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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채용 트렌드로 자리한 ‘블라인드 채용’


입력 2018.10.17 06:00 수정 2018.10.17 16:42        유수정 기자

SK그룹, 애경산업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중심으로 블라인드 채용 확산 추세

주요 기업의 블라인드 채용 유형.ⓒ한국경제연구원 주요 기업의 블라인드 채용 유형.ⓒ한국경제연구원

SK그룹, 애경산업 등 국내 주요 대기업 중심으로 블라인드 채용 확산 추세

영업직과 개발직 등 일부 직무에 한해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하던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한걸음 더 나아가 신입사원 채용 등에 전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에 따르면 SK그룹 일부 계열사와 현대백화점은 일부 신입사원 채용에 한해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도입했다.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 일부 계열사와 애경산업은 모든 신입사원을 블라인드 채용 중이다.

아울러 롯데백화점, CJ ENM, 두산중공업, KT, 종근당, 한샘 등은 일부 직무에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다.

국내 주요 대기업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하고 있는 셈이다.

작년 하반기부터 공공부문에서 전면 도입된 ‘블라인드 채용’은 직무와 관련 없는 출신지역, 학교, 가족관계, 신체조건, 사진 등 차별적 요소를 가리고 직무능력만을 보고 채용하는 방식이다. 민간부문의 경우 일부 기업들을 중심으로 상황에 맞게 활용하고 있다.

삼성전자·LG전자·KT·효성, 신입 채용전형에 일부 블라인드 적용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서류접수 단계에서 입사자원서에 사진, 가족관계, 신체사항 등의 불필요한 입력란을 없앴다.

KT는 참가신청 시 일체의 스펙을 요구하지 않는 ‘KT스타오디션’ 전형을 통해 인재를 선발하기도 한다. 이는 입사지원서만으로 표현하기 힘든 직무에 대한 역량과 경험들을 5분간 형식의 구애 없이 발표하는 방식이다.

다만 해당 전형에서 합격했을 경우에는 서류전형 합격 혜택만이 부여된다. 이후에는 신입공채 지원자들과 함께 인적성검사, 면접전형을 거쳐야 한다.

효성은 서류전형에서 학점, 외국어, 연령 등에 별도의 자격 제한을 두지 않는다. 집단토론은 블라인드 면접으로 진행하는데, 면접관은 지원자의 명찰을 보고 이름을 확인할 뿐 다른 정보를 알 수가 없다.

◆ SK그룹 일부 계열사·현대百, ‘일부 신입사원 블라인드 채용’

SK그룹의 계열사인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주) C&C 등과 현대백화점은 일부 신입사원을 서류, 면접단계에서 블라인드 전형으로 선발하되 인턴기간을 통해 지원자의 역량을 평가해 최종합격 여부를 결정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우선적으로 SK는 ‘바이킹 챌린지(Viking Challenge) 전형’을 통해 틀에 박힌 취업스펙에서 벗어나 지원자의 스토리와 역량만으로 인재를 선발한다.

이들은 자기분야에서의 넘치는 끼와 열정을 바탕으로 기득권을 포기하면서까지 새로운 도전을 즐기는 인재를 바이킹형 인재라고 부르는 만큼, 매년 상반기 ‘SK바이킹 챌린지’ 프로그램을 통해 선발된 인재에 인턴십과 평가를 거친 뒤 최종합격 여부를 판단한다.

현대백화점에는 ‘워너비 패셔니스타(Wannabe Passionista) 전형’이 있다.

지원자들은 500자 내의 자기 PR을 작성하고 최대 10MB의 관련 파일을 등록해 본인을 어필하면 된다. 이름, 학교명, 전공, 성적 등을 배제한 채 블라인드 인터뷰를 받는 것이 특징이다.

이후 4주간 실시되는 현장실습 인턴십 프로그램의 평가를 중심으로 심사를 받아 최종입사가 이뤄진다.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 일부 계열사·애경산업, ‘모든 신입사원 블라인드 채용’

동아쏘시오홀딩스와 자회사 동아제약, 동아ST 등은 정기공채 신입사원 모두를 블라인드 방식을 통해 ‘채용전환형 인턴’ 전형으로 뽑는다.

약 4개월간 근무하게 되는 인턴들의 직무능력과 근무성적 등을 평가해 역량이 뛰어난 이들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방식이다.

동아쏘시오홀딩스그룹은 앞으로 연구개발 등 전문직을 제외한 전 부문에 걸쳐 순차적으로 확대 운영할 계획이다.

애경산업은 올해 신입사원 선발에 블라인드 채용을 도입했다. 서류․면접 과정에서 최소한의 요건을 만족했다면 학교나 학점 등을 보지 않는 방식이다.

채용부문은 ▲경영지원 ▲구매/SCM ▲마케팅&온라인 ▲디자인 ▲영업 ▲연구 ▲생산 등이다. 합격자는 2개월간의 인턴활동을 거친 뒤 평가를 통해 신입사원으로 전환된다. 신입사원 채용 과정에는 인턴십 전형이 포함돼 있다.

한샘은 영업직 공채를 이름과 연락처 외에는 개인정보를 노출할 수 없는 ‘홈리더 전형’으로 진행한다. 사진은 홈리더 전형 포스터.ⓒ한샘 한샘은 영업직 공채를 이름과 연락처 외에는 개인정보를 노출할 수 없는 ‘홈리더 전형’으로 진행한다. 사진은 홈리더 전형 포스터.ⓒ한샘
롯데百·CJ ENM·KT·두산重·종근당·한샘 등 ‘직무별 블라인드 채용’

이와 함께 롯데백화점(MD), CJ ENM(콘서트기획), KT(소프트웨어 개발직), 두산중공업(기술직), 종근당·한샘(영업직) 등은 블라인드 채용 방식을 활용해 신입사원을 선발 중이다.

롯데의 경우 ‘SPEC태클 전형’을 통해 블라인드 채용을 진행한다. 이는 화려한 볼거리(Spectacle)‘라는 뜻과 ‘무분별한 스펙 쌓기에 태클을 건다(Spec-tackle)’라는 중의적 의미를 담은 것이 특징이다.

이들은 상‧하반기 2회에 걸쳐 시행되는 해당 전형을 통해 계열사별로 인력수요가 있는 직무에 대해 블라인드 전형으로 신입‧인턴사원을 뽑는다.

롯데백화점의 MD, 롯데마트의 식품MD, 롯데하이마트의 온라인MD, 롯데홈쇼핑의 PD, 롯데닷컴의 프로그래밍 등 직무에 따라 블라인드 전형으로 인재를 선발한다.

CJ에는 ‘리스펙트(Respect) 전형’이 있다. 이는 출신학교 및 학점, 영어점수 등 일명 ‘스펙’이라고 불리는 정보를 입사지원서에 일절 기재하지 않는 블라인드 채용제도를 말한다.

이들은 올해부터 CJ제일제당의 식품영업, CJ ENM의 콘서트기획, CJ CGV의 멀티플렉스 매니저, CJ대한통운의 계약물류 등 다양한 직무의 채용 방식으로 ‘리스펙트 전형’을 채택했다.

추광호 한국경제연구원 일자리전략실장은 “대기업들의 채용방식이 공개채용, 수시채용, 블라인드 채용, 정규직 전환형 인턴채용 등으로 다양해지면서 스펙을 보지 않는 전형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어 “취업준비생들은 불필요한 스펙을 쌓기 보다는 일하고 싶은 직무와 관련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홍보 서포터즈, 인턴십, 공모전 참가, 대학생기자 활동 등 구체적인 경험을 하는 것이 낫다”고 조언했다.

CJ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첫 도입된 ‘리스펙트 전형’을 CJ제일제당 식품영업, CJ ENM E&M부문 콘서트제작, CGV 멀티플렉스 매니저 등의 다양한 직무로 확대한다. 사진은 CJ 채용과정 소개 자료.ⓒCJ그룹 CJ그룹은 지난해 하반기 첫 도입된 ‘리스펙트 전형’을 CJ제일제당 식품영업, CJ ENM E&M부문 콘서트제작, CGV 멀티플렉스 매니저 등의 다양한 직무로 확대한다. 사진은 CJ 채용과정 소개 자료.ⓒCJ그룹
유수정 기자 (crystal@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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