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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투자 구분하라면서 본인은 다운계약서"…조명래 청문회, '도덕성' 난타전


입력 2018.10.23 16:46 수정 2018.10.23 16:55        조현의 기자

청문회, 자료제출 미비로 한때 파행 후 재개

野 "전형적인 문재인 정부 인사 검증 부적격자"

청문회, 자료제출 미비로 한때 파행 후 재개
野 "전형적인 문재인 정부 인사 검증 부적격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료제출 문제로 여야의 공방 끝에 정회가 선포되자 청문회장을 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자료제출 문제로 여야의 공방 끝에 정회가 선포되자 청문회장을 떠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23일 자료제출 미비로 한때 파행했다가 재개했다. 야당은 조 후보자의 강남 8학군 진학을 위한 위장전입, 차남의 증여세 고의 지연 납부 등 각종 의혹과 함께 정치적 편향성을 집중 공격하면서 관련 자료를 제출할 것을 거듭 요구했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이날 오전 10시께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시작했지만 야당이 조 후보자의 제대로 된 자료제출 없이 청문회를 진행할 수 없다고 반발하면서 개회 25분 만에 정회했다. 이례적으로 청문회가 시작하기도 전에 정회한 것으로, 조 후보자는 후보자 선서도 하지 못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학용 위원장은 "후보자 측에서 불리한 자료 요구에 대해서는 미제출은 물론이고 해명 요구하는 문의에도 응하지 않고 버티기로 일관하고 있다"며 "자료가 제출되지 않은 상태에서 청문회를 계속 진행하는 것은 국회의원 양심을 걸고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여당은 이에 대해 간사 간 협의도 없이 위원장이 직접 정회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반발했다. 여당 간사인 한정애 민주당 의원은 "청문회는 청문회대로 진행하면서 자료 요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으며, 여당 의원들 사이에서 "자료제출 미비로 청문회가 시작도 안 하는 경우는 처음" "후보자가 입을 떼기도 전에 정회부터 하는 사례는 보기 힘들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터져 나왔다.

조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는 이날 오후 2시 10분께 재개했지만 자료 제출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신경전은 이어졌다.

김 위원장은 조 후보자의 모두발언 직후 "후보자의 불성실한 자료제출로 인해 위원회 운영에 막대한 차질을 빚고 있다"며 "증인 참고인 심문 전까지 자료를 제출하지 않으면 위원장으로서 특단의 결정을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조명래 환경부 장관 후보자가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해 물을 마시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만2세 손주 1800만원대 예금 출처?"…"제가 준 차비 모은 것"

야당 의원들은 특히 조 후보자의 도덕성과 정치적 편향성을 도마에 올렸다.

임이자 한국당 의원은 "후보자는 전형적인 '폴리페서'(현실 정치에 적극 참여하는 교수)"라며 "보수정당에서 하는 건 사사건건 시비 거는 등 '내가 하는 건 정의고 보수당이 하는 건 악이다'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쏘아붙였다.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저는 정치보다 정책을 본다"면서 "(일각에서) 저를 진보적인 인사라고 하지만 진보정부 때도 여러 가지 정책을 비판한 바 있다"고 반박했다.

강효상 한국당 의원은 조 후보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린 한반도 비핵화, 한미 FTA 관련 발언을 언급하며 "조 후보자의 정치적 편향성을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조 후보자가 자신의 SNS에 '비핵화 전제 없이 남북 대화가 불가능한 것은 보수야당의 어리석고 비현실적인 주장'이라고 작성한 데 대해 강 의원은 "조 후보자가 진보좌파 정치세력의 공격대 역할을 하는 것 같다"고 비아냥거렸다.

강 의원은 '정부출연연구기관 등의 설립 운영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들며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행위와 정치적 중립을 해치는 행위에 모두 해당된다"고 주장했다.

조 후보자가 2012년 '종북세력보다 각하(이명박 당시 대통령)가 더 문제다'라고 언급한 데 대해선 "교수 직함을 가진 사람이 일국의 대통령을 종북세력보다 더 문제라는 발언을 했다"며 "철이 없는 것인지 균형감각이 없는 것인지 판단이 안 선다"고 비난했다.

조 후보자는 이에 대해 "SNS에서 과도한 표현이라든가 편향적인 글을 쓴 것 같다"며 "공직자 후보 입장에서 균형감 없이 글을 쓴 것 같아 죄송하다. 앞으로 이런 글을 쓸 때 훨씬 더 중립적이고 사려 깊은 내용을 갖추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또 조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 목적으로 장남 명의로 서울 지역 아파트를 매매했다는 의혹도 제기했다. 2004년 당시 영국 유학 중이던 조 후보자의 장남은 강서구 가양동 강변아파트 1채를 본인 명의로 구입한 후 1년 후인 2005년 3월에 다시 판 것으로 나타났다.

임이자 한국당 의원이 "당시 장남의 소득이 120만원인데 어떻게 아파트를 구입했느냐"고 질의하자 조 후보자는 "아들이 돌 때부터 모은 1000만원과 아내로부터 빌린 2000만원으로 구입했다"고 답변했다.

김 위원장은 "당시 (해당 아파트의 실거래가가) 1억 5000만원 정도인 걸로 알고 있다"면서 "아들이 나머지 (주택 구입) 자금은 어떻게 마련했느지에 대한 자료를 제출해달라"고 요구했다.

이장우 한국당 의원이 "장남이 가양동 아파트를 구입한 후 실제로 거주했느냐"고 묻자 조 후보자는 "전세가 끼인 아파트라 거주하지 못했다"고 답변했다. 이 의원은 이에 "앞뒤가 맞지 않는 말"이라며 "살 집을 전세를 끼고 사느냐. 제가 볼 땐 후보자가 부동산 투기를 위해 장남 명의로 산 것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했다.

부동산 다운계약서 작성과 관련해선 "조 후보자가 과거 언론 인터뷰에서 청문회 단골 소재가 부동산 의혹이라고 꼬집으면서 투기와 투자를 구분하지 못한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은 서슴없이 그런 일(다운계약서 작성)을 했다"며 "반성이 아닌 후보자 사퇴를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남 증여세 고의 지연 납부에 대해선 조 후보자가 "증여세 대상이란 것을 몰랐다"고 해명하자 이 의원은 "부동산 교수가 세법을 모른다는 것은 면피"라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또 조 후보자의 만2세 손주의 1830만원 가량의 정기예금 출처를 문제 삼았다. 조 후보자가 "손주에게 차비로 준 돈"이라고 하자 이 의원은 "두살짜리에게 차비를 이렇게 많이 주느냐. 두살짜리가 차비를 할 일이 뭐가 있느냐"고 비아냥거렸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문재인 정부 인사 검증 기준에 세금탈루, 불법적 재산증식, 위장전입이 포함돼 있는데 후보자는 전형적으로 이에 해당한다"며 "도덕적 결함이 많은 후보"라고 비판했다.

조현의 기자 (honeyc@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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