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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 나란히 어닝쇼크…미래 전망도 '암울'


입력 2018.10.26 11:53 수정 2018.10.26 12:09        박영국 기자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 3분의 1 수준

美·中 시장 부진에 환율, 품질관련 비용 반영 영향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현대자동차그룹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전경.ⓒ현대자동차그룹

3분기 영업이익, 시장 예상치 3분의 1 수준
美·中 시장 부진에 환율, 품질관련 비용 반영 영향


현대자동차그룹의 완성차 계열사인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가 나란히 시장 예상치에 크게 미달하는 3분기 실적을 내놨다. 품질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됐다고는 하지만 시장 상황 자체도 비관적이라 앞으로의 실적 개선도 장담하기 힘들다.

기아차는 26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올해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갖고 3분기 매출액 14조743억원, 영업이익 117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액은 0.2% 줄었고, 영업이익과 경상이익, 당기순이익은 흑자전환했지만 지난해 3분기 통상임금소송 패소에 따른 충당금 반영으로 적자를 냈던 기저효과를 감안하면 저조한 실적이다.

앞서 현대차는 전날 매출 24조4337억원, 영업이익 2889억원의 3분기 실적을 발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1.0%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76% 급감했다.

양사 모두 증권가 컨센서스를 크게 하회하는 실적을 보였다. 현대차는 80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됐으나 2889억원에 머물렀고, 기아차도 3000억원대 중반 영업이익이 예상한 시장의 기대를 깨고 1173억원의 실적을 내놨다. 나란히 시장 예상치의 3분의 1 수준이었다.

매출 대비 영업이익률이 현대차는 1%대고, 기아차는 1%에도 못 미친다. 매출 규모로 볼 때 간신히 적자를 벗어난 수준이다.

양사 모두 세계 양대 시장인 중국과 미국에서의 판매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 중국은 지난해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 사태 여파를 벗어나지 못하는 가운데 미-중 무역갈등에 따른 중국 소비자들의 자국제품 선호 분위기가 현대·기아차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글로벌 자동차 업제들간 경쟁 심화로 점유율이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주력 모델들의 노후화도 중국과 미국 시장에서 현대·기아차가 안고 있는 문제다.

환율 악재도 큰 타격이었다. 원화 강세가 지속되고 있는데 주요 신흥국 통화까지 약세를 보이면서 큰 부담으로 작용했다.

품질 관련 일회성 비용이 반영된 것도 3분기 실적 악화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 에어백 제어기 리콜과 엔진 진단 신기술(KSDS) 적용 등으로 비용 부담이 컸다.

특히 KSDS 관련 비용의 경우 현대차가 5000억원, 기아차가 2800억원을 부담했다. 이들 비용을 제외하면 양사의 영업이익이 대략 시장 컨센서스와 맞아떨어진다는 점에서 어닝쇼크의 주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이들 비용은 향후 품질 관련 비용 절감을 통한 수익성 개선에 기여할 수 있는 ‘예방적 비용’이라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은 이날 컨퍼런스콜에서 “KSDS는 엔진의 정상적이지 않은 진동을 감지해 운전자에게 알려주는 기능으로, ECU 로직 적용 차량에 대해 국내와 북미 등에서 3분기부터 적용하고 있다”면서 “이를 통해 향후 엔진 관련 클레임 수준이 현저히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현대·기아차는 향후 실적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현대차 관계자는 “무역갈등 고조에 따른 글로벌 교역 부진과 선진국의 긴축기조 지속 등으로 인해 자동차시장의 저성장이 심화되면서 자동차산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역시 앞으로 어려운 경영여건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같은 저성장 국면을 극복하기 위해 양사가 내놓은 대응 전력은 신차 판매 확대, 신흥시장 공략 강화, 고수익 RV 판매비중 확대 등이다.

현대차는 주요 볼륨 차종의 신차 판매와 시장별 탄력적인 대응으로 4분기 판매에 최선을 다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미국의 경우, 신형 싼타페 판매를 본격화하고 투싼 개조차를 출시하는 등 신형 SUV 중심으로 판매에 힘쓸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3세대 플랫폼을 순차 적용해 원가 절감을 추진하겠다고도 밝혔다.

현대차는 “3분기 누계 기준 판매대수는 전년 동기 대비 2.8% 증가하며 연초 목표 대비 72%를 달성했다”면서 “신규 SUV와 제네시스 모델 등 다양한 신차 출시를 앞두고 있는 만큼 4분기부터 수익성이 향상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출 확대를 위해 국가별 대응 전략도 유연하게 펼칠 계획이다. 중국 시장에선 시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라페스타 등 전략 모델을 투입한다.

현대차는 “중장기 강화전략으로 신차 라인업을 확대하고 라페스타, 신형 싼타페 등 투입으로 판매 경쟁력을 높이겠다”며 “중국 상품 담당 조직을 부회장급으로 신설했는데 이는 중국 시장 턴어라운드 기회를 만들기 위한 것으로, 디자인은 물론 가격과 라인업, 품질 경쟁력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불확실성 높은 해외 시장도 전략적으로 공략한다. 소비심리가 냉각된 터키의 경우 내수 물량을 수출로 전환해 수익성을 방어하며, 인도 역시 신차 판매 모멘텀을 유지하되 수출 비중을 적극 조절해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다.

상대적으로 호조를 보이는 러시아나 브라질은 할부금융 상품 강화 및 인기 차종 확대로 수익성을 끌어올리겠다는 방침이다. 현대차는 “국가별 위험요소와 시장별 효과적인 판매전략, 최적의 원가 구조를 유지함으로써 신흥시장에 유연하게 대응해 판매 내실을 강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최근 미국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 출시되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주력 볼륨 모델 신형 K3의 판매 확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또한 지난 4월 출시돼 국내에서 판매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신형 K9을 4분기 미국 시장에 투입하며 수익성 개선 및 브랜드 이미지 제고에 나설 계획이다.

최근 경기 회복 조짐을 보이고 러시아 등 신흥국을 공략하기 위한 현지 전략 차종 확대도 지속해나갈 방침이다.

기아차는 특히 내년 다섯 번째 해외공장이 가동되는 인도 시장을 신성장동력으로 삼을 계획이다. 한 부사장은 “인도 시장은 연평균 8%의 성장세로 주요 시장 중 가장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으며, 2020년을 기점으로 자동차 대중화 시기에 진입해 수요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돼 기아차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기아차 인도공장은 지난해 10월 착공해 현재 87%의 공정률로 계획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내년 상반기 시험생산에 들어가 9월 양산을 개시할 예정으로, 이보다 조기에 양산에 들어갈 가능성도 높다.

고수익 RV 차종의 판매 확대를 통한 수익성 개선에도 나선다. 카니발, 쏘렌토 등 인기 모델의 공급 물량 확대를 적극적으로 추진하는 한편, 니로 EV와 글로벌 주력 SUV인 스포티지의 상품성개선 모델 두 차종의 글로벌 판매 확대를 통해 RV 판매 비중을 꾸준히 높여나갈 계획이다.

중국에서도 지난 4월 출시돼 판매 호조를 이어가고 있는 준중형 SUV 즈파오와 최근 출시된 소형 SUV 이파오를 앞세워 판매 확대 및 수익성 향상을 동시에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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