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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유해진 "혼자 살 자신 없어, 멋있게 나이들고 싶어"


입력 2018.10.30 09:14 수정 2018.11.01 09:07        부수정 기자

'완벽한 타인'서 변호사 태수 역

"출연하기 참 잘한 영화"

배우 유해진은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변호사 태수 역을 맡았다.ⓒ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 유해진은 영화 '완벽한 타인'에서 변호사 태수 역을 맡았다.ⓒ롯데엔터테인먼트

'완벽한 타인'서 변호사 태수 역
"출연하기 참 잘한 영화"


"느낌표, 쉼표, 물음표가 있는 영화예요."

배우 유해진(48)이 자신 있게 얘기했다. 언론의 호평을 얻은 영화 '완벽한 타인'을 두고 하는 말이다.

'완벽한 타인'은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이 휴대폰을 올려놓고 모든 걸 공유하는 게임을 시작하면서 서로의 비밀이 밝혀진다는 내용이다. 영화는 '내 휴대폰이 옆 사람에게 공개된다면?'이라는 기발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이야기를 흥미롭게 이끌어나간다. 관계에 대한 진중한 메시지를 더한 것도 미덕이다.

유해진은 극 중 변호사 태수 역을 맡았다.

25일 서울 삼청동에서 만난 유해진은 "영화를 보고 나서 참여하기 잘했다고 다시 한번 생각했다"며 "무언가 생각해볼 만한 부분도 느껴졌다""고 전했다.

인터뷰 초반 이재규 감독은 유해진에게 소곤소곤 귀엣말을 했다. 이후 웃음을 터뜨린 배우에게 무슨 말이냐고 묻자 지방 시사 반응이 좋았단다.

이재규 감독과 호흡을 묻자 "인간적인 면이 있는 분"이라며 "촬영이 다 끝난 후 '고생했다'고 문자를 보냈는데 감독님이 우셨다. 마음이 갈 수밖에 없는 감독님"이라고 말했다.

영화는 모두가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를 담았다. 인물 하나하나의 사연이 있기 때문에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배우는 연기를 쉬지 않고 해야 했다. 한정된 공간이 줄 수 있는 지루함을 덜어내기 위해서다.

유해진이 맡은 태수는 우리 주변에서 볼 수 있는 꼰대 같은 남자다. 태수는 수현을 대놓고 무시하기도 하고, 쌀쌀맞게 대하기도 한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부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어요. 그래야 관객들이 쉽게 공감할 수 있거든요. '꼰대' 같은 인물이긴 한데 아내를 챙기려고 하는 모습이 있어서 조금은 매력적이죠."

영화 '완벽한 타인'에 출연한 배우 유해진은 "느낌표, 물음표, 쉼표가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완벽한 타인'에 출연한 배우 유해진은 "느낌표, 물음표, 쉼표가 있는 작품"이라고 했다.ⓒ롯데엔터테인먼트

배우는 태수를 한 가지 색깔로 규정하기 힘든 캐릭터라고 정의했다. 아내한테는 잘 하지 않지만, 친구를 지켜주려는 면모도 있는 남자란다. "수현 역을 맡은 염정아 씨가 캐릭터에 잘 어울리는 모습을 보여줬어요. 주부의 노하우도 매끄럽게 연기해준 덕에 실감 나는 부부가 탄생했어요. 염정아 씨에게 정말 고맙죠."

변호사 역할은 '소수의견'(2013)에 이어 두 번째다. 태수가 날이 선 사람이라는 걸 보여주는 직업이란다.

영화엔 유해진 외에 이서진, 조진웅, 염정아, 김지수, 송하윤, 윤경호 등이 출연했다. 7명의 배우가 매일 세트에 모여 한 달 동안 촬영했다. 매일 저녁을 먹는 시간을 가진 터라 친해질 수밖에 없었고, 촬영 분위기도 좋았다. "겨울이 그립습니다. 맛있는 것도 많이 먹었고요."

영화는 연극과도 같은 방식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배우는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만들기 위해 다양한 상황과 애드리브를 만들어내기도 했다. 원래는 연하 설정이었던 다른 캐릭터의 설정을 연상으로 바꾸었다.

또 원작인 외국 작품이라 상황 하나하나를 한국적으로 묘사하려고 노력했다. 휴대폰 게임을 계속해야만 하는 장치도 짜임새 있게 만들었다. "새로운 것을 창조해내는 작업이었죠. 감독님과 작가님이 매끈하게 영화를 만들어주셨습니다."

영화 속 휴대폰 게임과 관련해선 "아무리 친한 사이라도 적당한 거리가 있는 게 좋다"며 "연인끼리 하기엔 좀 그렇다. 휴대폰 안에는 작은 오해가 많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영화 '완벽한 타인'에 출연한 배우 유해진은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 '완벽한 타인'에 출연한 배우 유해진은 "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게 나이 들어가고 싶다"고 했다.ⓒ롯데엔터테인먼트

이서진은 유해진에게 배울 점을 유머와 재치를 꼽았다. 그는 "이서진은 쿨하고, 젠틀하고 인간적인 면모가 있다"며 "허세도 없고 현실적인 사람이다"고 평가했다.

조진웅에 대해선 "말을 참 잘하는 배우"라며 "심심할 수 있는 대사도 조진웅의 입을 거치면 살아난다"고 칭찬했다.

1997년 영화 '블랙잭'으로 데뷔한 그는 '공공의 적2'(2005), '국경의 남쪽'(2006), '타짜'(2006), '이장과 군수'(2007), '해적: 바다로 간 산적'(2014), '소수의견'(2015) '극비수사'(2015), '베테랑'(2015), '그놈이다'(2015), '럭키'(2016),

'공조'(2017), '택시운전사'(2017), '1987'(2017), '레슬러'(2017) 등 다양한 작품에 출연했다. 특히 그는 tvN '삼시세끼'를 통해서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

예능 속 '참바다' 유해진을 그리워하는 대중도 많다. 그는 "나도 그립다"며 "나한테도 '삼시세끼'는 그리운 프로그램이다. 오락보다는 좋은 프로그램을 마친 기분이 든다"고 했다.

이서진은 이 영화를 찍고 결혼 생각이 더 없어졌다고 밝혔다. 배우의 생각이 궁금해졌다. "전 혼자 살 자신이 없어요. 나이가 먹으면 혼자 잘 살 수 있을까 고민합니다."

유해진이 꿈꾸는 배우란 무엇일까. "나이를 먹어가는 모습이 영화에 담기는 듯해요. 꼰대가 되어선 안 되는데...'배우'라는 타이틀이 어색하지 않게 나이 들어가고 싶어요."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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