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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향곡선' 대우조선, 리스크는 여전


입력 2018.10.19 10:57 수정 2018.10.19 11:01        조인영 기자

재무개선으로 2년 연속 흑자 전망

2017~2018 저마진 수주 강행으로 리스크 증대

고정비 증가에 따른 내년 구조조정 우려도

흑자 기조를 이어가고 있는 대우조선의 내년도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시장에선 수주 회복과 개선된 재무 상황 등을 근거로 내년 흐름 역시 긍정적일 것으로 본다. 그러나 2017년 수주 저조에 따른 고정비 증가 등은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이 스타토일로부터 수주해 건조한 고정식 해양플랜트 ⓒ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스타토일로부터 수주해 건조한 고정식 해양플랜트 ⓒ대우조선해양
19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흑자 달성이 유력하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5281억원(연결)으로 같은 시기 현대중공업(-2995억원), 삼성중공업(-1483억원)과 비교할 때 월등한 수준이다. 현대와 삼성은 2016년 당시 수주실적이 바닥을 치면서 전체 수주잔량이 줄었고 결과적으로 고정비 상승과 영업적자로 이어졌다.

반면 대우조선은 지난해 대규모 채무조정으로 재무구조가 개선됐고 LNG선 등 고마진 일감이 남은 덕에 수익성이 회복될 수 있었다. 클락슨 기준 9월 말 현재 수주잔량은 대우조선이 578만CGT로 가장 많고, 현대중공업(미포·삼호 제외) 537만CGT, 삼성중공업 446만CGT 순이다.

올해 성적도 나쁘지 않다. 대우조선은 고부가선인 LNG를 중심으로 수주 성적이 회복되면서 9월 말 기준 올해 목표 대비 63%인 46억달러를 달성했다. 현금흐름도 개선돼 올해 상반기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보다 2500억원 적은 3조3000억원으로 줄었다. 대우조선의 올해 매출 추정치는 약 10조원으로, 비슷한 체력인 삼성중공업(5조원)의 2배 수준이다.

여기에 배출가스 규제로 인한 글로벌 해운사들의 발주 기대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기대다. 박무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매출 실적에서 해양비중이 줄어들고 LNG선을 비롯한 선박 건조량이 늘어나면서 선박 건조마진이 개선되고 순차입금은 줄어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내년 수익 감소는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수주 부진이 대표적인 리스크 요인이다. 대우조선의 지난해 신규수주 성적은 30억달러에 그쳤다. 목표(55억달러) 대비 절반 수준이며, 경쟁사들 성적보다 낮다.

ⓒ삼성증권 ⓒ삼성증권
특히 이 때 수주한 일감들이 대부분 저마진 물량이라 수익성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한국신용평가사 관계자는 "2017년 하반기부터 2018년 초 수주한 저마진 공사들이 생산에 투입되는 내년엔 수익성이 하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막대한 비용의 고정비를 감당하기 위한 고육지책이 부메랑이 될 것이라는 것.

조선산업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대외적으로 수주 성적은 좋아보이나 문제는 양보다 질"이라며 "업황이 워낙 안좋다 보니 큰 손해만 없으면 일단 수주하자는 게 국내 조선사들의 방침이었다. 원자재, 인건비 등 고정비가 상승할 경우 손실 리스크는 더 커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선박 원자재로 쓰이는 후판 가격은 지난해 말 톤당 60만원 중반대에서 올해 10만원 가량 올랐다. 인건비 역시 대우조선 노조가 기본급 상승을 요구하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

연내 입찰을 기대했던 20억달러 규모인 로즈뱅크 프로젝트 역시 운용사 변경으로 사실상 내년을 기약하게 되면서 대우조선으로서는 올해 목표치 달성이 어렵게 됐다. 수주 감소는 구조조정에 직격탄이다. 대우조선은 자구계획안을 통해 올해까지 인력을 9000명 수준으로 줄이겠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직원은 9900명 정도로, 연말 추가 수주와 로즈뱅크 프로젝트를 지켜보며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2016~2017년 수주난 여파로 내년 실적이 올해 보다 감소하는 것은 맞다"면서도 "아직 수주잔량이 약 2년치 남아있는데다, 연내 수주를 기다리는 프로젝트들도 있어 향후 추이를 지켜보며 구조조정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조인영 기자 (ciy8100@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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