 규모를 돌파하고, 2025년까지 5조원 시장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시장 성장을 주도한 올리브영 매출도 2015년 7603억원에서 지난해 기준 1조4000억원대로 3년 만에 두 배 이상 늘었다.

올리브영은 한 해 200~300개씩 매장을 늘리다가 지난해 1000개점을 돌파한 이후로는 매장 간 고객 잠식을 우려해 출점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이와 달리 후발주자들은 올해 초 수립한 경영 전략에 따라 매장 수를 크게 늘리는 데 매진하고 있다. 유통마진으로 수익을 얻는 H&B스토어 특성상 매장을 늘려야만 대량 판매에 따른 '규모의 경제'로 수익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 해가 저물어가는 현 시점에서 앞서 공개된 목표에 근접한 곳은 찾아보기 어렵다. 랄라블라는 지난 3월 '왓슨스'에서 BI를 변경하고 올해까지 300여개로 매장을 늘리겠다고 했지만, 당시 191개였던 매장 수는 지금까지 오히려 10여개 줄었다.

롯데슈퍼with롭스 내부 모습. ⓒ롯데 롯데슈퍼with롭스 내부 모습. ⓒ롯데

롭스도 지난 1월 선우영 대표가 새로 취임하면서 올해 매장을 50개 더 늘리는 게 목표라고 언급했지만 상황은 좋지 않다. 지난해 말 기준 96개였던 매장 수는 지금까지 약 20개 더 증가하는 데 그쳤다.

선우 대표는 매장 확대와 함께 매출도 50% 신장시키겠다고 했지만 매장 전략이 난항에 부딪치면서 매출 목표도 현실화하기 어렵게 됐다.

그나마 이같은 상황을 극복할 타개책이 시도되고 있는 탓에 아직 절망적인 단계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롭스는 지난 7월 롯데슈퍼 내 공간을 마련해 롭스를 입점시키는 '하이브리드형 매장'을 선보인 바 있다. '롯데슈퍼 with 롭스'라고 명명된 이 매장 1호점은 운영 3개월 만에 방문객 수와 매출 신장률이 각각 8.5%, 15.4% 증가하는 긍정적인 성과를 냈다.

강종현 롯데슈퍼 대표는 "온라인 시장의 급속한 성장과 최저임금 상승 등 내외부 환경의 변화로 국내 유통업체가 과도기에 접어들면서 정체돼 있는 기업은 살아남을 수도, 버텨낼 수도 없는 구조다"라고 설명했다.

앞서 이마트는 올리브영 명동본점과 불과 1분 거리에 있는 곳에 부츠 매장을 열고 관광상권 잡기에 도전했지만, 매장 오픈 1년여 만에 문을 닫게 됐다. 이마트는 부츠 명동점이 있던 건물을 리뉴얼해 삐에로쑈핑 명동점으로 재개장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마트 측은 "부츠 명동점은 플래그십 스토어 성격의 점포로, 부츠 사업 초기 브랜드를 알리는 '테스트 베드' 차원에서 개점한 것"이라며 "삐에로쑈핑이 명동 진출을 줄곧 타진해 왔지만 신규 부지가 마땅치 않았다"고 말했다. 삐에로쑈핑 명동점은 연말 전후로 개장될 예정이다.

뷰티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의 사드보복으로 인한 관광상권의 침체와 장기화되는 경기 불황으로 H&B 시장 전체의 파이가 커지는 데 따른 기대감마저 낮아지는 분위기다"며 "시코르·라코 등 새로운 콘셉트의 뷰티 편집숍이 등장하며 경쟁도 더 치열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손현진 기자 (sonson@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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