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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황이 북한을 방문하면…'평양의 봄' 기대감


입력 2018.10.17 04:00 수정 2018.10.17 06:06        로마 = 데일리안 이충재 기자

文대통령 교황 만나 김정은 '北초청'의사 전달

'방문 화답' 가능성 높아…변화의 바람 기폭제

文대통령 교황 만나 김정은 '北초청'의사 전달
'방문 화답' 가능성 높아…변화의 바람 기폭제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5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위해 오픈카를 타고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이 2014년 8월 15일 대전 월드컵 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 대축일 미사를 집전하기위해 오픈카를 타고 들어서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북(訪北)이 가시화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오는 18일 바티칸 교황청을 찾아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평양 초청장'을 전달할 예정이다.

교황의 방북 가능성은 열려 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3년 취임 이후 평창 동계올림픽,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등 한반도를 둘러싼 주요 전환점에서 평화를 기원하는 메시지를 내왔다. 현재 교황청 역시 긍정적인 시그널을 보내고 있다.

무엇보다 평화를 강조해온 교황이 세계 유일의 분단 지역이자 종교의 자유가 제한된 북한을 방문하는 것 자체가 역사적인 장면이 될 수 있다.

18일 文대통령 예방서 '방북여부' 언급할 듯

교황청은 17일 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참석한 가운데 바티칸 성베드로대성당에서 교황청 국무총리 격인 피에트로 파롤린 국무원장이 집전하는 '한반도 평화를 위한 특별미사'를 연다. 한반도를 향한 평화의 울림이 전해질 예정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다음날 프란치스코 교황을 예방하고, 김 위원장이 밝힌 교황의 북한 초청 의사를 전달한다. 이 자리에서 교황의 방북 여부에 대한 언급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00년 남북정상회담 때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제안으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당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 초청 의사를 밝혔으나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김정은 체제가 들어선 이후 최초로 북미정상회담이 개최되는 등 기류가 급변하면서 교황의 방북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다는 평가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6월 23일 오전 러시아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을 방문하고 있다.ⓒ청와대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가 6월 23일 오전 러시아 모스크바 구세주 그리스도 성당을 방문하고 있다.ⓒ청와대

'서구 종교계 상징'의 방문…개방의 '불가역적 단계'

이미 국제사회에선 교황의 방북에 따른 '평양의 봄'에 대한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 평화를 상징하는 교황이 북한의 땅을 밟는 파장은 전세계로 퍼질 것으로 예상된다. 북한 입장에서도 국제사회에 비핵화의 진정성은 물론 '정상국가'로 인정받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북한 주민들에겐 '문 대통령의 90도 인사' 보다 강렬한 메시지로 닿게 된다. 서구 종교계의 가장 상징적인 인사를 평양 광장에서 마주하는 것 자체가 그렇다.

김씨 일가 우상화로 굳어진 평양의 시선에선 엄청난 정치‧사회‧문화적 충격이 될 수 있다. 종교 자유의 싹을 틔우는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도 작용하고 있다. 종교가 가진 파급력을 감안하면 북한의 종교통제가 불능에 빠지는 불가역적 단계로 갈 수 있다.

'2014년 쿠바 방문'처럼...결정적 '외교변수'될 수도

교황의 평양행 가능성을 두고 '쿠바 방문'도 비교대상으로 거론된다. 앞서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4년 쿠바를 찾아 카스트로 체제의 변화를 이끌어내는데 역할을 했다. 당시 교황은 미국과 쿠바의 53년 적대관계 청산을 중재했다. 이듬해인 2015년 양국의 국교 정상화가 이뤄졌다.

그만큼 교황의 방북이 이뤄진다면 외교적 측면에서도 북미 관계 개선에 변수가 될 전망이다. 일각에선 북한과 바티칸 간의 수교 가능성도 거론하고 있다. 이래저래 2018년 역사책의 한 페이지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충재 기자 (cjle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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