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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난 여론' 의식했나…이미지 관리에 20억 쓴 국민연금


입력 2018.10.23 06:00 수정 2018.10.23 09:10        부광우 기자

부정적 인식 전환에 21억8500만원 지출

기금 조기 고갈 우려 현실과 괴리 비판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서만 20억원이 넘는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서만 20억원이 넘는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연합뉴스

국민연금공단이 최근 진행하고 있는 캠페인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서만 20억원이 넘는 돈을 쓴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국민연금이 통상 한 해 동안 광고 홍보로 지출하는 예산 대비 4분의 1에 이른다.

올해 들어 기금운용 성적 추락과 이로 인한 연금 조기 고갈 우려 등으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특별한 정보 전달도 아닌 이미지 개선만을 위해 수십억원의 비용을 쏟아 부은 국민연금의 행보를 두고 비판이 제기된다.

23일 국민연금에 따르면 공단이 올해 11월 말까지 캠페인 광고 송출을 위해 지출한 금액은 21억8500만원으로 집계됐다.

이 같은 비용은 국민연금의 1년 광고비가 보통 80억원 정도라는 점과 비교해 보면 상당한 액수다. 실제로 2013년부터 지난해까지 국민연금의 광고선전비는 연 평균 83억9174억원이었다. 연도별로는 ▲2013년 76억1019만원 ▲2014년 87억9976만원 ▲2015년 85억4718만원 ▲2016년 87억411만원 ▲2017년 82억9748만원 등이었다.

이를 기준으로 보면 국민연금은 최근 일회성으로 시행되는 캠페인을 위해서만 한 해에 쓰는 홍보 예산의 4분의 1 이상을 투입한 셈이다. 국민연금이 올해 캠페인 광고를 대중에 노출시키기 위해 쓴 돈은 최근 5년 동안의 연간 평균 광고선전비 대비 26.0% 수준이다.

국민연금이 올해 내보내고 있는 해당 캠페인 광고의 주 내용은 가입자들의 부정적인 인식을 해소하는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국민연금이 노후 경제생활 대비를 위한 여러 연금보험들 중 가장 적합한 대안이며, 이 때문에 아깝지 않은 돈이라는 주장을 중점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정작 가입자들이 가장 궁금해 하는 향후 예상 연금 수령액 등 정보는 배제돼 있다.

특히 올해 들어 기금운용 수익률이 바닥까지 떨어지면서 국민연금을 둘러싸고 이른바 더 내고 덜 받게 될지 모른다는 염려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진 와중 벌이고 있는 대대적인 이미지 개선 작업은 국민 정서와 거리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국민연금 기금운용 수익률은 올해 5월 0%대로 급락하면서 우려를 자아냈다. 지난해 7.26%였던 연간 수익률과 비교해 눈에 띄게 낮아진 수치다. 마이너스로 떨어진 국내 주식 투자 수익률이 발목을 잡았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지난 8월 국민연금재정추계위원회는 제 4차 국민연금 재정계산 장기재정전망 결과를 내놓으며, 국민연금기금 소진 시기가 2060년에서 2057년으로 3년 앞당겨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소득대체율을 내리거나 보험료 인상, 연금 수급 개시 연령을 늦추는 방안 등을 제안했다.

이런 현실 때문에 이미지 개선 캠페인에 많은 비용을 들이는 국민연금의 모습은 다소 부적절하다는 비난이 나온다. 그럴 예산이 있다면 가입자들을 실질적으로 도울 수 있는 곳부터 신경 써야 한다는 지적이다.

시민사회단체 관계자는 "국민들에게 국민연금이 거의 준조세로 받아들여지는 상황에서 긍정적인 인식을 심기 위한 캠페인은 근본적으로 아무런 문제를 개선하지 못할 여론전에 불과하다"며 "기금운용 수익률 개선과 보험료 지원 확대 등 현실적인 문제 해결에 조금이라도 더 가야 할 예산이 낭비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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