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삼성‧한국지엠 생존전략…가성비 VS 후속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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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삼성‧한국지엠 생존전략…가성비 VS 후속할인
    가격경쟁력 앞세워 판매회복 노려…부작용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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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등록 : 2018-10-08 06:00
    박영국 기자(24pyk@dailian.co.kr)
    ▲ 르노삼성자동차 SM6 프라임(왼쪽)과 한국지엠 이쿼녹스.ⓒ르노삼성자동차/한국지엠

    르노삼성자동차와 한국지엠이 급격히 떨어지는 판매량을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두 회사 모두 ‘가격’을 무기로 내세우고 있으나 방식에 있어서는 차이가 크다.

    8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의 올해 1~9월 누적 내수 판매실적은 6만2343대로 전년 동기 대비 17.1% 감소했다. 같은 기간 한국지엠은 6만6322대를 판매하며 35.3%의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올해 9개월간 1.4% 증가한 52만5824대, 기아자동차는 1.6% 증가한 39만4700대를 판매하며 메이저 2사의 점유율은 더 높아졌다. 성장률은 1%대에 머물렀지만 9월 추석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 영향이 있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10월 이후 누적판매 증가율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7만8072대를 판매한 쌍용자동차는 2.2%의 판매 감소를 기록했지만 같은 이유로 10월 이후에는 플러스 성장으로 돌아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결국 르노삼성과 한국지엠만 위기에 몰린 모양새다. 실적 반등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르노삼성, SM5‧SM3에 이어 SM6까지 '가성비' 라인업 추가

    르노삼성이 택한 전략은 ‘가성비’다. 2016년 9월 QM6 출시 이후 2년여간 국내 생산 신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는 르노삼성으로서는 기존 라인업을 활용해 판매를 최대한 끌어올릴 수 있는 전략이 절실하다. 트위지, 클리오, 마스터 등 지난해와 올해 내놓은 신차들은 모두 르노에서 수입해 판매하는 차종으로 물량 측면에서는 한계가 있다.

    르노삼성은 지난 4일 ‘SM6 프라임’이라는 모델을 출시했다. 기본트림 가격을 2268만원으로 책정해 기존 2000만원대 중반이었던 진입가격을 2000만원대 초반으로 낮췄다.

    사실 SM6 프라임은 엔진을 LPG엔진의 가솔린 버전으로 바꾸고 변속기도 고가의 DCT(듀얼클러치 변속기) 대신 기존 SM5에 사용하던 구형 CVT(무단변속기)를 사용해 제조원가를 낮춘 차종이다. 동력성능도 같은 배기량의 기존 SM6 2.0 가솔린 모델보다 떨어진다. SM6의 다운그레이드 모델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자동차를 선택하는 데 있어 동력성능을 크게 신경 쓰지 않는 소비자에게는 이 모델이 매력적으로 다가올 수 있다. SM6의 고급스러운 디자인이 충분한 경쟁력을 가진 가운데 가격 부담이 덜해진다면 고객을 더 끌어 모으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르노삼성이 가성비로 ‘구형차종 재활용’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지난해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일반적인 상황이라면 2016년 3월 SM6에 르노삼성의 중형 세단 라인업의 자리를 내주고 단종됐어야 할 노후 차종이었으나 근근이 수명을 연장하던 SM5는 단번에 하위 차급인 준중형 시장을 위협하는 ‘가성비 갑’ 차종으로 등극했다.

    르노삼성은 당시 연식변경 모델인 2018년형 SM5를 내놓으며 17인치 투톤 알로이 휠, 최고급 가죽시트, 앞좌석 파워 및 통풍시트, 전자식 룸미러(ECM)과 자동 요금징수 시스템(ETCS), 좌우 독립 풀오토 에어컨 등 185만원에 달하는 고급 사양을 기본으로 적용한 2195만원짜리 단일 트림으로 구성했다. 지금은 개소세 할인이 적용돼 2155만원에 팔리고 있다.

    준중형차 중간트림에 쓸 만한 옵션 몇 개 붙이면 200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상황에서 고급 사양이 기본 적용된 2000만원대 초반의 중형차를 보유하게 되며 르노삼성 영업사원들은 소비자들을 유혹할 좋은 무기 하나를 얻게 됐다.

    그 효과로 SM5의 올해 1~9월 누적 판매실적은 7390대로 전년 동기 대비 무려 85.1%나 증가했다. 현대‧기아차에 비해 라인업이 다양하지 못한 르노삼성으로서는 부활한 SM5가 최고의 효자 모델이다.

    SM5의 성공에 고무된 르노삼성은 지난 6월에는 ‘사골 모델’로 이름난 SM3에도 가성비 전략을 적용했다. 전 트림 가격을 75~115만원 낮추며 기본트림 가격을 경차 최상위 트림 수준인 1470만원까지 낮췄다. 고급 사양이 적용된 최상위 트림 가격도 2000만원 이하(1965만원)로 맞췄다.

    SM5만큼은 아니었지만 SM3의 가성비 전략도 어느 정도 효과는 있었다. 이전까지 200~300대 수준이었던 월 판매실적이 6월 500대를 넘어섰고, 9월까지 400대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2009년 이후 풀체인지 한번 없이 10년째 유지되고 있는 모델로서는 나쁘지 않은 성과다.

    이번 ‘SM6 프라임’ 출시도 이같은 가성비 전략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다만 SM6의 경우 출시된 지 2년여가 지난 비교적 신형 차종이고, 르노삼성이 ‘프리미엄’을 강조하며 주력으로 밀어온 차종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좀 더 공격적인 전략으로 평가된다. 그만큼 회사 사정이 절박함을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한국지엠, 지난달도 이달도 내달도(?) 파격할인

    한국지엠 역시 ‘가격’을 위기 극복의 아이템으로 잡았다. 하지만 르노삼성과는 전혀 방향이 다르다. ‘가격인하’가 아닌 ‘가격할인’을 통해 고객을 끌어 모으고 있다.

    가격 자체를 낮추는 게 아니라 기본 가격은 그대로 두고 월별 할인 프로모션을 통해 체감 가격을 낮추는 방식이다.

    한국지엠이 내놓은 10월 판매조건을 보면 최대 할인액이 520만원에 달한다. 대형 세단 임팔라에 적용되는 할인액이다. 주력 차종인 말리부도 최대 410만원, 기본가격이 1000만원대인 경차 스파크도 최대 160만원을 할인해준다. 지난 6월 출시된 따끈따끈한 신차 이쿼녹스도 250만원의 할인조건이 붙었다.

    물론 ‘6000대 한정’이라는 조건이 있지만, 한국지엠의 9월 판매실적이 7000대를 넘지 못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선착순은 의미가 없다.

    한국지엠은 지난 9월에도 4000대 한정으로 큰 폭의 할인판매를 진행한 바 있으며, 실영업일수 열흘 만인 14일 한정 물량이 모두 동났으나 월말까지 추가 판매물량에 대해서도 할인조건을 유지한 바 있다. 10월에는 그보다 할인폭이 더 커진 데다 영업일수도 더 길어 판매실적 회복에 크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프리미엄 이미지 훼손, 신뢰 하락 등 부작용 우려도

    르노삼성과 한국지엠의 이같은 전략은 당장 실적 상승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주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독이 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르노삼성의 경우 SM5, SM3와 같은 노후 모델은 문제가 없지만 스스로 ‘프리미엄 모델’로 칭한 SM6까지 ‘가성비’ 전략에 끼워 넣은 부분에 대해 우려가 크다.

    출시 이후 2년간 택시용 LPG 모델도 내놓지 않을 정도로 공을 들여 쌓아놓은 프리미엄 이미지가 저가 모델 출시로 한 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지엠은 정상가와 격차가 큰 할인판매가 소비자 신뢰를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400만원 넘게 할인 판매하던 말리부를 나중에 정상가격으로 내놓으면 누가 사겠느냐는 것이다. 향후 신차를 내놓더라도 소비자들이 ‘안 팔리면 할인하겠지’라는 인식을 갖게 돼 신차효과가 떨어질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특히 한국지엠은 그동안 신차를 출시할 때마다 가격정책에 실패했다는 지적을 받아왔던 만큼 ‘나중에 할인해 판매할 것이라면 애초에 가격을 낮춰 출시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소리도 들린다. 이를테면 이쿼녹스를 나중에 250만원 할인해 판매할 게 아니라 출시 당시 가격을 250만원 낮게 책정했더라면 시장의 외면을 받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자동차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 자동차 시장이 정체되며 업체들간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면서 “다들 생존을 위해 다양한 전략을 모색하고 있지만 눈앞의 실적보다는 장기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데일리안 = 박영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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