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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편의 영화…김은숙 매직 '미스터 션샤인' 종영


입력 2018.10.01 08:10 수정 2018.10.01 08:58        부수정 기자

이병헌·김태리 호흡 돋보였다는 평가

초반 부진에도 시청률 탄력 받으며 인기

tvN '미스터 션샤인'이 30일 종영했다.ⓒtvN tvN '미스터 션샤인'이 30일 종영했다.ⓒtvN

이병헌·김태리 호흡 돋보였다는 평가
초반 부진에도 시청률 탄력 받으며 인기


주말을 손꼽아 기다리게 했던 tvN 토일극 '미스터 션샤인'이 30일 막을 내렸다.

마지막회에서는 조국을 위해 두려움 없이 앞으로 나아간 유진 초이(이병헌), 구동매(유연석), 김희성(변요한)의 안타까운 죽음과 독립된 조국을 염원하며 조선의 미래를 훈련시키는 고애신(김태리)의 희망찬 모습이 담겼다.

의병대에 고종이 하사한 태극기를 전해주며 의병의 길을 선택한 유진은 애신과 함께 평양으로 가는 기차에 올라탔다. 애신과 의병들이 기차에서 붙잡힐 위기에 처하자 유진은 일본 남작을 인질로 삼아 기차에 있던 일본군들을 마지막 칸으로 몰아갔다.

자신의 바로 뒤에 서 있는 애신을 향해 유진은 "이건 나의 히스토리이자 나의 러브스토리요. 당신의 승리를 빌며"라고 말한 후 마지막 칸이 연결된 이음새를 총으로 쐈고 끝내 이방인으로 조선을 위해 죽음을 맞이했다.

2년 후 애신은 의병들의 흔적이 남아있는 태극기가 휘날리는 만주에서 젊은 의병들을 교육했다. 유진의 반지를 낀 채 애신은 "우리 모두는 불꽃이었고, 모두가 뜨겁게 피고 졌다. 잘가요 동지들. 독립된 조국에서 씨유 어게인"이라며 불꽃 같은 노을을 바라보는 모습으로 감동을 선사했다.

마지막회는 케이블, 위성, IPTV를 통합한 유료플랫폼 가구 시청률 기준, 평균 18.1%, 최고 20.0%로 지상파 포함 전채널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했다. tvN 채널 타깃인 남녀 2049 시청률도 평균 11.5%, 최고 13.1%로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며 지상파 포함 전채널 동시간대 1위를 기록, 유종의 미를 거뒀다.

tvN '미스터 션샤인'이 30일 종영했다.ⓒtvN tvN '미스터 션샤인'이 30일 종영했다.ⓒtvN

우리는 기억해야 할 이야기

'미스터 션사인'은 1900년대를 배경으로, 역사에는 기록되지 않았으나 우리가 꼭 기억해야 할 의병들의 이야기를 그렸다. '태양의 후예', '도깨비'로 연타석 대박을 터뜨린 김은숙 작가와 이응복 PD가 만난 작품으로 방송 전부터 화제가 됐다.

450억원에 육박하는 제작비가 든 것으로 알려진 점도 관심 요인이었다. 그간 말랑말랑한 멜로만 선보였던 김 작가가 사극을 어떻게 표현할지가 가장 큰 관심사였다. 결과는 성공 이상이었다.

김 작가는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걸었던 이름 없는 의병들의 발자취를 담아내면서 시청자의 공감을 이끌어냈다. 아울러 그동안 잊힌 구한말 1900년대 조선의 의병들에 관한 운명과 삶을 폭발적인 서사 속에 담아내면서도 특유의 마력이 녹여진 '김은숙체' 대사들로 깊은 여운과 감동을 전했다.

또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의 우리들이 잊고 있었던, 기억하지 못했던 불꽃처럼 뜨거운 조국애와 독립에 대한 열망, 소중한 내 나라에 대한 의미를 아로새기게 해주는 '울림의 메시지'를 전했다. TV 드라마 이상의 가치를 전달한 셈이다.

tvN '미스터 션샤인'이 30일 종영했다.ⓒtvN tvN '미스터 션샤인'이 30일 종영했다.ⓒtvN

김은숙표 로맨스, 사극서도 통해

사실 '김은숙' 하면 떠올리는 건 오글거리는 로맨스다. 다소 유치하지만, 이상하게 끌리는 로맨스를 김 작가는 만들어냈다. 그러던 김 작가는 '도깨비'를 통해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줬다. 멜로에만 특화됐다는 김 작가는 '도깨비'에서 '생과 죽음'이라는 삶의 근원을 짚어내면서 대중의 공감을 얻었다.

이후 사극으로 돌아온 그는 '미스터 션샤인'에서도 특유의 멜로를 더하는 동시에 우리가 잊고 있었던 의병들을 조명했다. 김 작가는 1900년대 격변하는 조선을 지나는 인물들의 처절하면서도 안타까운 운명을 생생한 삶과 꼼꼼한 서사로 일궈냈다.

초반엔 전개가 느리다는 비판과 역사 왜곡 논란에 휩싸였지만 김 작가는 흔들리지 않았다. 시청률은 바로 반응했다. 주인공들의 안타까운 사랑과 운명이 얽히고설키면서 15%를 돌파했다.

김 작가의 필력은 중반 이후부터 반짝반짝 빛났다. 시대물에서 피어난 사랑을 현대극보다 더 애틋하고, 비장하게 만드는 어려운 일을, 그는 해냈다. 시청자들이 유진과 애신을 애틋한 마음으로 바라본 것도 김 작가 덕이다.

김 작가와 콤비인 이 PD의 연출력도 칭찬할 만하다. 아름다우면서도 한 편의 영화를 보는 듯한 영상미는 감탄을 자아냈다. 드라마가 아니라 영화라는 평이 줄을 이었다.

tvN '미스터 션샤인'이 30일 종영했다.ⓒtvN tvN '미스터 션샤인'이 30일 종영했다.ⓒtvN

빛나는 캐릭터 조합

시청자들의 눈이 높아질 대로 높아진 상황에서 스타 캐스팅만 내세운 작품은 통하지 않는다. 이야기가 재밌어야 시청자의 선택을 받는다. '미스터 션샤인'이는 이야기와 캐릭터의 조화가 잘 맞물린 작품이다.

유진 초이(이병헌)·고애신(김태리)·김희성(변요한)·구동매(유연석)·쿠도 히나(김민정) 등 주요 인물들이 뚜렷한 색깔로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표현했다.

이병헌은 애신을 만나 감정 변화를 겪는 유진 초이를 완벽하게 연기했다. 눈빛과 목소리 하나만으로 절절한 마음이 전달되는 유일한 배우다. 이전보다 더 깊어진 눈빛, 특유의 절제된 연기엔 엄지가 올라간다.

드라마 첫 데뷔를 한 김태리는 고애신을 당당하고 당차면서 단아한 여인으로 그려냈다. 불의를 보면 할마을 하고 참지 않는 걸크러시다. 거기다 예쁘기까지. 이 매력적인 캐릭터는 김태리를 만나 훨훨 날아올랐다.

변요한은 능글맞지만 한 여인을 향한 순애보를 지닌 김희성을 능수능란하게 연기했다. 유연석은 겉은 거칠지만 목숨을 내놓고서라도 한 여인을 지키고야 마는 남자의 순정을 보여줬다.

김사랑 대신에 투입된 김민정도 이 드라마의 큰 수확이다. 김민정은 걸크러시의 표본이었다. 그는 좀처럼 속내를 드러내지 않는 쿠도 히나에 생생한 숨결을 불어넣었다. 그가 선보인 펜싱 액션은 드라마 방영 때마다 화제였다.

이들 외에 장승구(최무성), 이완익(김의성), 모리 타카시(김남희), 함안댁(이정은) 등 모든 캐릭터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게 극에 스며들었다.

사극에도 성공한 김 작가의 차기작은 무엇일까. 또 다른 가능성을 보여준 그가 선보일 차기작이 벌써 기대된다.

부수정 기자 (sjboo71@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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