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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쇄 찬' 손학규, '실권 움켜쥔' 오신환


입력 2018.10.05 03:00 수정 2018.10.05 11:52        이동우 기자

孫, 안심논란 부담, 탕평책 되레 지위약화

오신환, 당 구조조정·인사이동 진두 지휘

孫, 안심논란 부담, 탕평책 되레 지위약화
오신환, 당 구조조정·인사이동 진두 지휘

(왼쪽)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오른쪽) 오신환 바른미래당 사무총장.ⓒ데일리안 (왼쪽)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오른쪽) 오신환 바른미래당 사무총장.ⓒ데일리안

바른미래당의 실권이 손학규 대표 보다 오신환 사무총장쪽으로 쏠리는 모양새다. 취임 초부터 러닝메이트를 잃은 손 대표는 확실한 ‘자기사람’의 부재로 당내 주도권 장악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지적이다.

반면 오 의원은 당 사무총장직과 함께 조직강화특별위원회 위원장, 인사위원회 위원장, 전국시도당 위원장 대행까지 총 4개 직책을 겸하며 실질적인 당내 주요 현안을 관장하고 있다.

孫, 당내 약화되는 목소리

손 대표는 5일 현재 취임 한 달이 지났지만 여전히 당 지도부 구성을 완료하지 못하고 있다. 당 대표 권한으로 지명할 수 있는 최고위원 자리는 여전히 공석이다.

당초 러닝메이트로 지목된 신용현 의원은 전당대회에서 선출직 최고위원 자리를 놓쳤다. 2기 지도부에 대거 입성한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표면적으로 손 대표와 뜻을 함께하고 있지만 ‘자기사람’으로서 정치적 동반자와는 거리가 있다. 손 대표의 목소리가 자연스럽게 약화되는 이유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당과 결이 다른 독자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고, 4.27 판문점 국회 비준 동의 여부를 놓고 지상욱, 이언주 의원 등의 반발이 사그라지지 않으면서 손 대표의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취임 초반부터 체면을 구긴 그는 오는 8일 의원총회를 거쳐 비준 동의 문제를 협의할 계획이지만 당 내부에서는 부정적 시각이 여전히 강하다. 통합 이전부터 불협화음의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 정체성 문제가 단숨에 합의에 이를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게 당내 중론이다.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6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후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안철수 바른미래당 서울시장 후보가 지난 6월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6·13 지방선거 방송사 출구조사 결과에 대한 입장을 발표한 후 손학규 공동선대위원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류영주 기자

孫, 고립무원에서 탕평책 유지하는 이유

손 대표가 입지 약화에도 불구하고 자기사람을 곁에 둘 수 없는 이유는 그가 이른바 안심(安心. 안철수의 의중) 논란의 중심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앞서 국민의당 출신 박주원 전 최고위원은 전당대회 직전 “‘안심’이 손 후보로 정해져 있고 조직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주장해 파문이 시작됐다. 이어 이준석 최고위원은 국민의당 출신 일부 당원들을 당권파로 지목, 이른바 십상시 논란에 불을 지폈다.

취임 시작부터 팔·다리에 족쇄가 채워진 손 대표는 당내 화학적 결합을 선결 과제로 지목하며 우려 불식에 나섰지만 되레 독이 됐다. 그는 지도부 임명에서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출신의 정량적인 공평함을 강조하며 사무총장에 오신환, 수석대변인에 김삼화, 비서실장에 채이배 의원을 각각 지목하며 당권파를 철저하게 배제했지만 스스로 확실한 러닝메이트도 배제하는 꼴이 됐다.

결국 손 대표는 자기사람을 곁에 둘 경우 안심 논란과 당권파 의혹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바른정당 출신을 지명할 경우 자신의 입지 약화를 불러오는 상황에 처했다.

국민의당 출신 한 관계자는 데일리안과 인터뷰에서 “손 대표가 초반 이행자 전 대변인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하려 했지만 당권파 내부에서도 이를 놓고 내분이 일어나 좌절됐다”며 “현재 지명직 최고위원은 양당 인물이 아닌 외부인사 영입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고 말했다.

오신환 바른미래당 사무총장.ⓒ데일리안 오신환 바른미래당 사무총장.ⓒ데일리안

오신환, 당 구조조정·인사이동 진두지휘

반면 오 사무총장의 역할은 강화되고 있다. 바른미래당 당헌에 따라 그는 조강특위 위원장과 인사위원회 위원장을 겸하게 됐다. 더불어 6.13 지방선기 직후 공석이 된 전국 시도당 위원장직 대행까지 포함하면 그는 당내 4개의 보직을 맡고 있다.

오 사무총장은 인사위원장으로 바른미래당 당직자 구조조정 문제를 대부분 매듭짓고 현재 당직자 인사이동까지 단행했다. 그는 또 지난 2일 조강특위 위원장에 임명, 총선을 대비해 조직을 정비하고 전국 17개 시도당 위원장 물색에 나설 계획이다.

손 대표의 입지 약화와 맞물려 오 사무총장에게 요구되는 역할이 높아지자 일각에서는 사실상 그가 당내 실권을 잡고 있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온다.

당 관계자는 “손 대표는 앞서 오 의원과 채이배, 김삼화 의원을 임명하면서 자신을 중심으로 협업이 이뤄질 수 있는 구조를 생각했다”며 “하지만 손 대표가 판문점 비준 동의 문제 등 당내 갈등에 집중하면서 오 의원이 주요 당무를 도맡아 하는 모습으로 비춰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은 하지만 오 의원의 역할 강화를 인정하면서도 실권을 잡고 있다는 데는 선을 그었다. 김정화 대변인은 데일리안과 통화에서 “타 당에 비해 규모가 작다보니 한 사람이 2~3개의 역할을 맡게 되는 불가피한 상황에서 오 사무총장이 총장 이외의 역할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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