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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조원이냐, 그 이상이냐" 미뤄진 적격비용 산정에 카드업계 '노심초사'


입력 2018.10.26 06:00 수정 2018.10.26 06:56        배근미 기자

25일 당국·협회·카드사 임원 참석한 가운데 적격비용 회의 개최…결론 못내

업계 "여력도 없는데 어느 선까지 확대되나…예측도 쉽지 않아" 막막함 호소

카드수수료 인하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간 막판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적용될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정과 관련해 발표 막바지에 이른 현재까지도 비용 산정 원칙조차 확정하지 못하면서 수수료 인하에 따른 타격이 1조원 선으로 추산된 카드업계의 불안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카드수수료 인하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간 막판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적용될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정과 관련해 발표 막바지에 이른 현재까지도 비용 산정 원칙조차 확정하지 못하면서 수수료 인하에 따른 타격이 1조원 선으로 추산된 카드업계의 불안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게티이미지뱅크

카드수수료 인하를 둘러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 간 막판 진통이 계속되고 있다. 당장 내년부터 적용될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정과 관련해 발표 막바지에 이른 현재까지도 비용 산정 원칙조차 확정하지 못하면서 수수료 인하에 따른 타격이 1조원 선으로 추산된 카드업계의 불안감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26일 금융당국과 카드업계에 따르면 전날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여신금융협회, 카드사 임원 등이 참석한 가운데 내년도 카드 가맹점 수수료 재산정을 위한 '카드수수료 원가(적격비용) 산정 TF회의'를 개최했으나 사실상 아무런 결론도 내지 못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관계자는 "이번 회의에서는 금액과 관련한 내용은 한 마디도 나오지 않았다"면서 "다만 당국에서는 (수수료 인하를 위한)카드사 마케팅 비용에 대한 구조 개선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입장이고 업계는 그에 따른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언급했다"고 전했다.

실제로 이날 회의에서는 적격비용 산정을 위한 구체적 수치가 제시될 것으로 전망됐으나 그간의 적격비용 산정작업 경과와 수수료 인하에 따른 업계 애로사항 등이 언급된 데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예상됐던 적격비용 산정에 대한 실무 논의가 마무리되지 않으면서 이르면 다음 주 발표될 예정이었던 정부의 카드 수수료 인하 방안 역시 일러야 11월 중순으로 늦춰지게 됐다.

또다른 참석자는 “카드사의 수수료 인하여력이 얼마인지 전체적인 모수가 나와야 하는데 아직 그 비용이 결정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현재로써는 원칙적인 합의나 기준이 나와있는 것이 없다보니 여러 시뮬레이션을 통해 나중에 최종 결정하겠다는 정도고,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이견도 있을 수 있는 만큼 정확한 수치가 나오면 다시 한번 이야기를 하는 자리가 마련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카드 수수료율은 지난 2012년 여신금융전문법 개정을 통해 마련한 산정원칙에 따라 금융당국 주도로 조달금리와 운영·관리비, 마케팅비 등 카드결제에 수반되는 적정원가를 3년마다 조정하고 있다. 아직 수치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당국은 카드업계가 마케팅 비용 감소 시 가맹점 수수료율 원가를 0.23∼0.25%p까지 낮출 여력이 있다고 보고 있는 반면, 카드업계는 인하 마지노선을 0.14%p 안팎이라고 맞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카드수수료 적격비용 산정 논의가 계속되면서 카드업계는 답답함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금융위가 앞서 내놓은 수수료 인하 방안에 따른 수익 감소분만 하더라도 최소 7000억원 수준인 상태에서 이번 적격비용 산정에 따른 부분까지 포함할 경우 카드업계 실적에 미칠 타격은 1조원 혹은 그 이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지만 이 역시 구체적인 당국 발표가 나와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그동안 적격비용 산정 TF에는 (업계를 대표해) 여신협회만 들어갔는데 (적격비용 산정 부분에 대해서는) 당국이나 협회에서도 (가타부타) 말이 없다“며 "현재 산정된 1조원은 지난해 하반기와 올 상반기 금융당국이 발표한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 부분을 기반영한 것인데 이조차도 우리가 생각한 부분이 맞는지 여부조차 알 수가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카드사들이 처음 참석한 이번 미팅인데 일방적으로 발표할 적격비용 산정과 카드 수수료 인하 대책에 앞서 명분쌓기 아닌가 하는 우려까지 든다”고 토로했다.

또 당장 '1조원'만 하더라도 지난해 8개 카드사의 수수료 수익 11조6784억원의 8.6%에 해당하고, 올해 8개사 당기순이익을 1조6000억원으로 예상했을 경우 절반 이상에 달하는 금액이다. 적격비용 재산정 작업을 맡은 삼일회계법인 역시 앞서 중간보고를 통해 카드 수수료 인하폭 적정선을 0.14~0.17%p 수준으로 발표하며 추가 수수료 인하가 쉽지 않다는 의견을 내비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카드업계는 현 당국과의 논의 뿐 아니라 당정협의 과정에서 이른바 '수수료 제로'를 주장하는 정치권의 추가 인하 압박에 대해서도 적지 않은 우려를 표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15년 적격비용 산정을 통한 카드 수수료 조정 당시 당정협의 과정에서 수수료 인하 폭이 확대된 바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말로는 카드 수수료 재조정이라고 하나 사실상 수수료 인하로 귀결된 상황에서 감당할 수 있는 선에서 논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업계 여력과 관계없이 무리한 요구에 나서는 외부 압박이 걱정"이라며 "이로 이해 수수룔 인하 폭이 확대될 경우 최대 2조원까지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말도 나오고 있어 걱정이 크다"고 말했다.

배근미 기자 (athena350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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