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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채권 그늘' 부산·경남銀 여신 건전성 악화일로


입력 2018.10.05 06:00 수정 2018.10.05 06:07        부광우 기자

지방은행 중 부산·경남은행만 고정이하여신비율 1% 웃돌아

1년 새 부실채권 2000억 불어…지역 주력산업 부진에 한숨

국내 지방은행 보유 여신 대비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비율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국내 지방은행 보유 여신 대비 고정이하여신(부실채권)비율 추이.ⓒ데일리안 부광우 기자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여신 건전성이 다른 지방은행들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년 새 2000억원 가까이 불어난 부실채권에 발목이 잡히며 상황은 더욱 악화되고 있다. 지역 주력 산업인 조선·중공업계에 드리워진 먹구름이 좀처럼 걷히지 않으면서 BNK금융그룹의 핵심인 부산·경남은행을 둘러싼 위기감은 계속되고 있다.

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기준 국내 6개 지방은행들의 평균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3%로 전년 동기(0.99%) 대비 0.06%포인트 하락한 것으로 집계됐다.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은행이 내준 전체 여신에서 3개월 이상 연체된 대출을 뜻하는 고정이하여신이 차지하는 비중을 가리키는 말이다. 즉, 이 비율이 높을수록 고객에게 빌려준 돈을 회수하는데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의미다.

은행별로 보면 부산은행과 경남은행만 고정이하여신비율이 1%를 넘기며 눈에 띄게 높은 편이었다. 그 만큼 다른 지방은행들에 비해 상대적으로 여신 건전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부산은행의 지난 6월 말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43%로 조사 대상 은행들 중 가장 높았다. 이는 1년 전(1.24%)에 비해 0.19%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지방은행 평균의 1.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이어 같은 기간 경남은행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90%에서 1.29%로 0.39% 오르면서 부산은행 다음으로 높았다.

다른 지방은행들의 고정이하여신비율은 ▲전북은행 0.84% ▲대구은행 0.70% ▲광주은행 0.65% ▲제주은행 0.64%로 모두 1% 이하에 머물렀다. 특히 1년 전과 비교하면 전북은행은 0.20%포인트, 대구은행은 0.35%포인트, 제주은행은 0.49%포인트 하락하는 등 대부분 지방은행들의 여신 건전성은 개선 흐름을 나타냈다. 광주은행만 고정이하여신비율이 다소(0.08%포인트) 오른 정도였다.

부산·경남은행의 대출 건전성이 이처럼 경쟁 지방은행들에 비해 낮은 것은 부실채권이 워낙 많아서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올해 6월 말 고정이하여신은 9623억원으로 지방은행 전체(1조4855억원)의 64.8%를 차지했다.

이는 지방은행들이 보유한 부실채권 중 3분의 2가까이가 부산·경남은행 두 곳에 집중돼 있다는 얘기다. 은행은 대출자산을 ▲정상 ▲요주의 ▲고정 ▲회수의문 ▲추정손실 등의 다섯 단계로 나누는데 이중 고정과 회수의문, 추정손실에 해당하는 고정이하여신을 통상 부실채권으로 분류하고 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여신 건전성이 더욱 악화된 것은 이 같은 부실채권 규모가 늘고 있어서다. 두 은행의 올해 상반기 말 고정이하여신은 전년 동기(7635억원) 대비 26.0%(1988억원)나 늘어난 액수다. 같은 기간 부산은행은 4992억원에서 5721억원으로, 경남은행은 2643억원에서 3092억원으로 각각 14.6%(729억원)와 47.7%(1259억원)씩 고정이하여신이 증가했다.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부실채권이 불어나는 배경에는 몇 년 째 계속되고 있는 조선과 철강 등 산업의 부진이 자리하고 있다. 부산·경남의 핵심 산업이 위축되면서 이 지역에 영업의 기반을 두고 있는 양 은행까지 그 충격파가 미친 영향이란 해석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조선업종 등을 중심으로 부실에 따른 구조조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면서 위기를 넘기긴 했지만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아직 갈 일이 먼 현실"이라며 "관련 기업들이 실적을 회복까지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이들을 상대로 많은 대출을 내준 은행들의 여신 건전성도 당장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부광우 기자 (boo073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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