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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입닫은' 北생화학무기 폐기…유럽이 대신 말해줬다


입력 2018.10.23 01:00 수정 2018.10.22 21:58        이배운 기자

ASEM “대량살상무기 완전 폐기 촉구”

“핵무기만큼 위협적”…남북 화해과정서 관련 언급 ‘無’

제12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EU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제12차 아시아유럽정상회의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한·EU 확대 정상회담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남북 화해·협력 과정에서 일절 거론되지 않았던 생화학무기 등 북한의 ‘대량살상무기’ 폐기 요구가 아시아유럽정상회의(ASEM·아셈)에서 나왔다.

북한 생화학무기에 가장 큰 위협을 받는 대상은 한국이지만 정작 이에 대한 입장은 타국 정상들이 대변하는 모양새다.

아셈 정상들은 지난 19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아셈정상회의를 열고 의장성명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촉구하는 한편 “여타 대량살상무기, 탄도 미사일 및 관련 프로그램과 시설을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으로 폐기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북한이 보유하고 있는 대량살상무기 중 생화학무기는 무차별적이면서도 광범위한 살상력을 지녀 대칭전력 열세를 뒤집을 수 있는 우리 안보의 심대한 위협으로 평가되고 있다.

국방부는 북한이 1980년대부터 화학무기를 생산하기 시작해 현재 2500톤~5000톤의 화학무기를 저장하고 있으며, 다양한 종류의 생물무기 자체생산 능력을 보유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또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는 지난 3월 관련 보고서를 통해 “북한은 11개 시설에서 천연두, 콜레라, 이질 등 13가지 생물무기를 개발하고 18개 시설에서 화학무기를 생산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며 “이는 핵무기보다 더 위협적인 수준”이라고 경고했다.

생화학무기 종류와 피해 ⓒ국방부, 美전략안보프로젝트협회 생화학무기 종류와 피해 ⓒ국방부, 美전략안보프로젝트협회

그러나 앞서 발표된 판문점선언 및 평양공동선언에서는 ‘생화학무기’ 관련 내용이 일절 명시되지 않았고 후속 남북 고위급회담·군사회담에서도 관련된 합의는 없었다. 정부가 북측의 강한 반발을 피하기 위해 의제를 올리는데 눈치를 살피고 있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5월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생화학무기 폐기가 의제로 거론되자 남북 고위급 회담 일방 취소, 실무접촉을 위한 미국 측 연락에 응답을 거절하는 등 강한 반발의 뜻을 표출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비핵화의 구체적 조치 논의가 돌이키기 어려운 수준까지 진행되기 전에 ‘완전한 비핵화’의 조건에 생화학무기 폐기를 포함 시켜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과거 우크라이나는 비핵화 과정에서 ‘협력적 위협감소(CTR)’ 프로그램에 의거해 생화학무기 제거에 응한 바 있다. 리비아 역시 2003년 비핵화 결정을 발표하면서 생화학무기 해체 및 사용금지 조약 준수 의사를 포함시켰다.

권혁철 국민대학교 정치대학원 겸임교수는 “생화학무기는 핵무기와 동일선상에서 폐기해야할 대상이다”며 “생화학무기 문제는 지금은 잠복된 상태지만 핵문제가 해결된 이후에는 가장 핵심적인 안보 위협으로 떠오를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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