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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김정은·시진핑 '사랑의 삼각관계'…북미대화 어디로?


입력 2018.10.01 13:55 수정 2018.10.01 13:56        이배운 기자

김정은 4차 방중론 ‘솔솔’…“사랑에 빠진” 트럼프, 배신감 표출하나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CNN, 신화통신 (왼쪽부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CNN, 신화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중간선거 지원 유세에서 "나는 김정은과 사랑에 빠졌다"고 말하면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향후 외교행보에 관심이 집중된다.

김 위원장은 올해 한미와 중요한 대화를 앞두고 중국에 방문하는 패턴을 보였다. 그러나 미중 갈등이 고조된 상황에서 4차 북중정상회담을 단행할 경우 자칫 북미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김 위원장은 지난 3월 해외 첫 순방 일정으로 중국 베이징에 방문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다음달 있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과의 1차 회동과 1차 남북정상회담을 앞두고 일종의 '작전회의'를 가졌다는 관측이 잇따랐다.

또 김 위원장은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을 한 달 앞둔 시점에서 중국 다롄에 방문해 또다시 시 주석과 회동했다. 양국 정상이 40여일 만에 두 차례 정상회담을 가진 것은 이례적으로, 김 위원장이 든든한 '뒷백'을 과시해 몸값 부풀리기에 나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같은 분석을 뒷받침 하듯 북측은 2차 북중정상회담을 가진 후 성명을 통해 "우리를 구석으로 몰고 일방적인 핵포기만을 강요하면 다가오는 북미수뇌회담을 재고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초강경한 태도를 보였다. 이는 분개한 트럼프 대통령이 일시적으로 북미정상회담 취소를 선언하는 계기가 됐다.

1차 북미정상회담을 마친 김 위원장은 그로부터 일주일 후 또다시 중국 베이징에 방문해 시 주석과 3차 정상회담을 가졌다.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후속 핵협상을 벌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중국의 영향력을 부각시켰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서 3차 북중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왼쪽)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월 중국 베이징에서 3차 북중 정상회담을 진행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트럼프 대통령은 패권다툼을 벌이고 있는 중국이 북미대화를 의도적으로 방해하면서 미국을 견제한다는 이른바 '시진핑 배후론'을 주장하고 있다. 중국이 북한에 물밑 영향력을 행사해 핵협상 성사를 어렵게 만들고 이에 미국은 중국에 협조를 부탁하는 상황에 처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5월 김 위원장의 2차 방북이 이뤄진 직후 "김정은의 태도가 돌변한 것은 시진핑과 연관이 있어 보인다"며 노골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냈고, 이후로도 수차례 중국을 겨냥한 발언을 내놨다.

최근 무역전쟁으로 미중 간 갈등이 최고조에 달한 상태에서 김 위원장이 4차 방중을 단행할 경우 즉흥적인 성향의 트럼프 대통령은 배신감을 표출하며 지금의 북미대화 기조를 뒤집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북미대화가 더 이상 자신의 지지율 상승에 도움이 안 된다고 판단할 경우 군사적 옵션을 포함한 초강경 카드를 꺼내들어 새로운 돌파구 마련에 나설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우려다.

일각에서는 북중 정상도 이같은 분위기를 고려해 당분간 직접대면은 자제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는다. 시 주석은 올해 북한 정권수립 기념일(9.9절)을 계기로 평양에 방문해 북중 친선관계를 과시하는 것이 외교적으로 자연스러운 수순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눈치를 살펴 이를 보류했다는 관측이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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