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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김정은, 뗄 수 없는 '속임수' 꼬리표


입력 2018.09.28 14:07 수정 2018.09.28 14:37        이배운 기자

문정인 “北 위험분산 시도할듯…양측 불신 해소 못하면 파국”

美본토 핵타격 능력, 핵무기 은닉 기술 확보…美불신 증폭시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북한 대집단체조와 '빛나는 조국' 공연을 관람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북한 대집단체조와 '빛나는 조국' 공연을 관람한 뒤 박수를 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속임수를 쓰면 미국이 강력하게 보복할 텐데 그것을 어떻게 감당하겠냐”라며 비핵화 진정성을 호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북미 간 불신이 뿌리 깊은 상황에서 향후 비핵화 합의 진전이 이뤄지더라도 ‘속임수’를 둘러싼 마찰은 끊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은 지난 7일 국회에서 개최된 초청강연회에서 미국을 불신하는 북한이 비핵화 과정에서 ‘위험분산(hedging)’ 전략을 시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언급된 ‘위험분산’ 전략은 단계적 조치 주장, 시간 끌기, 일부 핵무기 은닉 등을 의미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비핵화가 진행되는 도중에 미국이 보상제공을 철회하는 등 악재가 터져도 이에 대처할 수 있는 카드를 조금씩 남긴다는 것이다.

현재 한미 정부는 북한에 우호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자발적인 비핵화 조치를 유도하고 있다. 그러나 한미 정권 교체가 이뤄지면 대북 기조가 역전돼 북한에 강경한 조치를 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문 특보는 이어 미국은 북한의 위험분산 전략을 ‘속임수(cheating)’로 볼 것이라고 지적했다. 북한이 카드를 남기려 하는 행위를 기만전술로 인식하고 대화를 전격 중단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북미간 신뢰가 형성되지 않으면 양측의 ‘위험분산’과 ‘속임수’의 간격을 해결할 수 없다”며 “북미는 매번 사소한 부분에서 싸움이 붙고 결국은 파국을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도널드 트럼프 미국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데일리안

“미국의 보복을 어떻게 감당하겠냐”는 김 위원장의 발언과 달리, 실제로는 북한이 보복에 대항할 능력을 갖춘 점도 미국이 불신을 거두지 못하는 이유다.

북한은 다수의 핵탄두를 보유 중이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완성을 목전에 둔 것으로 평가된다. 미국 본토의 도시를 인질 삼아 군사적 타격을 방지하는 이른바 ‘최소억제’가 가능한 것이다.

북한의 ICBM이 미국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지는 증명되지 않았다. 그러나 북한은 지난해 ‘국가핵무력 완성'을 선언했고 과거부터 꾸준히 미국 타격 의사를 표명함으로써 최소억제와 비슷한 효과를 내는 '신뢰적 최소억제'가 가능한 것으로 분석된다.

북한이 마음만 먹으면 핵무기를 은닉할 수 있다는 점도 미국의 불신을 증폭시킨다. 정보당국은 북한의 핵탄두 중량이 500kg 이하로 충분한 소형화가 이뤄졌으며, 이를 장기 보관하는 기술도 보유한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북한은 국토의 80%가 산악지대로 핵무기를 은닉할 공간이 많고 과거부터 감시용 인공위성을 피하는 노하우를 축적했다. 사회가 폐쇄돼있고 철저한 통제가 이뤄진다는 점도 핵 관련 물질 및 정보를 숨기는데 유리하게 작용한다.

한 외교·안보 분야 전문가는 “북한의 핵 보유 수준에 대해 신뢰할만한 데이터가 거의 없다”며 “약간의 데이터가 있어도 전체 보유량을 추측할 수 있지만 그조차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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