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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인터뷰] 수현 "해외 진출, 꿈꾼다면 대범하게 도전하세요"


입력 2018.10.26 09:24 수정 2018.10.29 09:06        부수정 기자

'신비한 동물사전2' 내기니 역

"아시아 배우로서 책임감 느껴"

'신비한 동물사전2'에 출연한 수현은 후배들에게 "해외 진출의 뜻이 있다면 대범하게 도전하라"고 주문했다.ⓒ문화창고 '신비한 동물사전2'에 출연한 수현은 후배들에게 "해외 진출의 뜻이 있다면 대범하게 도전하라"고 주문했다.ⓒ문화창고

'신비한 동물사전2' 내기니 역
"아시아 배우로서 책임감 느껴"


"뜻이 있다면 용기를 내고, 대범하게 도전하세요."

영화 '신비한 동물들과 그린델왈드의 범죄'(이하 '신비한 동물사전2') 개봉 전 만난 배우 수현(33·김수현)에게 해외 진출을 꿈꾸는 배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이같은 대답을 들려줬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에 캐스팅되며 마블 신데렐라로 떠오른 배우 수현이 '신비한 동물사전2'로 돌아왔다.

수현은 2005년 한중 슈퍼모델 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뒤 '게임의 여왕'(2006), '도망자 플랜비'(2010), '브레인'(2011), '7급 공무원'(2013) 등에 출연해 필모그래피를 차근차근 쌓아왔다. 그러다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2'(2015)에 캐스팅되며 스타덤에 올랐다. 이후 '마르크 폴로 시즌2'(2016), '다크타워: 희망의 탑'(2017)에 출연하며 해외에서 활동했다.

11월 14일 개봉하는 '신비한 동물사전2'는 파리를 배경으로 전 세계의 미래가 걸린 마법 대결을 그린 작품. 전작에 이어 데이비드 예이츠가 연출을, 해리포터 시리즈의 J.K롤링이 각본을 맡았다.

이 작품은 수현이 출연해 화제와 함께 논란이 됐다. 수현이 맡은 역은 해리포터 시리즈에 등장한 악의 화신 볼드모트의 애완뱀 '내기니'. 수현은 피의 저주를 받아 뱀으로 변하는 여성 서커스 단원으로 설정됐다.

하지만 볼드모트에게 철저히 이용당하면서도 순종적인 내기니 역에 수현을 발탁한 건 아시아 여성을 순종적인 백인 남성의 소유물로 그려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다. 영화 속에서 수현이 어떤 캐릭터로 그려질지 관심이 쏠린다.

최근 서울 용산 CGV에서 만난 수현은 "외국에서 활동하면서 아시아 배우로서 책임을 갖고 작품을 선택하는 편이라 전혀 예상하지 못한 논란이었다"고 털어놨다.

배우 수현은 '신비한 동물사전2'에서 내기니 역을 맡았다.ⓒ워너브러더스코리아 배우 수현은 '신비한 동물사전2'에서 내기니 역을 맡았다.ⓒ워너브러더스코리아

세계관이 흔들린 것 아니냐는 비판에 대해선 "내기니는 반전의 캐릭터이자 '해리포터' 팬들이 좋아할 만한 역할"이라며 "내기니는 애완동물이라는 느낌보다는 강력한 힘을 가진 매개체라고 해석했다"고 강조했다. 내기니의 어원에 대해선 자세히 모르지만 작가가 충분히 연구했을 거라 믿는단다.

캐스팅 과정에선 어떤 캐릭터인지 모르고 참여했다. '어벤져스'보다 보안이 더 복잡했고, 철저했다. 영국에 가서 감독님을 뵙고, 배우와 호흡했을 때 내기니가 배역인 걸 알았다. 사연이 많고, 여성미도 있고 상처받은 여린 영혼 같은 느낌에 매력을 느꼈다. 이 인물이 선을 표현하는지, 악을 드러나는지 궁금하기도 했다.

수현은 "앞으로 내기니의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하다"며 "아시아 배우로서 주변의 염려에 대해 놓치지 않아야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해리포터'의 팬인 그는 오디션을 본 뒤 꼭 출연하고 싶어 했다. 스크린 오디션을 한 후 연락을 받고 영국에 간 뒤 오디션에 합격했다는 걸 확신했다. "스튜디오 투어를 했는데 세트가 어마어마했어요. 해리 포터의 긴 역사가 깃든 곳 옆에서 촬영했다는 것만으로도 뿌듯했습니다."

캐릭터를 연기하기 위해 무브먼트 코치와 함께 '뱀의 움직임'을 연구했다. 처음 오디션 볼 때부터 뱀으로 변신하라는 주문이 있었다. 그는 "제 본능에 맡겨 연기한 게 처음이라 재밌었다"고 했다. 뱀을 연기하려면 자신을 믿고, 스스로 부끄러워하지 말아야 한단다.

'신비한 동물사전2'에 출연한 수현은 "아시아 배우로서 책임감을 갖고 연기한다"고 강조했다.ⓒ문화창고 '신비한 동물사전2'에 출연한 수현은 "아시아 배우로서 책임감을 갖고 연기한다"고 강조했다.ⓒ문화창고

불어도 공부한 그는 "언어 욕심이 있었고, 불어도 배우고 싶었다"며 "사운드 감독님이 프랑스 출신이라 신경 썼다"고 했다.

크레덴스 베어본 역을 맡은 에즈라 밀러와 호흡을 묻자 "저도 그런 사람을 처음 봤다"고 웃었다. "끼와 재능이 많은 친구예요. 감독님이 저희 두 사람이 친해져야 한다길래 서로 노력했죠. 자유롭게 활동하는 배우랍니다."

속편에 대해 묻자 "비밀"이라고 했다. "모든 배우가 전체 이야기를 모르고 촬영해요. 비밀이거든요."

캐릭터, 이야기에 대한 보안이 워낙 철저하다 보니 배우로서는 고민이 있었다. '내가 잘하고 있는 건가' 스스로 고민하기도 했다.

해외와 국내 활동의 차이점에 대해선 "제작 시스템과 시각 효과 기술이 가장 큰 차이가 난다"고 짚었다.

수현은 '어벤져스' 이후 해외 활동에서 국내 팬들엑에 주목받을 만한 작품을 내놓지 못했다. 그는 "작품 규모와 상관없이 다양한 작품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해외에선 수현 외에 아시아계 배우들이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배우는 "아시아계 배우들이 뭉쳐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배두나 선배와 우연히 만나 활동하면서 힘들었던 부분을 공유했다"고 했다. "처음엔 많이 울기도 했고, 당장 한국 간다고 한 적도 있어요. 아시아계 배우들에 대한 오해도 있고요. 지금은 성장한 것 같아요. 독립적인 사람이 됐달까요? 자기 색이 분명하고 다채로운 외국 배우들을 보며 자극받기도 합니다."

'신비한 동물사전2'에 출연한 수현은 "내기니 역과 관련한 논란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문화창고 '신비한 동물사전2'에 출연한 수현은 "내기니 역과 관련한 논란은 예상하지 못했다"고 했다.ⓒ문화창고

국내 활동 계획에 대해선 "하고 싶다"고 미소 지었다. 작품 촬영 때문에 외국에 있다 보니 국내 작품 만나기가 힘들단다. 늘 색다른 역할을 꿈꾼다.

한국에 와서 가장 반기는 건 강아지다. "주인 없이 혼자 있는 강아지를 보면 불쌍해요. 한국에 오면 떡볶이 먹고, 친구들도 만납니다."

'어벤져스' 시리즈에서 다시 볼 순 없냐고 묻자 "사람일은 모르는 것"이라며 웃었다.

해외 활동을 두고 "포기하지 않고 잘했다"며 스스로 다독인 그는 "(여러 난관과) 부딪혀 보길 잘했다. 인생이 되게 재밌다고 생각했다"고 웃었다. "커가면서 정체성 혼란을 많이 느꼈어요. 어디에 속해 있는 사람인지 혼란스러웠죠. 해외 활동을 하다 보니 혼란이 좋게 쓰일 수 있는 시대에 태어났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동양인이라고 인식이 안 될 만큼의 역할, 다른 동양인들이 해보지 못한 캐릭터를 꿈꿔요."

마지막으로 해외 진출을 하려는 또래 배우들에게 하고 싶은 말을 물었다. "저도 순간순간 겁나고 두려워요. 오디션 볼 때, 촬영할 때, 촬영 끝난 후 모든 순간에요. 스스로 믿고 담담하게 나아가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계속 시도해야 하고, 거절과 기다림을 개의치 않아야 하죠. 뜻이 있다면 용기를 내서 대범하게 도전해야 합니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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