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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리선권 '냉면 발언’…말 바꾼 통일부, 농담이란 여당


입력 2018.11.02 00:00 수정 2018.11.02 07:16        조현의 기자

"짚고 넘어가겠다"던 조명균, 3일 만에 "그 자리에 없었다"

與 "총수들에 전화하니 농담조"…野 "기업인 입막음 강요"

"짚고 넘어가겠다"던 조명균, 3일 만에 "그 자리에 없었다"
與 "총수들에 전화하니 농담조"…野 "기업인 입막음 강요"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자료사진)ⓒ사진공동취재단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자료사진)ⓒ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우리 측 재벌 총수들에게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갔느냐'고 했다는 발언을 두고 1일 정부와 청와대, 여당이 엇박자를 내고 있다.

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짚고 넘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던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이날 돌연 "그 자리에 없었다"며 즉답을 회피했다. 홍영표 더불어민주당 장관은 '농담조'였다고 해명했고, 청와대는 "이야기가 공식적으로 나온 게 없다"고 선을 그었다.

리 위원장의 '냉면 발언'은 정진석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29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조 장관에게 "리 위원장이 평양 옥류관에서 대기업 총수들이 냉면을 먹는 자리에 나타나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가느냐'며 핀잔을 준 것이 맞느냐"고 질의하면서 논란이 확산됐다.

국감장에서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답변했던 조 장관은 3일 만에 말을 바꿨다. 조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전해 전해서 들은 것이라 뭐라고 평가하는 것이 적절한지 모르겠다"고 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2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통일부 등에 대한 종합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與 "농담이었다"…靑 "사실관계 모른다"

민주당은 당시 방북했던 재벌총수 3~4명에게 직접 전화해 사실 여부를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회 정보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에 따르면 홍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 국가정보원 국감에서 "내가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회담에 참석한 기업 총수 절반에게 전화했는데 그런 이야기를 못 들었다거나 혹은 들었는데 심각한 게 아니고 농담조로 말했다고 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리 위원장의 발언을 둘러싼 논란이 사실관계가 확정되지 않은 만큼 거리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이야기가 공식적으로 나온 적이 없기 때문에 말씀을 드릴 게 없다"며 "홍 원내대표가 하신 말씀을 들어보면 사실관계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야권은 여당이 기업 총수들에게 입막음을 강요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성태 한국당 원내대표는 "멀쩡한 기업 총수들을 줄줄이 평양으로 데려가 줄 세우기를 한 것도 모자라 이제는 들어도 못 들은 척, 할 말이 있어도 없는 척 입막음을 강요하고 있다"면서 "지난 10월 11일 통일부 국감 후 국회 외통위원들과 조 장관의 저녁 식사 자리에서 조 장관이 '비슷한 얘기를 들었다'고 확인한 바 있다"고 했다.

한편 서훈 국정원은 리 위원장의 발언에 대해 "언론을 보고 알았다"며 "사실이라면 무례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분명히 짚어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조현의 기자 (honeyc@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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