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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염정아 "연기할 때 온전히 '염정아'가 돼요"


입력 2018.10.29 09:05 수정 2018.10.31 09:26        부수정 기자

영화 '완벽한 타인'서 주부 수현 역

"신선하고 독특한 이야기에 끌려"

배우 염정아는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주부 수현 역을 맡았다.ⓒ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염정아는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주부 수현 역을 맡았다.ⓒ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완벽한 타인'서 주부 수현 역
"신선하고 독특한 이야기에 끌려"


"일하는 요즘 정말 행복해요."

배우 염정아(46)가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워킹맘'인 그는 최근 연이어 작품 활동을 하며 다채로운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이번엔 평범한 주부 역할이다.

그가 주연한 '완벽한 타인'(감독 이재규)은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휴대폰을 올려놓고 모든 걸 공유하는 게임을 시작하면서 서로의 비밀이 밝혀진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내 휴대폰이 옆 사람에게 공개된다면?'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나간다. 관계에 대한 진중한 메시지를 더한 것도 미덕이다.

염정아는 극 중 변호사 태수(유해진)의 아내 수현 역을 맡았다.

26일 서울 삼청동 한 카페서 만난 염정아는 "시나리오가 정말 독특했고, 신선했다"며 "수현 역은 시나리오를 봤을 때 밋밋했지만, 영화로 봤을 땐 사랑스러웠다"고 전했다. 이어 "각 캐릭터가 살아나는 작품이 또 언제 나올까 싶었다"며 "다양한 영화들이 사랑받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수현 역의 염정아는 태수 역의 유해진과 찰떡 호흡을 자랑한다. 배우는 "내가 상상해도 재밌을 것 같았다"면서 "유해진 씨를 생각하면서 연기를 했기 때문에 정말 편했다, 리액션도 자연스럽게 나왔다"고 했다.

수현은 가부장적인 남편에 아이 셋을 두고 시어머니를 모시고 사는 주부다. "대부분 전업 주부들은 많이 참고 사는 것 같아요. 제 또래 주부들에게서도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이고요. 수현이는 SNS를 통해 스트레스를 해소했을 거예요. 우리네 엄마들이 공감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답니다."

캐릭터의 독특한 행동에 대해선 "소심한 일탈"이라며 "얼마나 답답했으면 그랬겠냐"고 짚었다.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주부 수현 역을 맡은 염정아는 "요재 좋은 작품을 만나게 돼 행복하다"고 했다.ⓒ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주부 수현 역을 맡은 염정아는 "요재 좋은 작품을 만나게 돼 행복하다"고 했다.ⓒ롯데엔터테인먼트

2006년 12월 결혼한 그는 슬하에 1남 1녀를 둔 '워킹맘'이다. 배우 역시 결혼 후 답답함을 느낀 적 있다. 정말 바쁜데, 날 위해서 하는 게 없었다. 그래서 요즘 일하는 게 행복하다. 입이 찢어지게 웃는단다. "너무 반복된 생활을 하니까 나 '염정아'로서 호흡할 수 있는 시간을 갖고 싶었습니다. 일할 때 온전히 '염정아'가 되는 듯해요. 전업주부들의 힘든 점을 공감합니다."

영화엔 염정아 외에 이서진, 조진웅, 유해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 등이 출연했다. 7명의 배우가 매일 세트에 모여 한 달 동안 촬영했다. 매일 저녁을 먹는 시간을 가진 터라 친해질 수밖에 없었고, 촬영 분위기도 좋았다. 배우들과 이렇게 빨리 친해진 경우는 처음이란다. "이서진 씨는 깜짝 놀랄 정도로 가식 없는 사람이에요. 반듯하면서 츤데레이기도 하고요. 유해진 씨는 워낙 친했는데 작품을 하면서 더 매력을 느꼈어요. 진웅 씨는 귀엽고, 지수 씨와는 동갑내기라서 잘 지냈습니다."

영화는 연극과도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자칫 지루할 수 있는 이야기는 배우들이 꼼꼼하게 채웠다. 배우는 "식탁에 딱 앉는 순간 동료들이 다 채웠다"며 "시나리오보다 영화가 더 재밌었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남편의 반응을 묻자 "고생했다고 격려해줬다"며 "서로 휴대폰을 보는 편은 아니다"고 웃었다. "전 남편에게 잘 맞추는 편이랍니다. 서로 말도 조심하려고 하고, 선을 넘지 않으려고 하죠."

수현은 극 중 예진과 친한 척하지만 뒤에서 험담을 하기도 한다. 그는 "실제 생활에서는 그렇지 않다"며 "여배우들끼리 같이 할 기회도 없을뿐더러, 실제 만나보면 다 좋은 사람이다"고 했다.

이재규 감독과 호흡을 묻자 "감독님은 젠틀한 신사"라며 "내가 편하게 놀 수 있게 판을 만들어 주셨다"고 고마움을 드러냈다.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주부 수현 역을 맡은 염정아는 "평범한 주부 캐릭터라 많은 공감을 자아낼 것"이라고 했다.ⓒ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주부 수현 역을 맡은 염정아는 "평범한 주부 캐릭터라 많은 공감을 자아낼 것"이라고 했다.ⓒ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속 설정처럼 가까운 사이끼리 비밀이 까발려진다면 어떨까. "끝까지 모를 수 있다면 모르는 게 편하다고 생각해요. 근데 꼭 알게 되잖아요. 하하."

지난 1991년 제35회 미스코리아 선으로 연예계에 입문한 염정아는 1991년 MBC 드라마 '우리들의 천국'으로 데뷔한 염정아는 '모델'(1997), '야망의 전설'(1998), '장화, 홍련'(2003), '범죄의 재구성'(2004), '여선생 VS 여제자'(2004), '소년, 천국에 가다'(2005), '로열 패밀리'(2011), '내 사랑 나비부인'(2012), '네 이웃의 아내'(2013), '카트'(2014), '마녀보감'(2016), '장산범'(2017)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해 개성 강한 연기를 보여줬다.

특히 예전엔 차도녀 역할을 많이 해왔지만, 최근 들어 인간적인 면모가 돋보이는 캐릭터도 한다. 염정아는 11월 방송되는 JTBC 새 드라마 'SKY 캐슬'의 주연으로 나선다. 또 '미성년', '뺑반'의 개봉도 앞두고 있다.

캐릭터를 위해 짧은 헤어스타일로 변신한 그는 "한동안 할 만한 여성 캐릭터가 나오는 작품이 없었다"며 "요새 좋은 작품을 만났고, 앞으로도 이런 작품이 많았으면 한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센 캐릭터를 많이 해봐서 아쉬움은 없어요. 주부 역할이 많이 들어오는데 편하기도 합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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