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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서울 방문예정…'보수사회 분노' 정점 찍나


입력 2018.09.23 03:00 수정 2018.09.23 02:39        이배운 기자

김영철 방남 당시 반대시위 잇따라…“김정은 방남은 무게감 다를것”

“北 비핵화 의지 여전히 불확실…반대시위 참여 불가피”

과거사 사죄·최고존엄 모독 등 갈등폭발 요인 산적

김영철 방남 당시 반대시위 잇따라…“김정은 방남은 무게감 다를것”
“北 비핵화 의지 여전히 불확실…반대시위 참여 불가피”
과거사 사죄·최고존엄 모독 등 갈등폭발 요인 산적


지난 2014년 KT광화문 사옥 앞에서 보수단체회원들이 북한의 독재정권을 규탄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형물에 불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지난 2014년 KT광화문 사옥 앞에서 보수단체회원들이 북한의 독재정권을 규탄하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모형물에 불을 붙이는 퍼포먼스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연내 서울에 방문하기로 합의하면서 보수 시민단체의 반발 움직임이 커지는 등 ‘남남갈등’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난 19일 남북정상이 발표한 ‘평양공동선언’은 6조에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문재인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가까운 시일 내로 서울을 방문하기로 했다”고 명시했다.

지난 2월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이 평창동계올림픽 폐막식 참석차 방한하기로 하자 정계와 보수단체들은 천안함 폭침 사건 책임자의 방북을 허용할 수 없다며 강하게 반발한 바 있다.

대다수의 야당 지도부들은 평창올림픽 폐회식에 불참했고,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김영철 부위원장의 방한을 몸으로 막기 위해 파주 통일대교에서 연좌농성을 벌였다. 다수의 보수단체들은 전국 곳곳에서 김 부위원장의 부장의 방한을 규탄하는 집회를 벌였다.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반대집회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보수시민단체 회원들이 지난 20일 오후 서울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마련된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반대집회를 벌이고 있다. ⓒ데일리안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방한이 예고되자 보수단체들은 벌써부터 칼날을 가는 모양새다. 김 위원장의 방남은 결코 성사돼서는 안 되며, 성사될 경우 반대시위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오상종 자유대한호국단 대표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실하지도 않은 상황에서 방남이 추진되는 것은 단지 평화분위기를 고조시키려는 ‘쇼’에 불과하다”며 “김정은의 방남은 김영철 때와 무게가 다르다. 더 강하게 목소리를 표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명학 자유통일문화연대 상임대표는 “북한이 명확한 비핵화 조치를 취하면 기꺼이 방남을 수용할 의사가 있지만 지금은 그럴만한 성의가 보이지 않는다”며 “예정된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아무런 비핵화 진전 없이 방남이 추진된다면 반대시위에 참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한호국단, 진실교육연구회 등 보수단체는 지난 19일 남북정상회담 프레스센터가 운영되는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앞에서 평양공동선언을 반대하고 북한 주민들의 인권 신장을 촉구하는 집회를 개최했다.

한 집회 참석자는 “김정은은 한반도 분단의 원흉인 김일성의 손자이자 수천만 북한 주민들을 억압하는 최악의 독재자”라며 “김정은을 규탄하는 국민들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멋대로 서울 방문을 합의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전훈 애국문화협회 대표는 “이번 회담은 어떠한 실익도 없고 북한의 핵무기에 대한 포기도 확실하게 선언 받지 못했다”며 “퍼주기 식으로 국민의 혈세를 낭비하고 대한민국 국격을 떨어뜨린 문재인은 규탄 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지난 1월 서울역 광장에서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당원들이 '기자회견 평양올림픽? 평창올림픽 반대 기자회견'에서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불태우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 1월 서울역 광장에서 조원진 대한애국당 대표와 당원들이 '기자회견 평양올림픽? 평창올림픽 반대 기자회견'에서 한반도기와 인공기를 불태우고 있다. ⓒ연합뉴스

김 위원장의 방북이 성사될 경우 과거사 문제도 또다시 촉발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김 위원장 집권 후 연평도 포격, 천안함 폭침, DMZ 목함지뢰 매설 등 도발을 단행했다. 북측의 공식 사과 없이 방남이 이뤄지는 것은 정부가 이들 도발행위에 대한 책임을 묵인하는 것이라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최고존엄 모독’ 문제를 둘러싸고 남북 간 갈등이 오히려 심화될 수도 있다 북한 사회는 최고 지도자의 모습이 담긴 사진·그림 등을 훼손 하거나 그들을 우스꽝스럽게 표현하는 행위에 처벌을 가할 만큼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실제로 북측은 지난 1월말 평창동계올림픽 참가 논의가 오가는 당시 일부 보수단체가 인공기와 김 위원장의 사진에 불을 붙이는 등 반북시위를 벌이자 남북합의 무산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우리 정부에 사죄 및 재발방지를 촉구했다.

이같은 사태를 우려한 듯 북한 수뇌부는 김 위원장의 방남을 만류한 것으로 전해진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지난 19일 평양 고려호텔 프레스센터에서 브리핑을 통해 “통일전선부 주요 인사에 따르면 김 위원장의 서울방문에 주변에서 전부다 반대를 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문정인 특보는 이어 “서울 방문은 김정은 위원장의 독자적인 결정이었고 (측근들도)그것을 막지 못했다”며 “김 위원장은 상당히 어려운 결정을 했고, 문 대통령이 그것을 독려한 것은 의미 있다”고 덧붙였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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