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시범케이스 될라'...건설사들 정비사업 과열경쟁 피해 수의계약


입력 2018.11.02 06:00 수정 2018.11.02 06:04        권이상 기자

현설 관심 가졌던 건설사들도 경쟁입찰에는 '시큰둥'

개별홍보 금지로 중견사들 입지 더욱 좁아져, 대형사들 수의계약서 유리

최근 시공사 선정을 진행 중인 정비사업 입찰이 유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의 도시 전경.(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시공사 선정을 진행 중인 정비사업 입찰이 유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수원의 도시 전경.(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비사업 업계에 시공사 선정 수의계약이 확산되고 있다. 건설사들이 정부의 철퇴를 피하기 위해 정비사업 수주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살깎기 식 과다 경쟁을 자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방 일수록 이런 모습은 더욱 짙어지고 있다.

이는 정부가 불법 수주를 근절하기 위해 시공사 선정 관련 행정처분을 대폭 강화했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 과정의 공정 경쟁을 유도할 목적이었지만, 기대와 달리 건설사들은 시범케이스가 되지 않기 위해 수주 경쟁을 회피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로 인한 피해는 빠른 사업진행이 절실한 조합원들이 떠안고 있다고 분석한다. 다만 과도기만 지나면 불법이 난무했던 정비사업이 정화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2일 도시정비 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공사 선정을 진행 중인 정비사업 입찰이 유찰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건설사 들이 입찰 후 경쟁을 피하기 위한 것으로, 정부의 눈치보기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정부는 올해 초 정비사업 계약업무 처리기준을 시행했고, 지난 13일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해 시행했다.

이에 따라 건설사는 물론 홍보용역업체 등은 조합원을 상대로 개별 홍보 금지, 이사비와 이주비 등 제안이 금지된다.

또 건설사가 조합원들에게 금품·향응 등을 제공한 경우 기존 형사처벌 외에 시공권 박탈과 최대 2년간 입찰 제한 등의 행정처분이 추가됐다.

실제 경기도 파주1-3구역 재개발 조합은 최근 수의계약 방식으로 건설사를 물색하고 있다. 무려 3207가구를 새로 짓는 대규모 현장으로 수도권에서도 손꼽히는 대형 사업지지만, 최근 입찰이 무산됐다.

현장설명회를 개최할 당시 현대엔지니어링, 호반건설, 동부건설, 대방건설, 라인건설, 한진중공업, 서희건설, 양우종합건설, 유탑건설 등의 건설사가 참여해 관심을 보였다. 그러나 정작 입찰에 응하는 건설사는 찾을 수 없었다.

경남 창원시 반월지구 재개발 역시 시공사 선정총회를 내년으로 미뤘다. 시공사 입찰이 두번이나 유찰됐는데, 참여의사를 보이는 시공사를 찾기 힘든 상태다.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된 이후 현대산업개발, 현대엔지니어링, 금호산업 등이 관심을 갖고 있지만, 업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부산 영도구 영도제1재정비촉진5구역 재개발 조합도 유찰 후 수의계약 방식으로 시공사를 모집 중이다. 이 곳은 신축 가구수가 4445가구에 육박한다.

영도구에서 가장 큰 재개발 사업지라는 점에서 메이저 건설사를 비롯해 중견 건설사 다수가 관심을 가졌지만, 입찰은 연이어 불발됐다.

한 조합 관계자는 “현설에 참여사가 다수여서 입찰을 무난히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매번 경쟁조건이 갖춰지지 않아 유찰뙤고 있다”며 “최근 지방의 경우 사업지가 대규모이고, 수익성이 높아 건설사들의 관심이 많은 곳인데도 이런 결과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중견사들은 더욱 난처한 상황이다. 다행히 시공사 선정 과정 이전에는 조합원들을 대상으로 개별홍보 등 사전홍보가 가능하지만, 대형사들의 틈이 워낙 좁기 때문이다.

시공자 선정과정에서 건설사의 홍보는 계약업무 처리기준에 따라 개별홍보가 금지되고 2회 이상의 합동홍보설명회와 조합이 제공한 1곳의 홍보공간에서만 가능하다.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수의계약을 진행하고 있는 조합들은 대형사들을 위주로 시공사를 찾고 있다”며 “아무리 뛰어난 설계와 저렴한 공사비를 입찰조건에 넣어도 브랜드 파워가 있는 건설사들이 뛰어들면 중견사들의 경쟁력은 낮아질 수 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권이상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