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軍 "열심히 홍보 한다"는데...전투기 축하비행에 서울시민 '깜놀'


입력 2018.09.29 02:00 수정 2018.09.30 13:06        이배운 기자

軍 "모든 수단 동원해 사전예고 노력…긴급재난문자 도입 내부검토"

블랙이글스 국군의날 기념 에어쇼…10월 1일 저녁 용산 상공 비행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지난달 속초 전국해양스포츠제전에서 축하비행을 선보이고 있다. ⓒ공군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지난달 속초 전국해양스포츠제전에서 축하비행을 선보이고 있다. ⓒ공군

도심에서 전투기 축하비행이 진행될 때마다 시민들이 불안에 떠는 사태가 반복되고 있다.

군 당국은 사전에 전투기 비행 및 소음 발생을 예고하지만 이를 모든 시민들에게 알리는 데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는 지난 27일·28일 오후 6시께 서울 용산 상공에서 국군의 날 기념 에어쇼 연습 비행을 실시했다.

전투기 소음에 놀란 시민들은 포털사이트 댓글 및 SNS에 “북한이랑 전쟁이라도 난 줄 알았다”, “갑작스러운 굉음에 당황했다”며 잇따라 불안감을 표출했다. 또 “정부가 미리 비행을 예고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쇄도했고, 포털 실시간 검색어 1위를 ‘전투기’가 차지하기도 했다.

지난 4월에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다. 블랙이글스는 서울 국회의사당에서 개최되는 ‘평화의함성’ 축하공연을 위해 여의도 상공에서 연습 비행을 실시했다. 소음에 놀란 시민들에 119·112 상황실은 문의전화가 빗발쳤고, 행사 책임자를 처벌하라는 청와대 국민청원도 올라왔다.

이에 공군 관계자는 “비행이 있을 때마다 언론보도 요청, 지자체 협조, SNS 홍보 등 가능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사전예고 하고 시민들이 놀라지 않게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며 “부득이 발생하는 소음으로 불편을 겪는 시민 분들께 죄송스럽다”고 입장을 밝혔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국회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국회 상공을 비행하고 있다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에어쇼 특성상 전투기는 낮은 고도에서 비행해야 한다. 서울의 밀집된 인구가 일제히 천둥소리 수준의(100데시벨) 굉음에 노출되는 만큼 사전 예고를 듣지 못해 놀라는 시민들의 수 또한 상당할 수밖에 없다.

공군 관계자는 “비행을 분명하게 예고할 수 있도록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자는 의견이 내부 검토중에 있다”며 “다만 긴급재난문자의 본래 취지와 다르고 행정안전부와 협의도 이뤄져야 하는 만큼 실제 도입 여부는 알 수 없다”고 덧붙였다.

일각에서는 소음 불편 및 안전 문제를 고려해 도시 상공에서의 전투기 곡예비행을 금지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에어쇼는 최고난이도의 곡예비행을 선보여야 하는 만큼 전 세계적으로 사고사례가 많다. 인구·시설이 밀집한 서울에서 사고가 발생할 경우 대형 참사를 면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한편 블랙이글스는 내달 1일 국군의 날을 기념해 오후 6시20분부터 20여분 간 서울 용산 상공에서 에어쇼를 선보인다.

전투기 비행경로 및 주변 환경에 따라 소음 정도는 차이가 있을 수 있지만 용산구와 인접한 영등포구·동작구·서초구·마포구·중구·성동구·서대문구·종로구 등지에서 큰 소음이 들릴 것으로 예상된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배운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