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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순환출자 완전 해소...속도내는 JY '투명경영'


입력 2018.09.23 09:00 수정 2018.09.23 10:06        이홍석 기자

투명경영 의지 재확인...지배구조 개편도 속도내나

남은 생명·화재 전자 지분 매각도 해법 모색할 듯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에서 깃발이 바람에 흔들이고 있다.ⓒ데일리안 서울 서초동 삼성서초사옥에서 깃발이 바람에 흔들이고 있다.ⓒ데일리안
투명경영 의지 재확인...지배구조 개편도 속도내나
남은 생명·화재 전자 지분 매각도 해법 모색할 듯


국내 재계 1위 삼성의 순환출자 고리가 모두 해소되면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투명경영이 속도를 내고 있다.

향후 보험업법 개정안과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 등의 이슈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투명경영 의지를 재확인한 만큼 지배구조 개편에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23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이 지난 20일 삼성화재와 삼성전기가 보유한 삼성물산 지분을 전량 매각하기로 결정하면서 그룹 내 순환출자 고리가 모두 해소되면서 향후 보험업법 개정에 따라 이뤄질 것으로 보이는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보유 지분 처리만 남긴 상태다.

순환출자는 동일 그룹 내에서 각 계열사들간 상호 출자를 통해 계열사들이 자본을 늘려나가는 출자 구조를 말한다. 오너가 적은 지분으로도 전체 계열사를 지배할 수 있는 구조를 형성할 수 있어 그동안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에서 재계에 요구하는 대표적인 개선 사항이었다.

현 정부는 재벌개혁 차원에서 순환출자 해소와 금산분리 등 지배구조 개편을 기치로 국내 대기업들에게 자발적 대책을 내놓을 것을 요구해 왔다. 이와함께 공정위는 지난 2월 말 삼성에 삼성SDI가 보유한 삼성물산 주식 전량을 처분하라는 결정으로 압박하기도 했다.

이번에 삼성전기와 삼성화재는 각각 6425억원(2.61%)과 3285억원(1.38%) 규모의 삼성물산 주식을 처분했다. 이로써 지난 4월 삼성SDI가 보유중이던 삼성물산 지분 전부를 매각하면서 총 7개의 순환출자 고리 중 3개를 끊어낸데 이어 이번 조치로 나머지 4개도 끊어지게 됐다.

재계는 이번 조치로 삼성이 시장의 예상보다 빠르게 순환출자 고리를 모두 해소하면서 지난 2월 경영에 복귀한 이재용 부회장의 강한 투명경영 의지가 다시 한 번 확인된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이 지난 4월 삼성SDI의 삼성물산 지분 매각 당시 남아 있는 나머지 순환출자 고리도 모두 해소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힌 만큼 이번 삼성화재와 삼성전기의 지분 매각은 예고된 수순이었지만 그 시기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는 것이다.

특히 3개사의 지분 매각이 모두 블록딜(시간외대량매매) 방식으로 이뤄진 것을 두고 이 부회장의 투명한 지배구조 확립에 대한 의지가 투영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그룹의 실질적인 지주회사인 삼성물산 주식을 시장에 내놓으면 총수의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음에도 이를 강행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그동안 시장에서는 삼성물산이 자사주 형태로 매각 지분을 매입하거나 이 부회장이 직접 인수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돼 왔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데일리안DB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데일리안DB
재계에서는 이러한 이 부회장의 의지에 따라 삼성의 향후 지배구조 개편도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보고 있다. 순환출자 구조가 모두 해소된 삼성은 이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처리 문제가 남아 있다. 양사는 지난 6월 말 기준 각각 삼성전자 지분 7.92%와 1.38%를 보유하고 있다.

현재 정부는 금산분리 원칙을 내세우며 연내 삼성생명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매각 계획을 내놓을 것을 압박하고 있고 국회에도 이를 강제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이 계류 중이다.

보험업법 개정안은 보험회사 지분 가치를 기존 ‘취득원가’에서 ‘시장가치’로 바꾸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보험업은 시가 평가를 기준으로 하는 은행과 증권사 등 다른 업종과 달리 취득원가를 적용해 왔다.

이는 보험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 산정 기준이 현행 취득원가에서 공정가액(시가)으로 변경해야 하는 것을 의미하며 법이 개정되면 삼성생명이 과거 취득한 삼성전자 지분들도 시장 가치로 전환된다.

현행 보험업법에 따르면 보험사는 비금융 계열사 지분(산업자본)을 총 자산의 3% 이상 보유하지 못하도록 규정돼 있어 양사는 이 비율 이상되는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해야 하는데 그 규모는 15조원이 넘을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그동안 이들 보험사 보유지분을 매각하면 삼성전자에 대한 지배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현재 오너 일가와 특수관계인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19.78%로 양 보험사가 지분을 이번과 같은 블록딜 방식으로 매각하면 지분율은 10.48%로 낮아진다.

하지만 재계에서는 삼성과 이 부회장이 투명 경영에 대한 의지가 강한 만큼 이번과 마찬가지로 해법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한 관계자는 “순환출자 고리 해소도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속도로 해법을 제시한 만큼 향후 지배구조 개편에도 이같은 흐름은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홍석 기자 (redstone@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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