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하라 최종범, 리벤지포르노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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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2월 10일 21:42:03
    구하라 최종범, 리벤지포르노가 아니다
    <하재근의 닭치고 tv> 내밀한 사생활 동영상 위협 자체가 중대한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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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10-11 08:06
    하재근 문화평론가
    ▲ ⓒ데일리안 DB

    구하라의 전 남자친구가 최종범이라는 자신의 이름을 드러내면서 적극적으로 해명에 나서고 있지만 공감을 얻지 못하는 상황이다.

    먼저, 사건의 본질이 폭행인데 동영상 협박 이슈로 변질되면서 피해자인 최종범 씨가 가해자 취급을 받는 게 문제라며 리벤지포르노를 언급하지 말아달라는 식으로 말했는데, 어떤 게 중요한 이슈인지를 최종범 씨 측에서 알아서 정하는 게 아니다. 이슈의 중요성, 논란의 본질은 공론장에서 따지는 것이고 일반적으로는 연인의 다툼보다 보복영상 사건을 더 중하게 본다.

    또, 최 씨의 변호인은 문제의 동영상이 몰래 찍은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유포하지 않았다는 점도 짚으며 리벤지포르노에 해당되지 않는다고 했다. 중요한 건 리벤지포르노라는 단어의 뜻이 아니다. 내밀한 사생활 동영상을 가지고 위협했다는 것 그 자체가 중대한 잘못이다. 자꾸 리벤지포르노의 적용 범위나 촬영 경위 등을 따지는 것은 문제를 호도한다는 인상을 준다.

    심지어 동영상 관련해서 최종범 씨가 피해자라고까지 주장했는데, 이것은 상당히 공감 받기 힘든 논리다. 그의 동영상 위협으로 구하라는 공포에 휩싸였을 것이고, 그 동영상 위협 때문에 구하라가 결국 연예인으로선 큰 타격인 동영상 논란의 주인공까지 됐는데 거꾸로 자신이 피해자라고 하는 것은 사람들에게 죄질이 안 좋다는 인상을 심어준다. 신뢰성도 하락한다.

    최씨의 변호인은 녹취에서 최씨가 “올려버리고 협박으로 들어가도 돼”라고 말한 것은 구하라의 동영상이 아닌 자신의 얼굴 상처에 대한 것이었다고 했다. 자기 얼굴 상처 사진을 올려버린다는 얘기다. 그런데 공개된 녹취를 들어보면 이 말이 나오기 전에 구하라의 지인이 “동영상 있는 거 언니한테 보냈다며?”라며 분명히 동영상을 언급한다. 그렇게 동영상 얘기가 오가는 맥락에서 “올려버리고 협박으로 들어가도 돼”라는 말이 나온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것이 동영상 관련 발언이 아니라는 변호인의 말에 신뢰성이 떨어진다.

    최근에 최종범 씨는 TV 인터뷰에까지 등장해 적극적으로 해명했다. 동영상을 보낸 것에 대해선 "굳이 둘의 관계를 다 정리하는 마당에 가지고 있을 필요도 없고 정리하는 개념으로 보낸 거다"라고 했는데, 이것은 “올려버리고 협박으로 들어가도 돼”라는 말과 배치돼 역시 신뢰성이 떨어진다.

    최종범 씨는 “디스패치에 제보할 거야. 나는 잃을 게 없어”라고 말했다는 것을 인정했다. 이런 말을 들은 입장에선 당연히 협박으로 느꼈을 것이다. 그날 밤에 그는 실제로 디스패치에 두 번이나 메일을 보내며 ‘실망시키지 않아요’라고까지 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구하라의 공포감은 상당했을 것이다.

    최씨는 인터뷰에서, ‘구하라가 지운 동영상을 어떻게 가지고 있었느냐’는 물음에 ‘휴대폰은 남이 볼 수도 있기 때문에 누가 못 보게 더 안전하다고 생각하는 공간인 내 SNS에 올렸다’고 했다. 그렇게 백업을 해놓은 바람에 구하라가 지웠는데도 영상이 남아있었다는 것이다.

    이 말도 이상하다. ‘휴대폰은 남이 볼 수도 있어서 누가 못 보게’ 안전한 SNS에 올렸다고 했는데, 이 말이 정말이라면 SNS에 올린 후 휴대폰 영상을 지웠어야 했다. 그는 구하라가 지울 때까지 영상을 지우지 않았다. 이건 그의 해명대로라면 ‘남이 봐도 상관없었다’는 뜻이 된다. 해명이 자살골이 되는 것이다.

    또, 정말 그렇게 악의적인 의도가 없었다면 구하라가 영상을 지운 후 자신이 백업해 둔 영상도 지웠어야 했다. 구하라에게 SNS 백업의 존재를 알리지 않은 것은 결과적으로 그녀를 기만한 것이 된다. 영상을 지운 줄로만 알고 있던 구하라 몰래 영상을 보관한 셈이 되는 것이다. 이런 식으로 해명이 나오니 최종범 씨에 대한 여론이 악화된다. 해명의 진정성을 의심 받는 상황이다.

    이 사건을 두고 리벤지포르노 적용 여부에 대해 말들이 오가는데, 그 영상은 리벤지포르노가 아니다. 이런 표현은 피해자가 마치 음란영상의 주인공이 된 것 같은 인상을 줘 2차 가해를 가한다. 보복영상이라든가 적당한 다른 대체어를 써야 한다.

    몰래 찍지도 않고, 유포하지도 않았다면 법적으로 큰 죄가 안 될 것이라는 말도 나온다. 몰래 찍었건 아니건 결과적으로 공포심을 유발했으면 잘못이다. 제 3자에게 유포 안 했더라도 상대에게 보내거나 영상의 존재를 암시해서 공포에 빠뜨리는 것도 잘못이다. 당사자가 원하지 않는 사생활 동영상을 남이 가지고 있는 것 자체도 잘못이다. 당사자가 지우길 원했는데 속이고 몰래 보존한 것도 잘못이다. 현행법이 이런 잘못을 중대범죄로 규정하지 않는다면 그건 법이 잘못된 것이다. 법이 질타 받을 일이다. 이런 법에 의거해 최 씨 측에서 영상 문제에 잘못이 없다고 주장한다면 공감 받기 어려울 것이다.

    글/하재근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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