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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스타트 끊는 ‘신혼희망타운’…소득기준 문턱에 우는 흙수저


입력 2018.10.10 06:00 수정 2018.10.10 06:02        이정윤 기자

위례신도시 508가구‧평택 고덕신도시 891가구 분양 예정

소득별 다양한 공급비율로 정부 혜택 사각지대 축소 필요

수도권 신혼희망타운 공급 예정지 지도. ⓒ국토부 수도권 신혼희망타운 공급 예정지 지도. ⓒ국토부

#.결혼한 지 1년 차 신혼부부 A씨는 최근 내집마련에 대한 꿈을 접어야 하나 싶은 생각에 절망감이 크다. A씨는 어릴 적부터 부모 도움 하나 없이 명문대에 입학해 대기업에서 일하며 모은 돈으로 작년에 결혼을 했다. 남편도 마찬가지인 상황. A씨 부부의 월평균 소득은 700만원이 조금 넘는다. 그러다보니 신혼희망타운, 신혼부부 특별분양, 디딤돌대출 등 여러 가지 신혼부부 혜택에서 배제 된다. A씨는 “우리 부부가 월 700만원 조금 더 번다고 해도, 부모의 도움을 받기는커녕 부모를 도와줘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저런 세금까지 내고나면 저축하기에도 빠듯한 게 현실이다”라며 “우리보다 소득은 적더라도 부모의 금전적 지원이 가능한 주변 금수저들은 오히려 정부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하면 정부에 반감까지 생긴다”고 토로했다.

‘신혼희망타운’이 첫 분양을 앞두고 있는 가운데 소득기준 문턱에 걸려 정부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인 흙수저 신혼부부들의 불만이 높아지는 분위기다. 이에 다양한 소득별 적절한 공급비율을 배정해 신혼부부들에게 진정한 ‘희망’이 돼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시각이다.

10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신혼부부를 내집마련을 위한 ‘신혼희망타운’이 오는 12월부터 공급을 시작한다. 위례신도시(508가구)와 평택 고덕신도시(891가구)가 아파트 분양을 앞두고 있다.

신혼희망타운은 주변 시세보다 20~30%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되며, 초저금리의 ‘신혼희망타운 전용 모기지’가 최초로 적용된다. 이는 특별분양 가점이 부족하거나 목돈 마련을 못 해 내집마련이 어려운 신혼부부들에게는 반가운 기회다.

그러나 소득기준 문턱에 걸려 아예 기회조차 얻지 못 하는 계층에 있는 신혼부부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커지고 있다. 신혼희망타운에 입주할 수 있는 소득기준은 맞벌이의 경우 부부합산 월평균 650만원, 외벌이는 600만원이다. 또 순자산이 2억5060만원을 넘으면 안 된다.

그러자 신혼희망타운 입주 소득기준은 넘지만,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8억원을 웃도는 상황에서 정부 지원 없이 내집마련이 불가능한 흙수저 신혼부부들의 원성이 높아지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모든 계층에 있는 국민들에게 정책의 혜택을 주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며 “기준에 해당할 경우 초저리의 대출을 지원하는 등의 방법으로 최대한 지원을 하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위례신도시에 분양되는 신혼희망타운 전용 55㎡(예정 분양가 4억6000만원)를 20년 상환계획으로 분양가의 70%를 대출받을 경우 월 160만원, 30년 상환계획은 110만원을 내야하는 등 적지 않은 부담이 주어진다.

이 가운데 전문가들은 신혼희망타운이라는 이름처럼 실제로 신혼부부들에게 희망이 될 수 있는 주택공급이 이뤄지기 위해선 소득별 공급비율을 배정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조언한다.

소득이 낮은 가구에는 많은 가구 수를 공급하고, 소득이 높은 가구에는 얼마 되지 않은 가구라도 공급을 해야 역차별을 당하는 경우가 줄어든다는 것이다.

심교언 건국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일정한 소득기준으로 입주자격 커트라인을 잘라버리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소득이 높더라도 정부의 지원이 필요한 신혼부부들도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소득수준별 공급비율을 적절하게 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정윤 기자 (think_uni@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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