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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마음' 한국당에 던진 황교안의 화두


입력 2018.10.04 02:00 수정 2018.10.03 21:57        정도원 기자

黃, 보수·우파 고질적 분열상에 화두 던졌나

물러나는 당협위원장들도 "국민의 마음" 언급

先'집토끼'·後'국민의 마음' 순차적 방법론도

물러나는 당협위원장들 "국민의 마음" 언급
文·민주당 하향세에도 한국당은 '박스권' 고민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진 뒤, 현장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지난달 7일 서울 양재동 매헌기념관에서 출판기념회를 가진 뒤, 현장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당권 도전을 고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던진 '국민의 마음'이라는 화두가 자유한국당 내에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최근 한국당 관계자들에 따르면, 비상대책위원회의 전국 253개 당협위원장 총사퇴 의결로 물러나는 당협위원장 중에 '국민의 마음'을 언급하는 사례가 눈에 띄고 있다.

강연재 전 서울 노원병 당협위원장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협을 받고 공천을 받아도 당선이 안 되면 소용이 없는데, 당선은 '국민의 마음'을 얻어야 가능한 일"이라며 "우리 당이 나라와 국민의 안위와 행복을 최우선의 과제로 삼아 나아가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국당 의원들이 모임 등 사석에서 "국민의 마음"을 언급하는 빈도도 늘어났다. 한 한국당 의원도 이날 출입기자들과의 오찬에서 "곧 전당대회를 치르겠지만 보수·우파 전체의 대표성을 갖고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당으로 거듭나지 못하면 소용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의 마음'을 되돌리는 것은 2020년 총선을 거쳐 2022년 대선에서 한국당이 정권을 탈환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과제다.

지방선거 참패 직후인 지난 6월 18~19일 14.3%로 바닥을 찍었던 한국당의 정당 지지율은 7월 23~24일 16.7%, 8월 15일 14.4%, 9월 10~11일 15.2%, 같은달 23일 17.7%로 횡보를 거듭하고 있다. 10~20% 사이의 '박스권'에서 좀체 벗어나지 못하는 채로 등락만 반복하는 모양새다.

같은 기간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과 더불어민주당 지지도가 하향세인데도 정작 한국당은 반등 조짐이 없다. 한국당 의원들이 사석에서 하는 말대로 "저쪽에서 물이 줄줄 새어나오는데 우리가 받아낼 '그릇'이 없는 상황"인 것이다. 인용된 여론조사는 데일리안이 알앤써치에 의뢰해 설문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민생경제 실정과 '보여주기' 이벤트식 남북관계 운용에 대한 실망 여론이 한국당에 대한 지지로 옮겨오지 않는 상황을 어떻게 타개할 것인지를 묻는 측면에서는 '국민의 마음'이라는 화두가 시의적절했다는 평이 나온다.

黃, 보수·우파 고질적 분열상에 화두 던졌나
先'집토끼'·後'국민의 마음' 순차적 방법론도


6·13 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지지율의 변화 추이. 문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향 추세인 와중에도 한국당 지지율은 박스권에서 등락만 거듭하고 있다.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명시된 날짜에 설문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데일리안 6·13 지방선거 이후 문재인 대통령, 더불어민주당, 자유한국당 지지율의 변화 추이. 문대통령과 민주당 지지율이 하향 추세인 와중에도 한국당 지지율은 박스권에서 등락만 거듭하고 있다. 데일리안의 의뢰로 알앤써치가 명시된 날짜에 설문했으며,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데일리안

지난달 20일 황교안 전 총리와 한국당 의원들 간의 회동 당시 "국민의 마음"이라는 발언이 나오게 된 맥락은 어땠을까.

복수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이날 회동 도중 한 의원이 김황식 전 총리와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 등을 언급하며 "합의추대를 바라면 정치를 해서는 안 된다"고 쓴소리를 했다고 한다.

그러자 황 전 총리는 "결단이 선다면 상처를 입더라도 전당대회에 나갈 수 있고, 나간다면 승리할 자신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경선 과정에서 돌이킬 수 없는 상처가 난다면 정권교체가 오히려 더 멀어지는 것 아니냐"며 "지금은 '국민의 마음'을 얻도록 노력하는 게 먼저"라고 덧붙였다.

해석이 분분할 수 있지만, 전당대회에 특정 세력의 대표주자로 뛰어드는 '그림'이 돼서는 당대표로 선출되더라도 보수·우파 전체를 대표하는 게 아니라 한국당 내의 특정 계파만을 대표하는 모양새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읽힌다.

이렇게 되면 보수가 분열된 상황이 지속하는 것이므로 총선은 물론 대선에서의 정권교체도 어렵지 않겠느냐는 판단으로 보인다. '국민의 마음'이라는 화두는 이러한 고민 속에서 나온 것으로 관측된다.

한편으로 먼저 이른바 '집토끼'의 지지세를 복원한 뒤 '국민의 마음'을 되돌리는 순차적 로드맵을 제시하는 의견도 나온다.

석동현 전 부산 해운대갑 당협위원장은 "내후년 총선 전까지 정부나 민주당이 아무리 점수를 까먹더라도, 민주당 지지자들이나 중도층 중의 한국당 혐오자들이 한국당 지지로 돌아서기를 바라는 것은 언감생심 같다"며 "현실적은 목표는 한국당에 실망한 '집토끼', 과거의 보수 지지층만이라도 더 이상 마음이 떠나가지 않게 불들어두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정도원 기자 (united97@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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