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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당 '룰의 전쟁' 예열…당권주자, 지도체제 입장은


입력 2018.10.27 06:26 수정 2018.10.27 06:27        정도원 기자

나경원·정우택·주호영 "집단지도체제가 맞다"

심재철 "현행 단일지도체제 그대로 가야"

김진태, 지도체제에 대한 호불호 없다 밝혀

한국당 全大, 단일지도체제냐 집단지도체제냐
'복당 고심' 오세훈, 단일지도체제 선호 밝혀


자유한국당 차기 전당대회에서 채택할 지도체제를 놓고 당외 일부 인사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원내 유력 당권주자들은 어떤 입장일까. 사진 왼쪽부터 심재철·나경원·정우택·주호영·김진태 의원(선수순, 선수가 같을 경우 가나다순). ⓒ데일리안 자유한국당 차기 전당대회에서 채택할 지도체제를 놓고 당외 일부 인사가 목소리를 내고 있는 가운데, 원내 유력 당권주자들은 어떤 입장일까. 사진 왼쪽부터 심재철·나경원·정우택·주호영·김진태 의원(선수순, 선수가 같을 경우 가나다순). ⓒ데일리안

내년 2월로 예정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룰의 전쟁'이 서서히 예열될 조짐이다. 원외·당외 일부 당권주자가 단일성 지도체제를 선호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원내 유력 당권주자들은 '협의체적 집단지도체제'의 손을 들었다.

단일성 지도체제(단일지도체제)는 당대표와 최고위원을 '분리경선'하는 방식이며, 집단지도체제는 '통합경선'을 통해 최다득표자가 당대표를 하고 2~5위 득표자는 최고위원이 되는 방식이다.

당내에서는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는 흐름이 강하다. 2016년 단일지도제체로 전환한 뒤, 이정현·홍준표 체제에서 단점만이 부각됐다. 이 때문에 지난 9일 발표된 국회의원·당협위원장·지방선거 입후보자 등을 대상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에서는 응답자의 64.1%가 집단지도체제를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용태 사무총장도 당내 여론에 따라 "집단지도체제가 맞다고 본다"고 힘을 싣자, 당 외곽에 머물고 있는 일부 당권주자가 제동을 걸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특별시장과 김태호 전 최고위원은 최근 언론 인터뷰를 통해 단일지도체제를 선호하는 입장을 드러냈다.

나경원·정우택·주호영 "집단지도체제가 맞다"
당대표 리더십 보완 전제로 집단지도체제 주장


심재철 의원은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지도체제에 대한 호불호는 없다면서도, 당밖의 일부 인사의 의견에 휘둘릴 게 아니라 당 조직을 통해 당원의 총의를 물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일리안 심재철 의원은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진태 의원은 지도체제에 대한 호불호는 없다면서도, 당밖의 일부 인사의 의견에 휘둘릴 게 아니라 당 조직을 통해 당원의 총의를 물어 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데일리안

원내의 유력 당권주자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진 심재철·나경원·정우택·주호영·김진태 의원 중 나경원·정우택·주호영 의원은 '협의체적 집단지도체제'에 무게를 실었다. 심재철 의원은 집단지도체제에 찬성했으며, 김진태 의원은 상관 없다면서도 원외·당외 인사의 의견에 비중이 실리는 것에는 문제를 제기했다.

정우택 의원은 26일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집단지도체제로 하되, 합의가 아닌 협의체로 해서 당대표가 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당을 끌고 가려면 당대표에게 그 정도의 권한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당대표의 리더십을 강조하면서도 집단지도체제로의 변경을 주장하는 이유로는 분리경선보다 통합경선이 낫다는 점을 들었다. 정 의원은 "(분리경선은) 당내에 무게감 있는 분들이 많은데, 당대표에서 떨어지면 아무 것도 못하고 '아웃'되는 형태"라며 "따로 뽑으면 최고위원 경선이 '마이너리그'가 된다는 것도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의원도 "집단지도체제로 바꾸는 게 맞되, 당대표의 권한이 존중받을 수 있는 집단지도체제가 답"이라며 "당직임면권 같은 것은 당대표에게 그냥 줘도 되겠다"고 설명했다.

나 의원은 "보수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이 굉장히 다양하고, 보수 안의 갈래도 여럿이기 때문에, 전체의 통합을 위해 집단지도체제가 좋겠다"며 "한 명에게 리더십을 몰아주는 방식은 당의 미래를 보여주기에는 조금 부족하다"고 통합경선의 장점을 강조했다.

주호영 의원은 "집단지도체제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바꿨는데, 바꿔보니 (단일지도체제의) 새로운 문제가 드러난 것 아니냐"며 "이 국면에서는 거의 대부분이 집단지도체제를 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데드락 상태가 돼서 아무 것도 못하는 지도부도 안 되고, 당대표가 혼자 독주하는 구조를 만들어놔도 안 되니, 중간 단계의 구조가 바람직하지 않겠느냐"며 "전당대회 규칙, 사무총장 임명, 별로 중요치 않은 당직 등 결정의 단계별로 2/3 찬성 의결, 과반 의결, 협의만 거치면 되는 것 등으로 세분화해 (당헌·당규에) 넣으면 될 것"이라고 구체화했다.

정 의원은 여기에 더해 "최고위원 세 명 정도가 작당해서 그만 두면 지도부가 무너지는 사례가 있었는데, 그것도 보완해야 한다"며 "당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해 최고위원이 그만 두면 안 되니, 사퇴할 경우 차점자가 자동승계하도록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심재철 "현행 단일지도체제 그대로 가야"
김진태, 지도체제에 대한 호불호 없다 밝혀


4선의 유력 당권주자 '트리오' 나경원·정우택·주호영 의원은 합의 아닌 협의 등을 통해 당대표의 결단을 보다 존중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한 집단지도체제 채택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나경원 의원은 당직임면 등은 당대표가 최고위원들과의 합의 없이 할 수 있어도 될 것이라고 밝혔고, 주호영 의원도 결정의 중요성 단계별로 필요한 요건을 세분화해 당헌·당규에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우택 의원은 최고위원 몇몇이 당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해 사퇴하더라도 지도부가 무너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4선의 유력 당권주자 '트리오' 나경원·정우택·주호영 의원은 합의 아닌 협의 등을 통해 당대표의 결단을 보다 존중할 수 있는 제도적 보완을 한 집단지도체제 채택이 필요하다는데 의견을 같이 했다. 나경원 의원은 당직임면 등은 당대표가 최고위원들과의 합의 없이 할 수 있어도 될 것이라고 밝혔고, 주호영 의원도 결정의 중요성 단계별로 필요한 요건을 세분화해 당헌·당규에 규정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정우택 의원은 최고위원 몇몇이 당대표를 끌어내리기 위해 사퇴하더라도 지도부가 무너지지 않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데일리안

반면 심재철 의원은 현행 단일지도체제를 유지할 것을 주장했다.

심 의원은 이날 통화에서 "지도체제는 지금 상태로 가는 게 낫다"며 "당대표가 되겠다고 나갔다가 1등이 안 되더라도 2등·3등을 해도 좋고 5등 안에만 들면 지도부에 들어갈 수 있으니, 사라져야 할 인물들이 지도부에 다시 등장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단일지도체제의 단점인 이른바 '마이너리그' 문제와 관련해서는 "그런 문제가 있긴 하지만, 사라져야 할 인물들이 다시 전면에 나서면 어떻게 하느냐"며 "두 가지의 장단점을 비교해봤을 때, 그래도 그대로 단일지도체제로 하는 게 낫겠다"고 강조했다.

김진태 의원은 지도체제에 대한 호불호는 없다면서도, 당원이 아닌 사람이 왈가왈부할 게 아니라 전국위원회 등 당의 공(公)조직을 통해 당원의 총의를 반드시 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은 "단일지도체제는 '마이너리그' 문제가 있고, 집단지도체제는 '봉숭아학당' 문제가 있다"며 "아무 쪽이든 장단점이 있으니 상관 없지만, 조강특위 위원이 결정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일침을 가했다.

나아가 "아직 당에 들어오지도 않은 사람의 의견을 비중있게 다룬다거나, 조강특위에서 마음대로 한다거나 하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다"며 "의원총회로도 충분치 않고 전국위원회 같은 당 조직들이 많이 있는데, (몇몇 사람이) 다 정해놓고 추인만 하라고 하면 당의 주인인 당원들이 서운함을 느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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