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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학규의 과제-상] '화학적 결합' 강박 벗어나기


입력 2018.09.24 00:00 수정 2018.09.24 07:12        이동우 기자

화학적 결합 강조가 되레 당내 물리적 평등으로 변질

지명직 최고위원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 마찰 최소화

화학적 결합 강조가 되레 당내 물리적 평등으로 변질
지명직 최고위원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 마찰 최소화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2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야기 하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는 취임 직후 선결 과제로 당의 화학적 결합을 강조했다. 당은 6.13 지방선거의 패배 요인을 정체성이 다른 양당의 무리한 통합에서 찾았기 때문이다.

손 대표는 취임 수락연설에서 “우리 안의 분열, 우리 안의 진보·보수, 우리 안의 영·호남, 계파 등 모든 이분법을 뛰어넘어 통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강조하며 당이 직면한 가장 시급한 문제로 판단했다.

그는 우선 양당 통합의 주역인 안철수, 유승민 전 대표의 그림자 지우기에 돌입했다. 더 이상 새 지도부에서 두 전 대표로부터 비롯된 계파 갈등의 불씨를 남겨두지 않기 위해서다.

지도부 구성에 대해 출신 정당과 출신 지역을 감안한 고른 안배도 약속했다. 양당의 보이지 않는 파워게임에 휩쓸리지 않는 탕평의 의지라는 평가다.

이러한 의지는 실제 오신환 의원을 당 사무총장에 지명하는 동시에 수석대변인에 김삼화, 비서실장에 채이배 의원 등을 기용하며 안심(安心. 안철수 전 대표의 의중) 논란과 거리를 두는 결과로 나타났다.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미소를 짓고 있다.(자료사진) ⓒ데일리안 박항구 기자

문제는 이러한 ‘화학적 결합’의 해법이 자칫 양당의 물리적 평등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다.

그는 취임 한 달여 시간이 지난 현재까지 지명직 최고위원 선정에 고심하고 있다. 급기야 외부인사 영입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는 실정이다. 당내에서는 선출직 최고위원 모두가 바른정당 출신으로 구성된 것이 되레 셈법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지적이다.

그가 바른정당 출신을 지명할 경우 정치적 입지 약화를 불러오는 반면 국민의당 출신을 선정할 경우 바른정당 출신 지도부에 대응하기 위한 지명이라는 정치적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취임 직후 불거진 남북정상회담 판문점 선언 비준 동의안에 대한 당내 불협화음이 손 대표에게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그가 당 차원의 비준 동의안 찬성에서 한 발 물러나 선(先) 결의안 채택으로 돌아선 것과 방북 초정 제안 거절이 당내 화학적 결합을 위한 선택이라는 평가다.

정치권 관계자는 “손 대표가 당의 화합을 위해 인사와 정체성 문제에서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는 것으로 보인다”며 “그가 화학적 결합을 강조한 나머지 자칫 당 대표로서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동우 기자 (dwlee99@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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