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얕봤던 중견사들 정비사업서 '두각'…대형사들은 주춤


입력 2018.10.25 06:00 수정 2018.10.25 07:56        권이상 기자

수도권과 지방 사업지 대부분 중견사들이 휩쓸어

대형사들 수주실적 지난해와 비교해 반토막, 중견사 서울 입성 활발해질 것

최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 수도권, 지방 정비사업 대부분을 중견사들이 휩쓸고 있다. 사진은 재개발 중인 한 아파트 전경.(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 수도권, 지방 정비사업 대부분을 중견사들이 휩쓸고 있다. 사진은 재개발 중인 한 아파트 전경.(자료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비사업 업계에서 약자로만 평가 받았던 중견 건설사들이 대형사를 앞지르고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최근 수도권과 지방에서 개최한 시공사 선정 총회에서 중견사들이 잇따라 수주고를 올리고 있다.

이는 대형사들이 예년에 비해 저조한 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대조적인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정비사업 수주에 공을 들인 중견사들이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한 것으로, 공공택지 확보에 어려움을 느낀 중견사들이 본격적으로 불황타개에 나선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다만 중견사들이 수주한 정비사업이 수익성이 크지 않은 지방 사업이 많고, 시공사 선정 후에도 사업에 진척을 내는 곳이 많지 않은 점은 여전히 풀어야할 숙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25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최근 시공사 선정 총회를 개최한 수도권, 지방 정비사업 대부분을 중견사들이 휩쓸고 있다.

지난해만해도 정비사업 업계는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잔치로 풍성했다. 그런데 올 1월부터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가 적용되고 재건축 시장에 각종 정뷰 규제가 더해지면서 수주 물량이 급격히 줄었다.

특히 서울·수도권을 주무대로 삼던 대형사들에게는 직접적인 타격이 더해졌다. 정부가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수주 비리 수사를 강화하면서 과열 양상을 보이던 수주 경쟁도 한풀 꺾였다. 게다가 연말까지 남은 대어급 사업지도 많지 않은 상황이다.

이런 틈을 타고 중견사들이 약진하기 시작했다.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견사들은 최근 몇 년동안 지방을 중심으로 공을 들였다.

정부가 사실상 공공택지지구 지정을 중단하면서 주택사업의 기회가 줄어들자, 일감을 확보하기 위해 정비사업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실제 한신공영은 지난 19일 대구 평리1재정비촉진구역 재개발 사업의 시공사로 낙점됐다. 이곳은 공사규모가 1342억원에 달하는 사업지로, 대구 지역에서 업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은 곳이다.

이번 수주로 한신공영은 올해에만 정비사업 3곳을 따내는데 성공했다. 한신공영은 인천 간석 성락아파트구역 재개발, 경기도 안양 비산1동주민센터주변지구 재개발 사업지의 시공권을 확보했다.

앞서 15일에는 SM경남기업이 경기도 파주 금촌2동2지구 재개발을 수주하며 눈길을 끌었다. 이 곳은 지난 2016년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으로 지정된 이후 시공사 선정 해지 등으로 사업이 답보상태에 빠졌다.

이 사업은 SM경남기업이 시공사로 선정되면서 사업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종결 이후 첫 정비사업 수주로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코오롱글로벌 역시 최근 서울에서 정비사업을 따내며 중견사 가운데 최강자로 등극하고 있다. 코오롱글로벌은 지난 10일 예정공사비 4378억원 규모의 서울 종로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의 시공권을 수주했다.

코오롱글로벌은 세운4구역 도시환경정비사업을 연내 관리처분인가를 받은 후, 2019년 철거공사에 돌입해 2020년 5월 문화재 발굴 개시, 2021년 5월 착공을 목표로 사업을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이와 함께 중견사들은 지방광역시에 위치한 정비사업을 두고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올해 부산 대어로 떠오른 대연3구역 재건축 시공권 두고 한화건설, KCC건설, 동원개발이 3파전 벌이고 있다.

조합은 다음달 13일 시공사 선정총회를 열고 대연3구역에 입찰한 건설사 3곳 중 최종 시공자를 확정지을 계획이다.

이와 달리 지난해 기록적인 수주고를 올렸던 대형사들은 올해 정비사업 수주에 주춤한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대림산업(1조5000여억원)과 포스코건설(1조1700여억원), 롯데건설(1조여억원)이 올해 1조원이 넘는 수주고를 올린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정비사업 최강자로 평가 받는 GS건설, 현대건설은 모두 지난해 비해 3분의 1 정도의 수준에 머물고 있다. GS건설이 올해 9187억원, 현대건설이 6815억원, 대우건설이 5295억원대를 수주했다.

업계에서는 대형사들이 서울과 일부 광역지방에 치중해 오히려 지방에서는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대형사의 경우 수익성이 높지 않은 사업지는 외면하며 수주활동에 적극적이지 않아 포트폴리오를 수정할 필요가 있다”며 “이런 추세라면 실적을 쌓아올린 중견사들이 저렴한 분양가와 새 브랜드를 앞세어 서울·수도권까지 영역을 넓히는 것은 시간문제다”고 전했다.

권이상 기자 (kwonsg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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