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1연승’ 에메리가 아스날에 부린 마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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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2월 13일 15:50:40
    ‘벌써 11연승’ 에메리가 아스날에 부린 마법
    리그 초반 맨시티, 첼시전 패배 이후 승승장구
    유연한 전술 대처와 빠른 피드백이 성공 요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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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10-28 07:58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 아스날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 ⓒ 게티이미지

    현재 유럽 빅리그에서 가장 무시무시한 상승세를 이어가는 대표적인 팀을 꼽으라면 아스날이다. 개막 후 맨체스터 시티, 첼시에 연패할 때만 하더라도 아스날은 이렇다 할 주목을 끌지 못했다. 아스날의 패배는 모두가 예상했던 결과였고,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 빅6 가운데 가장 쳐진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도 그럴 것이 아르센 벵거 감독의 22년 장기집권 시대가 막을 내리고, 지휘봉을 이어 받은 우나이 에메리 감독이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칠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퍼거슨 경 은퇴 이후 강팀의 면모를 되찾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듯이 아스날도 벵거의 흔적을 지우고, 에메리의 철학을 이식하려면 오랜 시간이 소요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아스날은 2연패 후 11경기에서 모두 승리했다. 리그 9라운드 현재 7승 2패(승점 21)로 4위에 오르며, 선두 맨시티를 2점차로 추격중이다. 유로파리그 3연승, 리그컵에서도 1승을 거두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 빠른 피드백과 유연한 전술 대처

    에메리 감독은 높은 볼 점유율, 공격적인 전술을 지향하는데 있어 벵거 전 감독과 비슷한 철학을 구현한다. 그러나 에메리 감독은 세밀한 후방 빌드업으로 공격을 전개하고, 높은 수비 라인 설정, 강도 높은 전방 압박, 그리고 상대 진영에서 최대한 간결하면서도 빠른 공격 기회를 생산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시즌 초반에는 아스날 선수들이 에메리 감독의 전술에 적응하지 못했다. 특히 후방 빌드업에서 잦은 실수가 속출했으며, 상대에게 소유권을 너무 쉽게 넘겨주는 모습이었다. 또, 수비 라인이 워낙 높게 형상되다보니 뒷공간을 파고드는 상대 공격수를 놓치는 경우가 많았다.

    아스날은 개막 후 공식 대회 6경기에서 클린 시트에 실패했으며, 총 11실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에메리 감독은 전술 실패를 인정하고, 빠른 피드백을 통해 문제점을 보완했으며,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전반전에 부진한 선수를 과감하고 빠른 타이밍에 교체 아웃시키고, 유연한 전술 변화로 흐름을 바꾸거나 용병술을 발휘하며 결과를 이끌어내고 있다.

    리그 7승 가운데 전반을 리드한 상황으로 마친 경우가 단 한 차례도 없었다는 게 특이점이다. 7경기 20득점 중 후반에만 무려 16골이 집중돼 있다. 이는 에메리 감독의 승부사적 기질을 엿볼 수 있는 단적인 예다.

    불안요소였던 수비도 차츰 안정세를 찾고 있다. 최근 7경기에서 단 3실점만 내주며, 승리하는 법을 터득했다. 그동안 무조건 낮고 짧은 패스를 통해 빌드업을 시도했다면 최근에는 무리하지 않고, 하프 라인까지 롱킥을 시도하는 빈도가 다소 늘었다. 상대의 전방 압박을 무력화 시키는데 오히려 효율적인 방안이다.

    그리고 평소 플랜 A로 4-2-3-1 포메이션을 사용하는 에메리 감독은 8라운드 풀럼전에서 알렉상드르 라카제트와 대니 웰벡을 최전방 투톱에 놓는 4-4-2을 꺼내들며 5-1 대승을 이끌었다. 전반에 경기가 풀리지 않자 에메리 감독은 피에르 에메릭 오바메양, 아론 램지를 조커로 꺼내들었고, 이 두 명이 각각 2골 1도움, 1골 1도움으로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9라운드 레스터 시티 역시 에메리 감독의 용병술이 빛났다. 후반 16분 투입된 조커 오바메양이 멀티골로 역전승을 견인했다.

    주중 열린 유로파리그 스포르팅 리스본전에서는 평소 공격형 미드필더로 중용한 아론 램지를 다소 밑으로 내리는 4-3-3 포메이션으로 승리를 따냈다. 그리고 중앙 미드필더 자카를 최근 2경기 연속 왼쪽 풀백으로 기용하는 혜안을 발휘하며 눈길을 끌었다. 중원에서 상대 압박에 고전하는 자카가 측면으로 이동하자 좀 더 정확도 높은 패스와 뛰어난 수비력마저 선보이며 에메리 감독을 흡족케 했다.

    에메리 감독의 화끈하고 시원한 공격 축구는 리그 9경기 22골이라는 결실로 이어졌다. 이는 프리미어리그 20개 팀 가운데 맨시티(26득점)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득점력이다.

    에메리 감독은 좌우 풀백의 적극적인 공격 가담을 주문한다. 나초 몬레알, 엑토르 베예린이 높게 올라가서 측면 수비 배후 라인을 파고들거나 컷백을 통해 전방 공격수들이 마무리를 짓는 형태가 아스날의 주요 공격 옵션으로 자리 잡았다.

    두 명의 걸출한 공격수 라카제트와 오바메양을 공존시킨 것도 에메리 감독의 작품이다. 시즌 초반에는 라카제트를 조커로 기용했지만, 최근 라카제트를 최전방, 오바메양을 2선의 왼쪽에 배치하며 교통정리를 마쳤다.

    여기에 알렉스 이워비, 메수트 외질마저 살아나면서 아스날의 공격은 최근 물이 오를대로 올랐다. 11연승을 거두는 동안 무려 16명의 득점자를 배출했는데, 언제 어디서든 골을 생산할 수 있는 다양성을 구축한 에메리 감독의 축구가 빠르게 뿌리내린 결과다.

    ▲ 토레이라의 기용은 성공적이었다. ⓒ 게티이미지

    # 토레이라 효과, 더욱 단단해진 허리와 수비 라인

    아스날은 올 시즌 첫 번째 클린시트였던 리그 6라운드 에버턴전을 포함, 최근 7경기에서 3실점에 머물렀다. 물론 약팀과의 경기가 많았고, 현재의 수비력이 높은 완성도에 도달했다고 보긴 어려우나 초반에 불거진 엉성한 수비 조직력을 어느 정도 수정 보완했다는데 의의가 있다.

    이적생 소크라티스 파파스타도풀로스의 활약이 단연 돋보이지만 만년 유망주였던 롭 홀딩이 비로소 잠재성을 만개하기 시작했다. 소크라티스가 부상으로 팀을 비운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수비력을 선보였다.

    그리고 이적생 수문장 베른드 레노는 부상 중인 체흐 골키퍼를 대신해서 최근 선발 출전 기회를 얻었고, 정교한 빌드업과 뛰어난 반사 신경으로 든든하게 뒷문을 책임지고 있다. 체흐가 부상에서 회복하더라도 레노의 입지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포백 수비가 흔들렸던 원인 중 하나는 3선 미드필더 조합이었다. 시즌 초만만 하더라도 자카와 마테오 귀엥두지가 많은 기회를 부여받았다. 자카는 에메리 감독의 후방 빌드업 전술에 있어 핵심이었다. 그러나 자카의 풍부하지 못한 활동량과 역동성 결여는 에메리 감독의 철학과 상반됐다. 이뿐만 아니라 탈 압박, 볼 간수, 스피드, 수비력 등 여러 가지 약점을 노출시킨 자카는 아스날에서 가장 큰 불안요소였다.

    에메리 감독은 시즌 초반 후반 교체 출전으로 좋은 활약을 보여준 루카스 토레이라를 유로파리그 보르스클라와의 1차전부터 선발 기용한 것이 신의 한 수였다.

    토레이라는 풍부한 운동량과 강인한 압박으로 미드필드 지역에서 수비 라인을 보호하고, 상대 공격을 끊어내는데 탁월하다. 그렇다고 토레이라가 수비력에 특화된 미드필더는 결코 아니다. 공격 방향을 설계하고, 다양한 패스를 구사하는 등 빌드업과 패싱력을 두루 갖췄다.

    아스날은 토레이라의 가세로 한층 안정감 있는 허리진과 수비력을 구축하는데 성공했다. 무엇보다 토레이라 효과는 자카의 경기력 상승으로 이어졌다. 두 명이 빌드업을 분담함에 따라 상대 압박에 대한 부담을 덜어낼 수 있게 됐다.

    토레이라가 중앙 공간에서 움직이며 상대 공격수의 압박을 끌어주면 자카가 측면의 빈 공간으로 빠져나온 뒤 수비수로부터 공을 건네받고, 패스를 뿌려주는 형태의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자카가 2경기 연속 레프트백으로 출전해 호평을 받은 점도 이러한 점과 맞닿아 있다.[데일리안 스포츠 = 박시인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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