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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핵사찰 vs 제재완화' 시동거는 北美


입력 2018.11.02 14:49 수정 2018.11.02 16:11        박진여 기자

내주 북미 고위급회담…9일 전후 뉴욕 개최 전망

北 "상응조치 먼저" 美 "검증 전까지 제재 계속"

폼페이오, 영변·동창리·풍계리 사찰 담판 주목

북한이 핵사찰 허용을 합의하며 그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를 선제적으로 요구한 가운데, 미국은 '선(先) 비핵화·후(後) 보상' 원칙을 고수하며 북한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이 핵사찰 허용을 합의하며 그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를 선제적으로 요구한 가운데, 미국은 '선(先) 비핵화·후(後) 보상' 원칙을 고수하며 북한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내주 북미 고위급회담…9일 전후 뉴욕 개최 전망
北 "상응조치 먼저" 美 "검증 전까지 제재 계속"
폼페이오, 영변·동창리·풍계리 사찰 담판 주목


남북·한미 정상회담을 거치면서 멈춰있던 비핵화 시계가 다시 째깍째깍 움직이기 시작했다. 북한이 핵사찰 허용을 합의하며 그에 따른 미국의 '상응조치'를 선제적으로 요구한 가운데, 미국은 '선(先) 비핵화·후(後) 보상' 원칙을 고수하며 북한의 '행동'을 촉구하고 있다.

북한은 이번 남북정상회담에서 핵무기·핵위협 없는 평화의 한반도를 만들어나가고, 이를 위해 필요한 실질적인 진전을 조속히 이루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면서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엔진시험장, 미사일 발사대를 유관국 전문가들의 참관 하에 영구적으로 폐기하기로 했다.

북한은 앞서 전문가 검증이 없는 상태에서 풍계리 핵실험장 폭파와 미사일 기지 해체를 감행하고 '비핵화 선제조치'라고 주장해왔다. 이에 따른 미국의 합당한 보상이 있어야 한다며, 이를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 및 해제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미국은 북한의 실질적인 비핵화 조치 실현이 먼저라며 대북제재의 고삐를 더 바짝 죄고 있으며 우리 정부의 제재 대열 이탈을 경계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신뢰한다면서도 상황에 따라 대북제재 등 북한을 압박할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 가운데 북한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을 계기로 제재완화에 무게중심을 두고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북한은 미국과 불신의 원인으로 '대북제재'를 지목하며 제재 해결 문제를 비핵화 조치와 연결시키고 있다. 추가 비핵화 조치를 견인할 미국의 상응조치로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를 함께 요구하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최근 건설현장을 잇따라 시찰 중인 김 위원장은 국제사회의 제재를 맹비난하며 '속도전'을 주문했다. 김 위원장은 "적대세력들이 우리 인민의 복리증진과 발전을 가로막고 우리를 변화시키고 굴복시켜보려고 악랄한 제재책동에만 어리석게 광분하고 있다"며 직접 비난을 서슴지 않았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핵프로그램 제거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기 전까지 대북 경제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자료사진) ⓒ미 국무부 홈페이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북한의 핵프로그램 제거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기 전까지 대북 경제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자료사진) ⓒ미 국무부 홈페이지

미국의 입장도 역시 강경하다. 이번 북한과의 고위급회담에 나서는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의 핵프로그램 제거에 대한 검증이 이뤄지기 전까지 대북 경제제재 해제는 없을 것이라고 못박았다. 북한의 핵프로그램 제거 여부가 직접 검증을 통해 확인하기 전까지 제재는 유지된다는 게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이라고 강조했다.

북미는 내주 고위급회담에서 핵사찰검증과 대북제재 문제를 두고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현재로서는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북측 고위급 인사 간 회담이 내달 9일 전후 뉴욕이나 워싱턴D.C에서 개최되는 것으로 물밑 조율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진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음 주 북미 고위급회담을 공식화하고, 북한의 비핵화 과정에서 '검증'을 강조하고 있다. 북측 고위급 협상 파트너로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북측에서는 제재 완화 문제를 비핵화 검증절차에 대한 보상조치로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폼페이오 장관의 최근 4차 방북 당시 풍계리 핵실험장 사찰 문제와 동창리 미사일 실험장, 영변 핵시설 폐쇄 등을 합의한 바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미 고위급회담에서 북핵·미사일 시설 사찰 문제를 다룰 계획이라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김 위원장은 3주 반 전에 만났을 때 미국 사찰단이 두 가지 중요시설을 둘러보도록 허락했다"며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엔진시험장 사찰 문제를 논의하고 미국의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에서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비핵화 'FFVD'(Final, Fully Verified Denuclearization)를 목표로 대북제재 이행을 강조하고 있고, 북한은 종전선언에 이어 제재완화로 판을 키우면서 협상이 장기화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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