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신입채용 전부터 '성차별 논란' 속앓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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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종편집시간 : 2018년 12월 12일 07:45:14
    시중은행 신입채용 전부터 '성차별 논란' 속앓이
    금감원, 세칙 개정…3분기 경영공시부터 신입 남녀성비 공개
    "IB 등 남녀 직무 쏠림·육아휴직 등 인력배치 한계" 하소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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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10-11 06:00
    이나영 기자(ny4030@dailian.co.kr)
    ▲ 올 하반기부터 경영공시에 신규 채용자 성비를 공개하게 되자 시중은행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지난 4월 A시중은행에 채용 성차별 철폐를 촉구하는 글이 적힌 메모들이 붙어있다.ⓒ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올 하반기부터 경영공시에 신규 채용자 성비를 공개하게 되자 시중은행들이 난색을 표하고 있다. 남녀별 직무 쏠림과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으로 성비 불균형을 해소하기에는 한계가 있어서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금융감독원은 은행업감독업무시행세칙 별책서식 제120호(경영공시 서식) 개정했다.

    이 같은 세칙개정은 지난 7월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여성 태스크포스(TF)가 발표한 ‘채용 성차별 해소 방안’에 따른 것이다. 앞서 금감원의 채용비리 검사에서 일부 은행들이 임의로 성비를 조정한 혐의가 드러나 거센 비판을 받기도 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에 최종합격한 주요 시중은행의 성비는 남직원과 여직원의 비율이 7대 3으로 나타났다. 올 상반기 채용에서도 합격자 남녀 비율이 7대 3 또는 6대 4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세칙개정을 통해 은행들은 올 3분기 경영공시부터 신규채용자 성비를 반영하고 임직원 수 및 임원 현황에 여성 현황을 구분 공시해야 해야 한다. 주요 은행들의 하반기 신입직원 채용 일정을 고려하면 오는 4분기 경영공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은행권에서는 성비 공시를 통해 성평등 채용을 유도하려는 세칙 개정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현실적인 이유 등으로 당장 성비 불균형이 해소되기에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하반기 경영공시를 통해 남녀 차별 논란이 재점화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우선 가장 큰 문제는 남녀별 직무 쏠림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여성 인력을 육성하는 추세가 확산되고 있지만 여전히 은행들은 수신 업무에 여성을, 여신 업무에는 남성을 배치하는 문화가 남아 있다. 특히 야근이 많은 부서나 기업금융 분야 등에는 남성 선호 의식이 뿌리 박혀 있다.

    또한 여직원들은 출산휴가, 육아휴직 등으로 한계가 있어 인력을 활용하기 쉽지 않다. 워킹맘의 경우에도 선호하는 부서가 있어도 아이들 때문에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은행 수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영업부서에는 주로 남성 직원들이, 텔러나 세심한 분석 능력이 필요로 하는 사회공헌, 자산관리(WM)·리스크 관리 분야에는 여성 직원이 선호한다”면서 “은행 특성상 남성들을 주로 배치하는 업무의 인력 수요가 많은 편이기 때문에 남녀 성비가 쉽게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하반기 경영공시를 통해 채용 성비가 공개될 경우 남녀 차별 논란이 다시 거세질 것으로 보여 난감하다”고 덧붙였다.[데일리안 = 이나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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