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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회담 '美중간선거 전이냐 후냐'…고민하는 트럼프


입력 2018.09.27 10:54 수정 2018.09.27 11:02        이배운 기자

‘세기의 핵협상’ 지지율 상승효과 미루나…성과도출 단정 어려운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CNN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CNN

트럼프 행정부가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놓고 고민에 빠진 모양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26일(현지시간) 미 CBS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시기를 묻는 질문에 "10월에 열릴 수도 있지만 그 후가 될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며 확답을 피했다.

그동안 외교가는 오는 11월 6일 미국중간선거 이전에 2차 북미회담 개최가 유력하다고 봤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에 대한 부정적인 여론이 거센 상황에서 ‘세기의 핵협상’ 개최는 분위기를 전환하고 지지율을 반등 시키는 기회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지난해 말 37%까지 떨어졌다가 6월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후 45%까지 상승한 바 있다.

회담 개최일시를 미루면서까지 '컨벤션효과(정치 이벤트 직후 지지율 상승 현상)'를 포기하는 것은 정상회담을 준비하기에 현실적으로 일정이 촉박하고, 자칫 설익은 회담 개최가 오히려 역풍이 될 수도 있다는 셈법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핵무력이 매우 고도화된 나라로 평가된다. 과거 우크라이나·리비아 등 성공적인 비핵화 사례와 달리 북한과는 매우 치밀하고 세부적인 협상을 벌여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이는 실무 차원의 논의를 장기화 시키는 요인이 된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한 듯 폼페이오 장관은 “(2차 북미회담을)준비하는 데 일정한 시간이 걸린다”며 “우리는 두 정상이 성공적인 결과를 낼 수 있도록 올바른 여건을 확실하게 만들기를 원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왼쪽)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싱가포르에서 회동하고 있다. ⓒ조선중앙통신

싱가포르 북미회담 실패론이 팽배한 상황에서 서둘러 2차 북미회담을 추진하는 것은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졸속합의를 벌이는 것 아니냐는 역풍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의 상호 신뢰를 강조해 왔지만 의회와 국내 여론의 시선은 곱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로 2차 북미회담에서 핵리스트 제출 및 사찰·검증 수용 합의 등을 도출하지 못할 경우, 북미대화 비판 여론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공화당은 이를 수습할 틈도 없이 직격타를 맞을 수 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문재인 대통령을 통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비공식적인 비핵화 메시지를 전달받았지만 만족할만한 비핵화 성과 도출 가능성을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판단한 분위기다.

청와대는 지난 25일(현지시각) 개최된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브리핑 하면서 두 정상이 종전선언 문제를 논의했다는데 방점을 뒀지만 백악관은 ‘최종적이고 완전하게 검증된 북한의 비핵화’를 재확인했다고 강조하면서 미묘한 온도차를 보였다. 북한에 보상 제공을 확약하는 것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전문가들은 이번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이 대패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 탄핵이 추진되고, 현 북미대화 분위기가 급격히 얼어붙을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하고 있다.

팀 셔록 미국 탐사보도 전문기자는 “현재 워싱턴 내에는 북미대화를 반대하는 세력이 굉장히 크다”며 “민주당이 상원에서 다수를 차지하면 대북정책이 강경하게 전환될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해리 카지아니스 미국 국가이익센터 국방연구국장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북미는 전쟁이 임박한 상태였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중간선거에서 패배하고 탄핵이 이뤄지면 어떤 상황이 닥칠지 모른다"고 우려를 내비쳤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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