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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조, 파업 가결…2월 위기상황 회귀?


입력 2018.10.16 16:09 수정 2018.10.16 16:37        박영국 기자

카젬 사장 "R&D 법인 설립은 중요한 도약…노사 한팀으로 협력해야"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공고문.ⓒ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쟁의행위 찬반투표 결과 공고문.ⓒ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

카젬 사장 "R&D 법인 설립은 중요한 도약…노사 한팀으로 협력해야"

한국지엠 노동조합(금속노조 한국지엠지부)이 파업을 가결하며 그동안 순조롭게 풀리는 듯 했던 한국지엠 사태에 다시 암운이 드리웠다.

한국지엠 노조는 15~16일 쟁의행위(파업) 찬반투표를 진행한 결과 전체 조합원 1만234명 중 78.2%에 해당하는 8007명이 찬성해 가결됐다고 밝혔다.

조합원의 50% 이상이 찬성한 만큼 한국지엠 노조는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조정중지 결정을 할 경우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 있다.

앞서 노조는 지난 12일 중노위에 쟁의조정신청을 했으며, 이에 대한 결과는 22일쯤 나올 예정이다.

이번 찬반투표는 한국지엠의 연구개발(R&D) 부문 법인분리 저지를 위한 쟁의권 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다. 회사측은 오는 19일 주주총회를 소집해 글로벌 제품 연구개발을 전담할 신설 법인 설립 절차를 밟을 예정이다.

2대주주인 산업은행이 주총 개최를 막기 위해 가처분 신청을 하고 주총 강행시 비토권을 행사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지만 한국지엠의 의도대로 법인분리가 통과될 경우 노조는 파업으로 실력행사에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

노조가 파업에 돌입할 경우 그동안 정부와 최대주주인 제너럴모터스(GM)의 지원에 힘입어 경영정상화에 안간힘을 쓰고 있는 한국지엠은 큰 타격을 입게 된다.

연말 성수기를 앞두고 생산 차질이 빚어져 판매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가중시켜 실적을 악화시킬 우려가 있다.

한국지엠은 지난 2월 군산공장 폐쇄 이후 한국 철수설이 불거지면서 판매량이 4개월간 반토막 난 전례가 있다. 이후 경영정상화 계획 발표와 신차 투입 등을 통해 겨우 진정시킨 불안감이 노조 파업으로 다시 되살아날 여지가 크다.

노조는 한국지엠의 연구개발부문 법인분리 추진이 GM의 한국 철수를 위한 포석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연구개발부문을 떼어 한국 철수시 지재권 문제없이 생산부문만 매각하기 위한 사전 절차라는 주장이다.

한국지엠 측은 법인분리는 한국 철수와는 무관하며, 법인분리가 무산될 경우 본사의 신차 배정계획 이행 등 경영정상화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하고 있다.

카허 카젬 한국지엠 사장은 전날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신설 연구개발법인, 가칭) 설립은 우리 조직을 더 강하게 만드는 중요한 도약인 동시에, GM의 글로벌 제품 개발 프로젝트를 확보하고 이를 효율적으로 실행함으로써 한국지엠의 위치를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설득에 나섰다.

그는 “최근 GM이 한국GM에 배정한 글로벌 콤팩트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프로그램은 한국지엠의 능력을 인정하는 자신감의 표시”라며 “이는 GM 코리아 테크니컬센터 주식회사 설립에 이어 한국지엠이 국내 생산 및 수출, 내수 판매에 더 집중하는 계기가 될 것이고 고품질의 차량과 파워트레인, 부품을 생산하는 경쟁력 있는 회사가 되도록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카젬 사장은 여전히 회사가 위기 상황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노조의 협조를 호소했다. 그는 “여러 이해관계자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운 대내외 경영 환경으로많은 도전 과제에 직면해있다”고 말했다.

이어 “쉐보레 브랜드에 대한 고객 신뢰를 회복하고 내수 판매를 회복하는 것이 최우선 과제”라며 “노사가 더욱 강하고 경쟁력 있는 회사를 만들기 위해 한 팀으로 협력해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박영국 기자 (24pyk@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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