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페이스북
X
카카오톡
주소복사

'4번타자' 이호성, 왜 살인마 됐나…여전히 남아 있는 '?'


입력 2018.09.23 15:23 수정 2018.09.23 15:23        이한철 기자

'미스터리 심리 파일' 통해 사건 재조명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의 살인사건이 10년 만에 다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KBS 방송 캡처. 전직 프로야구 선수 이호성의 살인사건이 10년 만에 다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KBS 방송 캡처.

해태 타이거즈를 대표하는 강타자 이호성은 왜 살인마로 전락했을까.

10년 전 용의자의 죽음으로 일단락된 사건이지만, 아직도 정확한 범행 동기는 밝혀지지 않았다. 지난 20일 방송된 KBS '속보이는 TV인사이드'에서는 '이호성 네 모녀 살인사건'을 재조명해 누리꾼들의 관심이 쏟아졌다.

2008년 2월 18일, 서울에서 함께 살고 있던 어머니 김 씨와 세 딸이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남자친구와 가족 여행을 간다던 김씨가 2주가 넘도록 연락이 되지 않고 세 딸도 학교에 등교하지 않았다.

이를 심상치 않게 여긴 김 씨의 친오빠는 결국 3월 3일, 경찰에 실종신고를 접수했다. 그런데 사건을 수사하던 경찰이 CCTV를 살펴보던 중, 네 모녀가 사라진 것으로 추정되는 당일 밤 김 씨의 집에서 커다란 가방을 손수레에 실어 수차례 바깥으로 옮기는 남성의 모습을 포착했다.

네 모녀의 실종과 관련된 유력 용의자로 지목된 CCTV 속 남성은 놀랍게도 한때 명문 프로야구팀에서 4번 타자로 이름을 알렸던 이호성이었다.

그는 공개수배가 내려진 지 채 하루도 지나지 않아 한강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모든 정황이 그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있지만 그의 범행 동기만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은 채 사건이 마무리됐다.

이호성은 어쩌다 화려한 야구 스타에서 김씨와 어린 세딸을 잔혹하게 살해한 살인자가 된 걸까.

당시 경찰은 피해자 김 씨의 계좌에서 모두 현금으로 인출된 1억 7000만 원을 이호성이 대부분 사용한 것으로 보고 그의 범행 동기가 '금전 문제' 때문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하지만 이호성이 야구선수를 은퇴한 이후 사업 실패와 사기 등으로 자금 압박에 시달리면서 빚진 돈은 약 270억 원이었다. 수백억 원의 빚을 당장에 해결할 수 있을 정도의 큰 금액도 아닌 돈 때문에 김 씨의 어린 세 딸까지 잔인하게 죽였겠느냐는 의문을 제기하는 이들이 많았다.

이에 대해 배상훈 범죄 심리 전문가는 "이호성이라는 사람은 어렸을 때부터 캡틴이지 않았느냐. 쉽게 말하면 해태 주장을 아무나 하지 않는다. 체면을 중시하는 사람이다. 이런 사람이 작은 돈을 탐하고 있는 본인을 못 견뎠을 것 같다. 그것 때문에 극단적인, 폭발적인 분노 형태로 (살인을 저지른 것 같다)"라고 분석했다.

반면 치정 문제가 살인의 동기가 됐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실제로 당시 이호성은 일산의 한 경륜장에서 김 씨의 돈 1억 7000만 원 중 4000만 원을 또 다른 내연녀 차 씨에게 전달된 정황이 드러났다. 차 씨는 이호성이 투신하기 전 31시간을 함께 보낸 인물이기도 하다. 이에 차 씨 때문에 이호성이 네 모녀를 살해한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염건령 범죄 심리 전문가는"만약에 차 씨라는 존재를 김 씨가 알았다면 그걸로 인해 극단적인 갈등이 발생할 수도 있었다"고 추정했다.

이에 대해 배상훈 범죄 심리 전문가는 "그건 추론일 뿐"이라며 "(차 씨와) 둘이 만나고 하는 감정적인 것이 살해 동기가 되긴 어렵다"고 반박했다.

한편, 공범 여부도 여전히 논란거리다. 이호성이 김 씨의 큰 딸을 제외한 세 모녀를 불과 6분 만에 살해한 점과 김 씨의 돈 1억7000만 원 중 7000만 원의 행방이 밝혀지지 않은 점이 이 같은 추측을 가능케 했다.

그럼에도 경찰이 이호성의 단독 범행으로 결론을 내렸다. 이에 대해 염건령 범죄 심리 전문가는 "시신 발견 현장에서 다른 사람이 발견되지 않은 점, 김 씨 소유 차량에서 타인의 지문이 나오지 않은 점, 통신 내역이나 관련 내용 수사 과정에서 용의점이 있는 사람이 나타나지 않은 점 등이 단독범행으로 결론 내린 이유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한철 기자 (qurk@dailian.co.kr)
기사 모아 보기 >
0
0
이한철 기자가 쓴 기사 더보기

댓글 0

0 / 15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0 개의 댓글 전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