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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문정인 '일체론' 재확인…정세인식 99%일치


입력 2018.09.22 03:00 수정 2018.09.22 06:50        이배운 기자

남북정상회담 평가·전망·입장 등 상당부분 유사해

문정인, 여론 떠보기 및 완충 역할…“정부 방향 예고하는 비밀병기”

문재인 대통령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 남북정상회담이 마무리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과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의 정세인식이 상당부분 일치하는 모양새다.

문정인 특보가 정부의 외교·통일부분 의사결정 과정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발휘한다는 주장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특별 수행단으로 방북한 문 특보는 지난 19일 평양 고려호텔 프레스센터에서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했다.

문 특보는 당초 기대를 모았던 ‘핵 리스트 제출’ 합의가 이뤄지지 않은 것에 대해 “그것은 엄격한 의미에서 미국과 북한의 문제, 협상의 문제다”며 “그걸 우리 정부가 나서서 정상 선언에 담기는 부적절하다”고 말했다.

지난 20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진행한 문 대통령도 비슷한 질문을 받자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안 및 상호조치 부분들은 기본적으로 북미 간에 논의될 내용이다”며 문 특보와 동일한 입장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보고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후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에 마련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서울프레스센터에서 대국민 보고를 마친 뒤 퇴장하고 있다. ⓒ데일리안 홍금표 기자

평양공동선언을 통해 ‘미래핵’에 대한 완전한 폐기를 보장 받았고, ‘현재핵’ 폐기는 미국의 종전선언에 달렸다는 입장도 동일하다.

문 특보는 “북한은 핵의 기본이 되는 시설을 영구 폐기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고 검증까지 언급했다”며 “다만 이것은 ‘새로운 관계를 시작하고 항구적 평화체제를 유지한다’는 조건이 달렸다 이 조건엔 종전선언도 포함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이번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발사대 폐기에 이어 영변핵시설을 영구히 폐기한다면 미래핵 능력을 폐기하는 것”이라며 “이미 만들어져있는 핵무기 폐기 등 진척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미국이 북한에 대한 적대관계를 종식하고 체제를 보장하는 상응조치들을 단계적으로 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문 특보는 19일 “분명히 평양공동선언문에 담지 못한 김 위원장의 메시지가 있을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내주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그것을 직접 전달할 것이고, 상당히 빠른 시간 내에 폼페이오 국무장관의 방북이 이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은 20일 “김 위원장과 논의한 내용 가운데 합의문에 담지 않은 내용도 있다. 내주 방미해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상세한 내용을 전해줄 계획이다”며 “북미간 서로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역할을 충실히 함으로써 북미대화를 촉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지난 19일 평양 고려호텔 프레스센터에서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정인 대통령 외교안보특별보좌관이 지난 19일 평양 고려호텔 프레스센터에서 평양공동선언에 대한 브리핑을 진행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남북 정상의 대화 자체에 방점을 둔 평가도 비슷하다. 문 특보는 “이번 회담 동안 두 정상이 거의 4시간 넘게 얘기하는데, 상당 부분이 핵문제에 관한 것이라고 들었다”며 “그동안 남북정상회담에서 핵 문제가 그렇게 큰 비중을 차지한 것은 상당히 드문 일이다. 소기의 목적을 달성했다”고 평가했다.

또 문 대통령은 “3일 동안 김 위원장과 긴 시간 많은 대화를 허심탄회하게 나눌 수 있었던 것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며 “비핵화와 북미대화에 대해서도 많은 대화를 나눴다. 첫날 회담도 비핵화를 논의하는데 대부분의 시간을 사용했다”고 말했다.

문 특보는 이외에도 과거에 주장했던 대북 정책 뱡항이 현실화 되거나 한미연합훈련 연기·중단, 회담 개최일시 등 과감한 예측도 적중시킨 경우가 많다. 이에 역사적인 예언가 ‘노스트라다무스’와 ‘문정인’ 이름을 합성한 ‘문스트라다무스’라는 별명으로도 불린다.

일각에서는 문 특보가 문 대통령의 외교 구상을 대변하는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문 대통령이 자신이 구상하는 대북 정책을 간접적으로 흘려보내 여론의 반응을 떠보거나 충격을 사전에 분산시킨다는 것이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지난달 22일 문 특보에 대해 북미대화 교착상황을 해소하기 위한 우리 정부의 ‘비밀병기’라고 평가하면서 “문 특보의 발언들은 한국 정부의 방향을 예고하려는 의도가 담겨있다”고 분석했다.

이배운 기자 (lbw@daili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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