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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전선언 '흥정물' 아니라는 北…'빅딜' 신경전 가열


입력 2018.10.02 14:20 수정 2018.10.02 14:23        박진여 기자

"美 바라지 않으면 연연하지 않겠다" 샅바싸움 지속

北, 불신 원인 '대북제재' 지목…"상응조치 취해야"

北 비핵화 플러스알파 vs 美 종전·제재완화 '빅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북한 대집단체조와 '빛나는 조국' 공연을 관람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북한 대집단체조와 '빛나는 조국' 공연을 관람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美 바라지 않으면 연연하지 않겠다" 샅바싸움 지속
北, 불신 원인 '대북제재' 지목…"상응조치 취해야"
北 비핵화 플러스알파 vs 美 종전·제재완화 '빅딜'


북한이 종전선언을 비핵화 조치와 맞바꿀 '흥정물'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미국이 요구하는 '선 비핵화 후 보상' 원칙을 비판했다. 그동안 북한의 추가 비핵화 조치를 견인할 '상응조치'로 종전선언이 거론돼왔으나 북한이 이를 겨냥해 공세에 나서며 신경전이 가열되는 모습이다.

조선중앙통신은 2일 '종전은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미국이 종전을 바라지 않는다면 우리도 구태여 이에 련련하지 않을 것"이라며 "종전은 결코 누가 누구에게 주는 선사품이 아니며 우리의 비핵화 조치와 바꾸어먹을 수 있는 흥정물은 더더욱 아니다"고 말했다.

통신은 이어 "미국이 종전선언에 응해주는 대가로 북조선으로부터 핵계획신고·검증은 물론 녕변핵시설페기나 미싸일시설페기 등을 받아내야 한다는 황당무계하기 짝이 없는 궤변들이 나오고있다"고 비판했다. 종전선언이 영변 핵시설 폐기 등 추가 비핵화 조치의 대가가 될 수 없다는 주장이다.

북한은 여기에 미국과 불신의 원인으로 '대북제재'를 지목하고 나섰다. 통신은 "우리가 조미 수뇌회담 공동성명의 이행을 위하여 실질적이고도 중대한 조치들을 계속 취하고 있는 반면에 미국은 구태의연하게 대조선 제재 압박 강화를 염불처럼 외우면서 제재로 그 누구를 굴복시켜보려 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앞서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달 미국 뉴욕에서 열린 유엔총회에서 '제재'를 다섯 차례에 걸쳐 언급하며 "제재가 우리의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핵)시험들이 중지된 지 언 1년이 되는 오늘까지 '제재결의'들은 해제되거나 완화되기는커녕 토 하나 변한 것이 없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두고 "시간 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두고 "시간 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북한이 대북제재 문제를 비핵화 조치와 연결시키면서 추가 비핵화 조치를 견인할 미국의 상응조치로 종전선언과 제재 완화를 함께 요구하고 있는 모습으로 풀이된다.

북미가 아직까지 비핵화 협상에 대한 구체적인 행동을 보이지 않으면서 지리한 신경전이 계속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두고 "시간 게임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북미가 상대방의 선조치를 요구하면서 비핵화에 대한 '통큰 합의'나 즉각적인 결단은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

비핵화 과정이 오래 지속될수록 돌이킬 수 없는 핵폐기, 즉 완전한 비핵화가 아닌 미래핵을 유보하는 사실상 핵동결 수준에 그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제 시선은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4차 평양 담판에 쏠린다. 폼페이오 장관이 평양에서 북한의 핵 신고 등 추가 비핵화 조치와 미국의 종전선언, 제재 완화 등을 교환하는 '비핵화 빅딜'을 조율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박진여 기자 (parkjinyeo@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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