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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실비판' 사우디 언론인 피살…암살팀 ´작전´ 의혹"


입력 2018.10.07 11:46 수정 2018.10.07 11:46        스팟뉴스팀

WP 등 터키 당국자 인용보도 "피살된 뒤 공관 밖으로 옮겨져"

터키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총영사관에 들어간 뒤 실종됐던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이 영사관 안에서 피살된 것으로 보인다고 로이터 통신과 워싱턴포스트(WP) 등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로이터는 익명의 터키 당국자들을 인용해 실종된 사우디 저명 언론인 자말 카쇼기의 행방에 대해 이같이 밝혔다.

당국자가 "카쇼기가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는 것이 터키 경찰의 초기 평가"라면서 "살인은 사전에 계획됐으며 시신은 이후 총영사관 밖으로 옮겨졌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다만 당국자들은 이러한 결론에 도달한 구체적인 근거에 대해서는 밝히지는 않았다.

dpa 통신은 경찰로부터 범인들이 카쇼기를 살해 후 사체를 토막 냈다고 들었다는 카쇼기의 지인 발언을 인용 보도하며, 터키 당국이 7일 오후 구체적인 내용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WP는 또 복수의 터키 당국자를 인용해 사우디에서 15명의 ´암살팀(murder team)´이 온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이 같은 보도는 터키 검찰이 카쇼기 실종 사건에 대해 조사를 시작했다고 밝힌 이후 나왔다.

터키 경찰은 공무원을 포함한 사우디인 15명이 비행기 2대에 나눠 타고 이스탄불에 도착해 카쇼기가 영사관에 있던 날 영사관에 들어갔다가 이후 출국했다고 확인했으며, 이들의 신원을 파악 중이다.

앞서 카쇼기의 터키인 약혼녀 하티제는 그가 지난 2일 혼인신고에 필요한 서류를 받기 위해 사우디 총영사관에 간 이후 연락이 끊겼다고 밝혔다.

이후 카쇼기의 행방을 두고 터키 대통령실 대변인은 3일 그가 아직 사우디 총영사관 안에 있다고 밝힌 반면, 사우디 정부는 이미 총영사관을 벗어났다고 맞서면서 양국 간 외교 사안으로 비화한 상태다.

사우디 실세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역시 블룸버그 통신과의 인터뷰에서 카쇼기가 총영사관 도착 직후 그곳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살만 왕세자는 터키 측에 영사관 수색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사우디 측은 카쇼기 피살 보도가 나온 후에도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하며, 수사관을 포함한 사우디측 보안팀이 사건 조사에 참여하기 위해 이스탄불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사우디 총영사는 실제 피살설을 보도한 로이터 취재진에게 카쇼기가 영사관 내에 없다며 영사관 건물을 공개하기도 했다.

다만 총영사는 영사관 건물에 카메라가 있지만, 당시 장면이 녹화되지 않아 카쇼기의 출입 영상은 찾을 수 없다고 밝혔다.

WP는 카쇼기의 실종으로 살만 왕세자의 비판 세력 탄압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고 전했다.

살만 왕세자의 명령으로 사우디 당국이 그동안 국가안보라는 이름 아래 성직자, 기업가, 여권 운동가 등 수백 명을 구속했다는 것이다.

특히 카쇼기가 사우디 정권의 위험인물이 된 것은, 그가 사우디 일간 알와탄의 편집국장을 지내는 등 수십 년간 사우디 지배계급과 가까이 지낸 인물이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그는 또 사우디 정보기관 수장과 주미 사우디대사 등을 지낸 투르키 알 파이살 왕자의 고문으로 활동했으며, 아랍 위성방송의 정치대담 프로그램에도 출연해왔다.

하지만 지난해 들어 살만 왕세자의 비판세력 탄압을 가리켜 ´선택적으로 행사하는 정의´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등 정권을 비판해왔다.

카쇼기는 살만 왕세자가 왕세자 직을 넘겨받고 비판세력을 탄압하기 시작한 지난해 9월부터 미국에 머물러왔다.

또 워싱턴포스트 기고를 통해 사우디 주도의 예멘 공습과 실세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가 단행한 ´숙청´ 등 정권과 왕실의 강압을 직접 비판했다.

지난해 사우디를 포함한 걸프지역 국가들이 카타르에 제재를 가하자 터키가 카타르를 지지한다는 표시로 군대를 보내면서 이미 소원해진 사우디와 터키의 외교 관계가 이번 사건으로 더욱 멀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미국 국무부 관리는 미국이 추가적인 정보를 수집 중이라면서 "우리가 이러한 보도를 확인할 입장은 아니지만,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팟뉴스팀 기자 (spotnews@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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