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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경제 산업화 이후 최저 성장 깜빡이 켰다


입력 2018.10.29 06:00 수정 2018.10.29 06:05        이나영 기자

3분기 성장률 0.6% 그쳐…건설·설비투자 부진 지속

일본형 장기불황 우려…“생산성 향상·고령화 해결해야”

3분기 성장률 0.6% 그쳐…건설·설비투자 부진 지속
일본형 장기불황 우려…“생산성 향상·고령화 해결해야”


ⓒ데일리안 DB ⓒ데일리안 DB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0%대 성장에 그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7%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동안 국내 경제 성장을 이끌었던 건설과 설비투자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는데다 고용부진, 글로벌 무역갈등 등 대내외 악재가 산적해 있어서다. 이는 IMF외환위기, 오일쇼크, 글로벌 금융위기 등 특수상황을 제외하고는 1960년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처럼 경기 장기 침체가 구조화돼 한국경제를 옥죌지 모른다는 지적이 나온다.

29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3분기 우리나라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분기 대비 0.6% 성장했다. 이는 지난해 4분기(-0.2%) 이후 3개 분기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2분기 연속 0%대 성장이다. 전년동기 대비 성장률은 2.0%로 2009년 3분기(0.9%) 이후 9년만의 최저치다.

올 3분기 성장률이 부진에 빠진 것은 투자가 얼어붙으면서 내수가 나빠졌기 때문이다. 특히 건설과 설비투자는 2개 분기 연속 역성장했다. 건설투자는 건물건설과 토목건설이 줄어들면서 전분기보다 6.4% 감소해 외환위기(IMF) 위기 때인 1998년 2분기(-6.5%) 이후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건설업 자체의 성장률은 -.5.3%로 1998년 2분기(-6.0%)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설비투자는 운송장비가 늘었으나 반도체 등 기계류 투자가 줄어들면서 전분기(-5.7%)에 이어 마이너스 성장(-4.7%)을 이어갔다. 지식재산생산물투자는 1.0%로 플러스 전환됐다.

이에 따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기에는 역부족일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한은이 제시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달성하려면 4분기에 0.82%를 웃도는 성장률을 보여야 하는데 경제주체들의 투자와 소비심리가 위축되는 등 국내 경기 하방 리스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미·중 무역분쟁 등 대외 리스크 요인도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우리 경제의 성장 활력이 떨어지고 잠재성장률마저 추락하면서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투자 위축과 소비 부진의 장기화, 노동 생산성 축소 등으로 구조적 장기 침체에 진입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0%대 성장에 그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7%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한국은행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이 2분기 연속 0%대 성장에 그치면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인 2.7%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한국은행

일본의 GDP 증가율은 2004년 1.5%에서 2005년 1.9%로 높아졌다가 그 뒤부터 하향세를 면치 못했다. 2006년과 2007년 1.8%로 떨어졌고 글로벌 금융위기 닥친 2008년에는 ·3.7%, 2009년 ·2%까지 내려앉았다.

1995~2004년 1% 수준을 유지하던 일본의 잠재성장률은 2005~2009년 0.4% 수준으로 급락했고 2008~2009년에는 0%로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잠재성장률 추이도 일본과 큰 차이가 없다. 한국의 잠재성장률은 2000년 초반 5% 안팎에서 현재 2.7~2.8% 수준으로 낮아졌다.

이지평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우리 경제가 20년 전의 일본의 경제상황과 유사하기 하지만 일본보다 가파르게 진행되고 있다고는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수석연구위원은 “일본은 높은 기업 부채가 자산 버블 붕괴와 함께 터진 이후 기업 부실화를 거쳐 가계에도 영향은 준 반면 한국은 가계부채 비중이 높기 때문에 버블이 꺼지면 가계가 직접 타격을 받으면서 소비 침제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의 잠재성장률이 일본처럼 급격하게는 떨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며 2%대 성장률이 몇 년 동안 지속되다가 완만하게 1%대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생산성을 높이면서 고령화 문제를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홍준표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우리 경제는 투자 위축 및 소비부진의 장기화가 예상되고 노동 투입 축수와 노동생산성 정체 등 구조적으로 장기침체에 진입할 수밖에 없는 현실에 직면하고 있다”며 “기업 투자는 위축되는 반면 예금 보유는 늘어나는 등 성장 동력이 상실될 것일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에 이어 내년에도 2%대의 저성장 기조가 계속되면서 민간 부문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율이 축소되는 흐름이 유지될 것”이라며 “특히 민간소비는 투자에 비해서는 양호한 수준을 보일 것으로 예상되지만 소비심리가 악화되는 가운데 해외소비 급증, 정부소비에 의존한 소비 증가 등으로 내수 기반이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이나영 기자 (ny403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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